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소녀상 조롱’ 유튜버 저격하더니… 이번엔 “내게 돈 쓰지 마!” 선언한 500억대 유튜버

 1730만 명이라는 엄청난 구독자를 거느린 미국의 최상위 유튜버가 생방송 도중 돌연 팬들에게 자신을 향한 모든 금전적 후원을 멈춰달라고 선언하며 관련 기능을 전부 삭제해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펭귄즈0(penguinz0)' 또는 '모이스트 크리티컬'이라는 채널명으로 더 유명한 찰리 화이트 주니어는 게임 리뷰, 팟캐스트, 사회적 이슈 논평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제작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인물이다. 그가 이처럼 기부와 후원으로 대표되는 인터넷 방송의 핵심 수익 모델을 스스로 거부하고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그의 선언이 담긴 영상은 순식간에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갑론을박을 낳고 있다.

 

지난 10일, 찰리 화이트 주니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나는 이것을 끌 것이다(I'm Turning It Off)'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하고, 앞으로 유튜브 채널 멤버십과 슈퍼챗 등 모든 후원 기능을 비활성화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더는 나에게 돈을 주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 흐름에 마침표를 찍고 싶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그는 자신과 같은 최상위 스트리머들은 이미 광고 수익만으로도 충분한 돈을 벌고 있으며, 생계를 위해 팬들의 주머니에 의존할 필요가 거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동시 송출 플랫폼인 트위치의 경우 시스템상 후원 기능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구독자들이 자발적으로 유료 구독을 취소해 줄 것을 정중히 당부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찰리 화이트 주니어는 자신의 발언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그동안 유튜브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어마어마한 수익을 직접 인증하기도 했다. 그가 공개한 수익은 세전 기준으로 무려 3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그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여기지 않는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만약 돈이 넘쳐나서 주체할 수 없다면, 나 대신 좋은 일을 하는 다른 자선 단체에 기부해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오래전부터 내 콘텐츠는 무료로 즐기면 되고 후원은 필요 없다고 계속 말해왔지만, 사람들은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는 아예 그 선택지 자체를 없애버리기로 결심했다"며 후원 중단이 일시적인 결정이 아님을 거듭 강조하고, 앞으로는 팬들에게 돈이 아닌 '시간'만을 받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찰리 화이트 주니어는 사회적 논란이 되는 이슈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가감 없이 밝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평화의 소녀상에 입을 맞추는 등 한국에서 온갖 기행을 벌이다 경찰에 입건된 미국계 소말리아인 유튜버 '조니 소말리'의 소식을 전하며 "한국 사람들이 그를 욕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해 국내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이처럼 단순히 인기 유튜버를 넘어 사회적 영향력을 지닌 인플루언서로서 그가 보여준 이번 '후원 중단' 선언은, 끊임없이 더 많은 수익을 추구하는 인터넷 방송계의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동시에, 진정한 팬심의 의미와 건강한 창작 생태계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1분간의 사이렌이 서울을 삼켰다…광화문 뒤덮은 흐느낌의 정체

 29일 오전 10시 29분, 서울 전역에 울려 퍼진 1분간의 사이렌 소리는 3년 전 그날의 비극을 다시금 일깨웠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소리는 광화문광장의 소음을 집어삼킬 만큼 거대했고, 묵념하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끝내 참지 못한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정부와 유가족이 함께 마련한 기억식 ‘별들과 함께, 진실과 정의로’에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와 국내외 유가족, 그리고 비극을 함께 기억하려는 시민들이 모여 슬픔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애국가를 부르며 눈물을 닦아내거나, 가슴에 단 추모 배지를 매만지며 떠나간 이들을 기렸다. 그날의 충격과 슬픔은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었다.기억식에 모인 이들의 가슴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아픔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3년 전 참사로 조카의 아들을 잃은 A씨는 코로나19로 마음껏 놀지 못했던 아이가 친구들과 이태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며, 이 말도 안 되는 사고의 진실을 밝히는 것만이 아이에게 미안함을 더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었다. 참사 전날 바로 그 골목에서 식사를 했다는 원서연 씨는 “이태원 참사는 인재이며, 얼마든지 우리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단언하며,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자녀가 희생자들과 비슷한 또래라 남 일 같지 않아 참석했다는 정영희 씨의 이야기처럼, 광장은 직접적인 관계를 떠나 사회적 아픔에 공감하는 이들의 눈물로 채워졌다.같은 시각, 비극의 현장이었던 용산구 이태원동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역시 추모의 발길로 가득 찼다. 사이렌이 울리기 전부터 스님들의 추모 법회가 이어졌고, 벽면에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노란 메모지가 빼곡하게 붙어 3년 전의 아픔을 증언했다. 인근 편의점은 ‘추모의 마음을 담아 준비했다’는 문구와 함께 헌화용 국화가 담긴 사탕통을 가게 앞에 내놓아 오가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편의점 직원은 유가족보다 힘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이태원 상인회 역시 최선을 다해 돕고 있다고 전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이곳을 찾아 헌화하고 묵념하며, 비극의 기억이 세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참사의 기억은 3년이 지난 지금도 생존자와 목격자들의 삶을 송두리째 붙들고 있었다. 참사 당일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했던 엘리자베스 브락씨는 트라우마 치료에도 호전이 없다며 인터뷰 내내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경찰 4명이 전부였던 현장은 혼돈 그 자체였다”고 회상하며, 45분간 필사적으로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끝내 그를 살리지 못했던 절망의 순간을 증언했다. 그의 생생한 증언은 이태원 참사가 단순한 사고가 아닌, 막을 수 있었던 사회적 재난이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진실과 정의’를 향한 외침이 왜 멈출 수 없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