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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쓰고 두루마기 입은 'K-환대', 외국인 관광객 미소 짓게 한 비결은?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갓을 쓰고 두루마기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젊은이들이 밝은 미소로 여행객들을 맞이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신기함에 "사자 보이즈 코스튬을 떠올리게 한다"며 흥미로운 시선으로 환영 부스를 둘러봤다. 이들은 한국 여행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줄 '웰컴키트'를 받아 들고 연신 미소를 지으며 한국의 따뜻한 환대에 감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2025년 하반기 '환영 주간'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환대할 계획이며, 올해는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방한 관광 성수기를 맞아 지난 23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전국 주요 거점에서 '환영 주간' 행사를 진행한다. 인천국제공항을 시작으로 경주역, 김해공항, 부산항 등 주요 관문에 환영 부스가 설치되어 한국을 찾는 이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환영 주간' 동안 설치된 부스들은 한국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디자인되었으며, 내부에서는 전통 소품을 직접 만져보고 민화 속 주인공이 되어보는 등 다채로운 한국 전통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다국어 통역을 지원하고, 교통, 음식, 쇼핑 등 맞춤형 여행 정보를 상세하게 안내한다. 유관 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마련된 쇼핑, 체험, 통신, 결제 관련 특별 혜택들도 제공되어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환영 주간 개막 행사에는 김대현 문체부 제2차관이 직접 참석하여 외국인 관광객들을 반갑게 맞이했으며, 메이트리 아카펠라 그룹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 삽입곡(OST)을 아카펠라 형식으로 재해석한 공연을 선보여 환영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김대현 차관은 이부진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위원장,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과 함께 환영 부스의 개관을 알리며 성공적인 행사를 기원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관광객 수는 1637만 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대비 93.5% 수준까지 회복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전년 대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특히 올해 경주에서 개최되는 '2025 APEC 정상회의'는 방한 관광의 질적, 양적 성장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가 크다. 이에 문체부와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2025 APEC을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 관광과 문화의 정수를 소개하는 '웰컴 카드'를 담은 환영 꾸러미를 특별히 준비했다. 이부진 위원장은 "한국 관광과 문화의 아름다움을 담은 웰컴키트도 준비했다"며 "한국에서 따뜻한 환대를 느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웰컴 카드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접속할 수 있는 한국문화 소개 페이지에서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소개하는 한국 미술사, 케이-콘텐츠의 근간이 되는 한글, 한복, 경주의 필수 방문지 등 풍성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문체부와 방문위는 경주시와 협력하여 식음, 관광, 숙박, 쇼핑업계 종사자와 경주시민을 대상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환대하는 캠페인 '신라의 미소'를 펼쳐 지역 전체의 환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김대현 차관은 "방한 관광시장이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환영 주간 등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욱 안전하고, 즐겁고, 편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국에서의 여정이 소중한 추억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 열리는 APEC은 한국의 문화와 관광의 매력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에 경주 등 주요 관광 거점을 중점으로 외국인 관광객 수용 태세를 더욱 면밀히 살피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한국이 단순한 관광지 제공을 넘어, 방문객 개개인에게 특별하고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부와 관련 기관의 이러한 노력들이 한국을 찾는 모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한국이 세계적인 관광 목적지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줄 서서 먹는 '런던베이글', 그 뒤에선 20대 청년이 죽어갔다

'베이글 열풍'의 진원지로 불리는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일하던 26세 청년이 극심한 과로에 시달리다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다. 정의당과 진보당 등 야당은 지난 7월 발생한 이 비극적인 사건을 공론화하며, 회사가 청년 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만의 가게를 열겠다는 꿈을 안고 성실히 일해왔던 한 청년이 입사 14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화려한 '핫플레이스'의 이면에 가려진 열악한 노동 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고인이 겪었던 노동 강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발표에 따르면, 고인은 사망 직전 주당 58시간에서 최대 80시간에 달하는 살인적인 업무량에 시달렸다. 특히 사망 바로 전날에는 아침 9시에 출근해 자정이 다 되어서야 퇴근하며 15시간 넘게 일했고, 이 과정에서 끼니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심지어 사망 닷새 전에는 21시간 연속 근무라는 비상식적인 상황까지 내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직전 1주간의 노동시간은 이전 12주 평균보다 37%나 급증했는데, 이는 만성적인 과로 상태에 급성 과로가 겹치면서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추정에 힘을 싣는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과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노동 착취 시스템의 결과물일 수 있다는 점이다. 고인의 근로계약서는 이미 주 52시간 상한제를 위반하는 주 14시간 이상의 초과근로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실제 근무 시간은 계약서상의 시간을 훨씬 웃돌았다. 또한, 입사 후 14개월 동안 강남, 수원, 인천 등 4곳의 지점으로 계속해서 근무지를 옮겨 다녀야 했고, 그때마다 근로계약서를 세 번이나 새로 작성하는 등 불안정한 고용 상태에 놓여 있었다. 유족이 산업재해를 신청했지만, 회사 측은 과로사를 부인하며 근로시간 입증 자료 제출조차 거부하고 있어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정치권은 이번 사건을 '탐욕이 만들어낸 살인'으로 규정하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진보당은 "청년의 노동과 목숨을 브랜드의 원가로 삼은 명백한 기만이자 폭력"이라며 고용노동부의 전면적인 근로감독과 책임자 엄벌을 촉구했다. 2021년 안국동의 작은 가게로 시작해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고, 최근 수천억 원대에 매각되기까지 한 성공 신화의 그늘에서 한 청년이 스러져 갔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청년 노동 착취 문제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