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결국 터질 게 터졌다…'돈 없다' 버티던 루브르, 1400억 날리고 '박물관에 경찰서' 요구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루브르 박물관의 심장부에서 벌어진 희대의 보석 도난 사건이 프랑스 사회에 거대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로랑스 데카르 루브르 박물관장은 22일(현지 시각) 상원 현안 질의에 출석해, 박물관의 치명적인 보안 허점을 사실상 인정하며 '박물관 내 경찰서 설치'라는 초유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19일, 4인조 절도범이 사다리차를 이용해 2층 아폴론 갤러리에 침입, 1400억 원에 달하는 왕실 보물 8점을 훔쳐 달아난 지 사흘 만의 일이다. 데카르 관장은 경보 시스템이 정상 작동했고 직원들이 신속히 대응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둑들의 침입을 충분히 미리 포착하지 못했다"며 "끔찍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건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여겨졌던 루브르의 보안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데카르 관장은 상원 질의에서 박물관의 충격적인 실태를 솔직히 인정했다. 그는 "보안 카메라가 설치된 곳은 일부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노후화했다"고 고백하며, 심지어 사건이 발생한 아폴론 갤러리의 경우 "외부에 설치된 유일한 카메라가 서쪽을 향하고 있어 침입이 발생한 발코니를 전혀 비추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는 사실상 절도범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음을 시인한 셈이다. 데카르 관장은 "새로운 유형의 공격과 예상치 못한 수법에 맞춰 보안 시스템을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근본적인 원인으로 "박물관의 장비와 인프라에 대한 만성적인 투자 부족"을 지목했다.

 


사건의 책임이 단지 관장 개인에게 있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그의 사퇴를 만류하고 오히려 예산 확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데카르 관장은 사건 당일 라시다 다티 문화부 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반려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그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견디시라. 박물관 개보수 추진 동력을 꺾을 수 없다"고 다독이며 신임을 재확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사태가 개인의 문책을 넘어 시스템 개혁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물관 노조 역시 공동성명을 통해 "이번 비극은 국가 유산 보호가 예산 삭감과 인력 부족으로 약화된 시스템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며 관장의 사퇴가 아닌,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예산 확보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사건 발생 사흘 만에 루브르 박물관은 다시 문을 열었지만, 1400억 원 상당의 보석을 훔쳐 달아난 절도범들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마크롱 대통령까지 국무회의에서 "루브르 박물관의 보안 강화 조치를 가속화하라"고 직접 지시하며 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번 사건은 세계 최고의 박물관이라는 명성 뒤에 가려져 있던 고질적인 예산 부족과 낡은 시스템의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뼈아픈 교훈이 되었다. 이제 프랑스 정부와 루브르가 도난당한 보석을 되찾는 것을 넘어, 다시는 이런 '끔찍한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 집 난방 패턴을 AI가 예측…열 손실 막는 '스마트 배관'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치솟는 에너지 비용에 대응하고 입주민의 주거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난방 시스템 도입 계획을 발표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개별난방과 지역난방이라는 각기 다른 공급 방식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신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다. 개별난방 세대에는 여러 대의 소형 보일러를 병렬로 연결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캐스케이드 보일러' 시스템을, 지역난방 세대에는 인공지능(AI)이 열 공급을 정밀 제어하는 '스마트 통합배관 시스템'을 적용해 연료비 절감과 쾌적한 주거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단순히 낡은 설비를 교체하는 차원을 넘어, 데이터와 고효율 기술을 기반으로 주거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개별난방 방식의 대안으로 제시된 '캐스케이드 보일러' 시스템은 중앙집중형 관리의 장점과 개별 공급의 효율성을 결합한 차세대 난방 기술이다. 이 시스템은 각 세대 내에 보일러를 설치하는 대신, 건물 내 별도의 기계실에 여러 대의 고효율 가스보일러를 집약적으로 설치하고 통합 제어한다. 이를 통해 필요한 만큼의 열만 정확하게 생산 및 공급함으로써 기존 개별난방 방식 대비 약 20% 높은 에너지 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세대 내에 보일러실과 연통이 사라지면서 그만큼의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게 되고, 가스 누출이나 소음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져 주거 안전성과 쾌적성도 크게 향상된다. 특히 일부 보일러가 고장 나더라도 나머지 보일러가 자동으로 운전 용량을 늘려 공백을 메우기 때문에, 한겨울에도 난방이 중단될 걱정 없이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이 시스템은 올해 신규 사업계획 승인 신청 지구부터 장기 공공임대주택 중 50㎡ 이하, 300가구 이상 규모의 단지를 대상으로 우선 도입된다.지역난방 단지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통합배관 시스템'이 도입되어 에너지 효율을 한 단계 끌어올릴 전망이다. 기존 지역난방은 난방용과 온수용 배관이 별도로 운영되었지만, 이 새로운 시스템은 두 배관을 하나로 통합해 설비를 단순화하고 열 손실을 줄인다. 시스템의 핵심은 바로 AI의 역할이다. AI가 각 세대의 과거 열 사용 패턴과 실시간 온도, 유량 데이터를 분석해 앞으로의 열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인 열 공급량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불필요하게 공급되거나 버려지는 열을 최소화함으로써 약 9%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곧바로 입주민의 관리비 부담 완화로 이어진다. 이 스마트 시스템은 2026년 신규 사업계획 승인 신청 지구부터 설계에 반영되어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이번 난방 시스템 개편은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공공주택 입주민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겠다는 LH의 의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고유가와 기후 변화로 인해 에너지 비용이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기술 투자로 입주민의 연료비 걱정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또한, 세대 내 보일러실 제거를 통한 공간 확보, 안정적인 난방 공급, 소음 및 안전 문제 해결 등은 주거 만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오주헌 LH 공공주택본부장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고품질 주거환경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난방 시스템 혁신이 앞으로 LH가 공급할 공공주택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