국제

'가격 담합'에 '물량 선점'까지…G7, 중국 희토류 독점 깨부술까

 주요 7개국(G7)이 전 세계 첨단 산업의 혈맥을 쥐고 있는 중국의 희토류 통제에 맞서 공동 대응 전선을 구축한다. 오는 31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에너지 장관회의를 기점으로, G7은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광물 생산 동맹' 협정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협력을 넘어, 중국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수출을 통제하거나 가격을 조작하는 등 시장 교란 행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서방 선진국들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다. 사실상 첨단 산업의 패권을 둘러싼 '자원 전쟁'에서 G7이 중국을 상대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이번 동맹의 핵심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공동 구매 및 가격 안정화 장치에 있다. G7 국가들은 특정 광산에서 생산되는 핵심 광물 물량의 일정 부분을 고정된 가격에 미리 사들이는 '오프테이크(사전구매)' 계약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는 중국의 의도적인 공급 조절에 따른 급격한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고, 생산 기업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여 탈중국 공급망의 기반을 다지는 효과를 낳는다. 여기에 핵심 광물의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가격 하한선' 설정과, 비상 상황에 대비한 '공동 비축 계약'까지 논의되고 있어 다각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계획은 지난 6월 G7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공급망 보호 계획을 한층 더 구체화하고 실행력을 담보하는 조치다.

 


G7이 이처럼 강력한 공동 행동에 나선 배경에는 중국의 압도적인 희토류 시장 지배력이 자리 잡고 있다. 전투기,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산업과 국방 기술의 필수 소재인 희토류는 중국이 전 세계 매장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 문제와 높은 기술 장벽 때문에 가공 및 정제 분야는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구조다. 중국은 이러한 독점적 지위를 미중 무역분쟁 국면에서 여러 차례 '무기'로 활용하며 서방 세계를 압박해왔다. 자국의 필요에 따라 공급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며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주는 행태를 반복해온 것이다.

 

특히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는 최근 들어 더욱 노골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4월, 중국이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광물의 수출을 돌연 중단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 및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심각한 공급 차질을 겪으며 생산 라인이 멈출 뻔한 아찔한 위기를 경험했다. 여기에 더해 이달 9일에는 희토류 채굴부터 가공, 재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의 관련 기술과 정보를 해외로 이전하지 못하도록 막는 수출 금지 조치까지 내놓았다. 이는 단순히 원자재 공급을 넘어 기술까지 통제하며 희토류 패권을 영구화하려는 의도로, G7의 핵심 광물 동맹 출범은 이러한 중국의 극한 압박에 대한 필연적인 대응이자 생존을 위한 자구책이라 할 수 있다.

 

30주년 맞은 이집트와 '실리 외교' 정점 찍는다…수십조 원대 MOU 체결 임박설 '솔솔'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의 두 번째 행선지로 이집트를 택한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오후(현지시간) 수도 카이로에 도착하며 본격적인 외교 일정을 시작했다. 앞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국빈 방문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 대통령은 공군 1호기가 UAE 영공을 벗어날 때까지 전투기의 호위를 받는 등 각별한 예우를 받으며 다음 순방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올해로 수교 30주년을 맞이하는 이집트와의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키기 위한 이번 방문은, 단순한 기념 외교를 넘어 한국의 외교 및 경제 영토를 아프리카 대륙까지 확장하는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이번 순방을 통해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 기조를 명확히 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데 모든 외교력을 집중할 방침이다.도착 이튿날인 20일에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이 회담은 이번 방문의 하이라이트로, 양국 관계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특히 수교 30주년을 맞아 기존의 교역 및 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인프라 건설, 방위 산업, 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 성장 동력 분야에서의 협력을 구체화하는 방안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해 온 '성과 중심의 외교' 기조에 따라, 회담 직후 여러 분야에 걸친 양해각서(MOU)가 체결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는 양국 간 경제 협력이 단순한 상품 교역을 넘어 기술 이전과 공동 생산 등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심화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정상회담 이후 이 대통령은 카이로대학교에서 현지 학생과 지식인들을 대상으로 연설에 나선다. 이 연설은 이재명 정부의 대중동 및 아프리카 정책 비전을 처음으로 포괄적으로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국내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이집트 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K-드라마와 영화 등 한류 콘텐츠를 고리로, 양국 간 문화적 유대감을 강화하고 이를 경제 협력의 자산으로 승화시키는 '소프트파워 외교' 전략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적 친밀감이 한국 기업과 제품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로 이어지도록 하고, 양국 미래 세대 간의 교류를 활성화하여 지속 가능한 협력의 토대를 다지겠다는 구상이다.이 대통령은 이집트에서의 바쁜 일정을 소화한 뒤 2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로 향한다. UAE에서의 환대, 이집트와의 실리 협상, 그리고 G20 정상회의 참석으로 이어지는 이번 순방 루트는 중동과 아프리카의 핵심 국가들과의 관계를 다지고, 이를 바탕으로 다자외교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강화하려는 치밀한 전략적 포석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 속에서 한국 외교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이번 순방이 어떤 구체적인 결실을 맺고 귀국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