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옥주현X윤현민,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로 위험한 사랑 시작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가 11년 만에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한국 무대에 돌아온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을 배경으로, 실제 인물 보니 파커와 클라이드 배로우의 폭풍 같은 삶을 로맨틱 서사로 재구성한 이 작품은 자유를 갈망하던 두 청년의 운명적 만남과 사랑, 그리고 자동차 절도와 무장 강도 사건으로 세상을 뒤흔들었던 행적을 음악과 드라마로 풀어낸다. 당시 두 사람은 파격적인 행보와 스타일리시한 이미지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1967년 동명의 영화로 신화적 상징이 되며 대중문화사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이 뮤지컬은 2011년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인 뒤 유럽, 일본, 호주, 브라질, 덴마크, 핀란드 등 세계 각지에서 꾸준히 재공연되며 “범죄와 낭만의 양면을 동시에 포착한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아왔다. 국내에서는 2013년과 2014년 무대에 올라 강렬한 넘버와 영화적 연출로 관객의 주목을 끌었다. 한국 관객에게도 친숙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맡은 음악은 재즈, 블루스, 컨트리 등 1930년대 텍사스의 음향적 질감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해, 질주하는 비트와 서정적 멜로디가 공존하는 넘버를 선보인다. 

 


거침없는 욕망과 매력을 지닌 ‘클라이드 배로우’에는 조형균, 윤현민, 배나라가 트리플 캐스트로 합류해 각기 다른 결로 인물을 해석할 예정이며, 영화 같은 삶을 꿈꾸는 ‘보니 파커’ 역에는 옥주현, 이봄소리, 홍금비가 이름을 올려 강력한 보컬과 드라마틱한 연기를 예고한다. 이외에도 김찬호, 조성윤, 배수정, 윤지인 등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해 앙상블의 밀도를 높인다.

 

새 프로덕션은 김태형 연출, 김문정 음악감독, 이현정 안무감독 등 국내 최정상 창작진이 참여해 서사와 음악, 무대 미학의 균형을 강화한다. 한층 세련된 무대 전환과 인물 심리의 입체적 묘사를 통해 두 주인공의 사랑과 파국을 보다 선명히 드러내고, 시대 정서를 담아낸 음향 디자인과 리듬감 있는 안무로 속도감 있는 서사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공연은 12월 11일부터 2026년 3월 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이어진다. 오래 기다려온 재등장은 애호가들에겐 반가운 회귀이자, 새로운 세대에겐 ‘보니 앤 클라이드’의 매력을 처음으로 체험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결국 돈 문제…'임금피크 없는 65세'라는 노동계의 꿈, 실현 가능할까

 법정 정년을 만 65세로 늘리는 방안을 두고 사회적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저출생·고령화 시대에 은퇴 연령 상향은 피할 수 없는 과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놓고 각계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논의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는 소득 공백 해소를 위해 임금 삭감 없는 정년 연장을 강력히 요구하는 반면, 경영계는 인건비 부담과 청년 신규 채용 위축을, 젊은 세대는 일자리 잠식을 우려하는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해법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7개월간 이어진 논의마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사회적 합의를 향한 길은 더욱 험난해졌다.이번 논쟁의 가장 큰 뇌관은 단연 임금 문제다. 양대 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는 정년 연장이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까지의 소득 절벽을 메우기 위한 제도인 만큼, 현재의 임금 체계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숙련된 고령 인력의 임금을 깎는 것은 오히려 고용 불안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경영계는 극심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연공서열 중심의 현행 임금 체계에서 정년만 연장될 경우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기준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대기업(9.4%)의 두 배에 달하는 중소기업(18.1%)은 존폐를 위협받을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정년 연장이 청년 세대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와 그로 인한 세대 갈등 가능성도 핵심 쟁점이다. 정치권 역시 이 문제를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당장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면 신규 채용 여력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며, 이는 극심한 취업난을 겪는 청년 세대의 박탈감을 키우고 사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정년 연장의 속도를 두고도 의견이 갈린다. 노동계는 연금 수급 연령과의 격차를 하루빨리 해소해야 한다며 조속한 시행을 촉구하지만, 경영계는 급격한 인사 및 임금 체계 개편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충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이처럼 첨예한 갈등 속에서 경직된 일괄 연장 방식이 아닌, 보다 유연하고 다층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연공서열 기반의 임금 체계를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전환하는 사회적 합의를 이루고,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활성화해 기업이 필요에 따라 고령 인력을 활용하고 직무에 맞는 연봉을 새로 협상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특히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계에서는 인건비 부담을 고려해 회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정년 연장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연장 여부라는 단일 쟁점에만 매몰되면 갈등만 증폭될 뿐"이라며 "다원화된 노동시장의 현실에 맞춰 계속 고용을 보장할 다양한 방안을 포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