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초대장부터 손으로 직접 그려…'세기의 결혼식' 치른 지방시 상속자, 대체 얼마 썼나?

 프랑스 패션계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리는 명품 브랜드 ‘지방시’ 가문이 한국인 며느리를 맞이하며 전 세계적인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방시 창립자 위베르 드 지방시의 후손인 션 태핀 드 지방시가 7년간 사랑을 키워온 한국계 연인 정다혜 씨와 지난 8월 파리에서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것이다. 프랑스 언론이 ‘올해 사교계 최고의 결혼식’이라 극찬할 만큼 호화롭고 성대하게 치러진 이번 행사는 단순한 명문가의 혼사를 넘어, 프랑스 전통 귀족 가문과 글로벌 인재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남겼다. 두 사람의 결혼은 패션과 사교계를 넘어 대중에게도 한 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로 회자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8년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학교 교정에서 시작됐다. 20대 후반 동갑내기인 이들은 자원봉사 활동 중 처음 만났고, 션이 정다혜 씨에게 첫눈에 반하며 7년간의 열애가 시작됐다. 션은 현재 세계적인 경매 회사 크리스티에서 상업금융 선임 애널리스트로 재직 중이며, 과거 LVMH 그룹 인턴십을 통해 패션계에 대한 이해를 넓힌 재원이다. 신부 정다혜 씨 역시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성장한 글로벌 인재로,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MBA를 마친 뒤 션의 삼촌이 운영하는 하이엔드 보석 브랜드 ‘태핀’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각자의 분야에서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온 두 사람의 만남은 단순한 상속자와의 결합이 아닌, 서로의 지성과 배경을 존중하는 파트너십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이번 결혼식은 그 시작부터 남달랐다. 하객들에게는 아티스트 레아 사반이 직접 손으로 그린 맞춤 청첩장이 전달되며, 예술 작품과도 같은 예식의 서막을 알렸다. 3일간 파리 전역을 무대로 펼쳐진 축하 행사는 그야말로 화려함의 극치였다. 파리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라 퐁텐 가용’에서의 우아한 리허설 디너로 시작해, 파리 중심부에 위치한 유서 깊은 생트클로틸드 대성당에서 본식이 성대하게 거행됐다. 결혼식의 대미는 최고급 연회장인 ‘르 파빌리옹 도핀’에서 열린 피로연으로, 파리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마무리됐다. 신부 정다혜 씨는 패션지 ‘보그 프랑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시간을 초월한 클래식과 파리지앵의 세련미가 공존하는 꿈의 결혼식을 실현했다”고 벅찬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지방시는 1952년 위베르 드 지방시에 의해 설립된 이후, 배우 오드리 헵번의 스타일을 완성하며 20세기 패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1988년 거대 럭셔리 그룹 LVMH에 인수되었지만, 지방시 가문은 여전히 프랑스 패션계의 상징적인 존재로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결혼은 이러한 유서 깊은 가문에 새로운 시대의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귀족의 전통과 한국계 글로벌 엘리트의 만남은 지방시 가문의 역사가 21세기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며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자 1%p 내렸더니 연체율 '쑥'… 결국 터질 수밖에 없는 은행의 고민

 은행권의 기업대출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며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 금리 수준에 근접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올해 3분기 중소기업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4.88%로,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인 4.12%와의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이는 지난해 4분기 5%대 후반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p 가까이 하락한 수치로, 리스크가 커 통상 높은 금리가 책정되는 신용대출의 특성을 무색하게 만드는 이례적인 상황이다.이러한 금리 인하 경쟁의 배경에는 정부의 정책 기조와 은행들의 생존 전략이 맞물려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강화하며 성장이 정체되자, 은행들은 기업금융 시장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았다. 정부 역시 가계가 아닌 기업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며 이러한 흐름을 유도했다. 결국 한정된 시장에서 기업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은행 간의 출혈 경쟁이 심화하면서, 위험 부담을 감수하는 공격적인 금리 인하로 이어진 것이다.문제는 은행들이 외형 성장에 치중하는 사이, 내부 건전성 지표에는 경고등이 켜졌다는 점이다. 올 3분기 말 기준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평균 0.42%로, 7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경기 변동에 민감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53%까지 치솟으며 2017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한계에 내몰린 기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외면한 채 수익성 방어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금융당국은 최근 신용대출 증가세가 아직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금리 경쟁이 향후 부실채권 급증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경기 둔화 국면이 지속될 경우, 한계 기업의 부실이 본격화되면서 은행의 건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리스크를 감수한 은행들의 과당 경쟁이 금융 시스템 전반의 불안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