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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무동상' 원칙 깼다…첫 주인공은 '무조건' 손흥민, 이유는?

 오랜 기간 경기장 외부에 선수 동상을 세우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홋스퍼가 마침내 정책을 전면 수정하고 구단 레전드를 기리기 위한 동상 건립 계획에 시동을 걸었다. 라이벌 아스날이 티에리 앙리, 데니스 베르캄프 등 전설들의 동상을 세운 것과 대조적으로 '무동상 정책'을 유지해왔던 토트넘의 변화는 시즌 초, 구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로 꼽히는 빌 니콜슨의 이름을 딴 '빌 니콜슨 게이트'를 복원하면서부터 감지됐다.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구단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그의 업적을 기리는 것을 시작으로, 구단 CEO는 서포터즈와의 만남에서 "더 많은 전설들의 동상을 세울 계획이며, 이는 구단의 장기적인 비전이 될 것"이라고 공식화하며 팬들의 오랜 염원에 화답했다.

 

구단의 발표에 팬들의 시선은 단 한 사람, '살아있는 전설' 손흥민에게로 향하고 있다. 2015년 입단 이후 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 101도움을 기록한 그는 구단 역사상 다섯 번째로 많은 골을 넣은 공격수이자, 450경기 이상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단 4명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해리 케인과 함께 '손케 듀오'로 불리며 프리미어리그를 호령했던 그의 발자취는 리그에서만 127골 77도움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으로 남아있다. 팬들은 빌 니콜슨, 지미 그리브스 같은 과거의 영웅들과 함께 손흥민을 현대 토트넘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인물로 주저 없이 꼽고 있다.

 


손흥민의 가치는 단순히 기록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의 17년 무관 설움을 끊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25년 5월, 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순간, 그가 흘린 눈물은 토트넘 팬들에게 '구원자'의 상징으로 각인됐다. 이뿐만 아니라 2020년 전 세계 축구 팬들을 열광시킨 번리전 원더골로 FIFA 푸스카스상을 수상했고, 2021-2022시즌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3골)에 오르며 개인의 영광과 구단의 위상을 동시에 드높였다. 수많은 동료들이 우승 트로피를 찾아 팀을 떠나는 동안에도 그는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구단의 심장이자 정신적 지주로 활약했다.

 

팬들의 열망은 이제 '손흥민 동상 건립'이라는 구체적인 요구로 번지고 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와 공식 포럼에는 "과거의 전설이 니콜슨이라면 현재의 전설은 손흥민", "트로피를 찾아 떠난 케인보다 그가 먼저 동상으로 세워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과거 팀 동료였던 히샬리송까지 자신의 SNS에 AI로 만든 손흥민 동상 이미지를 게시하며 "제발, 스퍼스(Please, Spurs)"라는 글을 남겨 이 논의에 불을 지폈다. 구단 역시 그의 LAFC 이적을 발표하며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이자 진정한 클럽의 상징"이라는 극찬을 보낸 바 있다. 손흥민의 동상이 언제 세워질지는 미지수지만, 그의 이름이 이미 구단의 역사 그 자체가 되었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사학 부패 완결판에 특혜라니"…웅동학원 '이자 탕감' 발언에 여당 격노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일가가 운영해 온 학교법인 웅동학원 문제가 6년 만에 다시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23일 경남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는 조 위원장이 과거 약속했던 사회 환원 약속의 이행 여부와 91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 문제를 두고 여야 의원들 간의 날 선 공방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경남교육청의 소극적인 태도를 질타하며 ‘방관’이라고 규정했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사안의 복잡성을 강조하며 교육청의 노력을 옹호하는 등 웅동학원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포문은 국민의힘 서지영 의원이 열었다. 서 의원은 “6년 전 조 위원장이 사회 환원을 발표했지만 현재까지 이행된 것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하며 박종훈 경남교육감을 강하게 몰아세웠다. 그는 91억 원의 부채 중 지난 6년간 변제된 금액이 고작 1억 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경남교육청이 웅동학원의 채무 변제 계획을 그대로 수용하고 지켜본 것은 ‘방만한 행정’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특히 서 의원은 박 교육감의 재임 기간 12년을 ‘웅동학원의 부정부패를 용인한 시간’이라고 규정하고, 사립학교법에 따라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학교법인에 대해 교육감이 해산 명령까지 내릴 수 있다며 “교육감 임기 중에 웅동학원이 사라져야 명예롭게 퇴장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이에 박종훈 교육감은 “방관했다고 말하면 참 억울하다”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웅동학원으로부터 채무 변제 계획을 제출받았을 뿐만 아니라, 채권자인 자산관리공사(캠코)와 법인, 교육청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를 구성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항변했다.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 역시 거들었다. 강 의원은 지난 9월 조 위원장의 모친인 박정숙 이사장이 사임한 것을 두고 “조 위원장 가족이 웅동학원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행한 것”이라며 이를 사회 환원 약속 이행의 시작으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서 의원의 공세를 ‘정치 교육감’ 프레임으로 규정하며, 교육 본연의 문제에 집중할 것을 에둘러 비판했다.그러나 갈등은 박 교육감의 한마디에 다시 폭발했다. 그는 채무 변제의 주체가 교육청이 아니라는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며, 조정자 역할로서 “자산관리공사를 상대로 ‘이자를 탕감해서라도 부채가 갚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이야기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에 서지영 의원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서 의원은 “국민들이 이것을 듣고 분노하지 않겠느냐”고 질타하며, “웅동학원은 사학 족벌경영 부패의 완결판인데 거기다가 이자까지 탕감해 주느냐”고 따져 물었다. 웅동학원의 정상화를 위한 현실적 해법 모색과 ‘특혜’ 논란 사이의 좁히기 힘든 간극을 드러내며 이날 국정감사는 결국 고성 속에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