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갑도 휴대폰도 필요 없다…얼굴만 대면 결제 끝나는 면세점 등장

 신세계면세점이 국내 면세 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혁신적인 실험에 나선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Toss)와 손을 잡고, 결제 시스템의 혁신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초개인화 마케팅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28일, 토스와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석구 신세계디에프 대표와 이승건 토스 대표 등 양사의 핵심 경영진이 총출동한 이날 협약식은, 이번 파트너십이 단순한 협업을 넘어 양사의 미래 성장 전략에 있어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단순한 결제 제휴 강화를 넘어, 공동 마케팅과 금융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전략적 프로모션까지 다방면에 걸쳐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의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면세 업계 최초로 도입되는 '토스 페이스페이(Face Pay)' 시스템이다. 페이스페이는 사용자의 얼굴 인식을 통해 단 몇 초 만에 결제가 완료되는 최첨단 비대면 간편결제 서비스로, 지갑이나 휴대폰을 꺼낼 필요조차 없는 궁극의 편리함을 자랑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유동인구가 많고 신속한 결제가 필수적인 명동점과 인천공항점에 이 시스템을 우선적으로 도입하여, 출국을 앞둔 바쁜 고객들에게 '손이 아닌 얼굴로 결제하는'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히 결제 시간을 단축하는 것을 넘어, 복잡한 인증 절차에 대한 스트레스를 원천적으로 제거함으로써 고객의 쇼핑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미래형 쇼핑 환경의 표준을 제시하겠다는 신세계의 의지가 담겨있다.

 


그러나 이번 파트너십의 진정한 핵심은 결제 편의성 너머에 있는 '데이터'에 있다. 양사는 신세계면세점이 보유한 고객의 구매 데이터와 토스가 가진 방대한 금융 데이터 및 마이데이터 인프라를 결합하여,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정교하고 입체적인 마케팅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의 여행 여정별 소비 패턴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출국 시점, 과거 구매 이력, 선호 브랜드 등의 변수를 정밀하게 반영한 타깃형 푸시 마케팅을 전개하는 식이다. 이는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취향과 필요에 정확히 부합하는 맞춤형 혜택과 프로모션을 '적시에' 제공하는 초개인화 마케팅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신세계면세점은 토스와의 협력을 통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페이스페이 도입으로 간편하고 안전한 최첨단 결제 인프라를 확보해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데이터 연동을 통해 온라인과 모바일 채널에서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정교한 마케팅을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곽종우 신세계디에프 마케팅담당은 "국내 대표 핀테크 기업인 토스와의 협업을 통해 결제 편의성과 디지털 마케팅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게 됐다"고 그 의의를 설명하며, 앞으로도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쇼핑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고객 중심의 혁신을 지속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협력이 향후 면세 유통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존 신용평가는 쓰레기통으로?…금융시장 뒤흔들 '카플스코어'의 등장

 카카오뱅크가 기존 금융권의 문법을 깨고 비금융데이터를 적극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시장 전체에 개방하며 AI 시대를 선도하는 금융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자사의 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금융 정보가 부족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사회초년생이나 주부 등 금융 소외 계층을 포용하고, 나아가 국내 신용평가 시장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9일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이러한 비전을 공유하며, AI 기술을 통해 금융 소비자가 겪는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카카오뱅크의 이러한 자신감은 수년간 축적해 온 데이터와 성공 경험에서 비롯된다. 2019년 통신정보 활용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롯데멤버스, 교보문고 등과의 데이터 동맹을 통해 1800만 건에 달하는 가명결합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앱 내 활동, 카카오 서비스 이용 내역, 도서 구매 이력 등 무려 3800여 개의 변수를 반영한 독자적인 대안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스코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모델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2025년 3분기까지 중·저신용자 대출의 약 13%에 해당하는 1조 원이 기존 금융정보 중심의 평가로는 대출이 거절되었을 고객에게 추가로 공급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금융 이력이 거의 없는 ‘씬파일러(Thin-Filer)’ 고객군에서 기존 신용평가사(CB) 점수보다 월등히 높은 변별력을 보이며 그 가치를 입증했다.이제 카카오뱅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사의 핵심 경쟁력인 ‘카카오뱅크스코어’를 ‘카카오뱅크 플랫폼 스코어(카플스코어)’라는 이름으로 NICE평가정보와의 협력을 통해 외부에 전격 공개한다. 우선 ‘신용대출 비교하기’ 서비스에 입점한 타 금융사에 해당 모델을 제공하고, 향후 적용 대상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카카오뱅크의 고객이 아니더라도 전 국민이 더욱 공정하고 정교한 신용평가 시스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승적 결단이다. 조진현 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팀장은 이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포용금융을 실천하고 대안신용평가모형의 저변을 넓히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카카오뱅크의 AI 기술 활용은 비단 신용평가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2022년 금융권 최초로 도입한 머신러닝 기반의 ‘무자각 인증 기술’은 고객의 고유한 터치 리듬이나 화면 조작 패턴을 분석해 본인 여부를 자동으로 판별, 편의성과 보안성을 동시에 잡았다. 또한 날로 고도화되는 보이스피싱과 같은 금융사기를 막기 위해 이상거래탐지(FDS) 시스템의 적중률을 꾸준히 높여나가고 있으며, 안면인식과 OCR 기술로 신분증 진위 검증 및 내부 업무 효율을 극대화했다. 나아가 카이스트와 공동 연구한 ‘설명 가능한 AI(XAI)’ 기술을 통해 AI의 판단 근거를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제시하며 기술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확보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169건의 국내외 특허 출원과 16건 이상의 학회 논문 발표는 AI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은 카카오뱅크의 확고한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