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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 감독" 신태용의 폭로, "누가 진솔한지는 나중에" 이청용의 반격

 K리그1 명문 울산 HD가 전례 없는 내부 갈등과 논란 속에서 2025~2026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3차전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있다. 성적 부진과 함께 팀 분위기마저 최악으로 치달으며 '혼돈의 구단'이라는 오명까지 얻은 울산이 과연 아시아 무대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축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21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이 경기는 단순한 승패를 넘어 울산의 현 상황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전망이다. 양 팀 모두 올 시즌 ACLE에서 1승 1무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지만, 울산의 경우 경기 외적인 요소들이 더 큰 화두로 떠올랐다. AFC는 이 경기를 분석하며 "울산은 최근 감독 교체 등의 이유로 혼란을 겪고 있다. 노상래 감독대행이 얼마나 팀을 안정화시키느냐가 관건"이라며 "히로시마는 원정 경기임에도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냉철한 평가를 내렸다. 이는 울산의 내부 문제가 외부에서도 심각하게 인지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현재 울산 팀 분위기를 뒤흔드는 핵심은 신태용 전 감독의 폭로다. 그는 경질 과정에서 "고참들이 팀 수뇌부와 직접 소통하며 나를 경질시켰고, 나는 '바지 감독'에 불과했다"고 주장하며 구단 운영의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더욱이 유출된 '골프 가방 사진' 논란에 대해서도 "구단 대표가 주선한 자리였으며, 특정 선수가 의도적으로 사진을 찍어 구단에 보고했다"고 밝혀 내부 고발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러한 폭로는 울산 구단 내부에 깊게 뿌리내린 갈등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팀 최고참인 이청용 선수의 행동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지난 18일 광주FC전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골프 스윙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기 후 이청용은 "누가 더 진솔한지는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하며 신 전 감독의 주장을 우회적으로 반박, 양측의 감정의 골이 깊음을 시사했다.

 


신태용 전 감독과 이청용 선수의 악연은 2018 러시아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 경질 후 신 전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슈틸리케호의 핵심이던 이청용의 입지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 직전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마지막 기회를 얻었으나 결국 최종 명단에서 제외되며 러시아월드컵 출전의 꿈이 좌절됐다. 신 전 감독은 울산 부임 후에도 "일부 고참 선수들이 선발로 나설 체력이 안 돼 중용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어, 출전 시간이 줄어든 이청용과의 갈등이 현재 폭로의 배경이 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이청용은 신 전 감독 부임 전 리그 24경기 중 17경기에 출전했으나, 부임 후에는 8경기 중 2경기에만 나서는 등 출전 기회가 현저히 줄었다.

 

아직 양측의 주장에 대한 명확한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청용은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으며, 울산 구단 역시 "할 얘기는 많지만, 지금은 강등권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침묵은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며 구단의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

 

리그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던 명문 구단 울산 HD는 이제 성적 부진과 내부 분열로 얼룩진 '문제 구단'으로 낙인찍혔다.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히로시마와의 ACLE 경기는 단순한 아시아 무대 경기를 넘어, 울산이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팀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시험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엄마도 이렇게는 안 믿어"…김경문, 17년 전 '이승엽 신화'에 팀을 태우다

 한화 이글스의 가을 야구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뒤지던 4차전, 9회초 3점의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이는 '믿음의 아이콘' 김서현이었다. 2승 2패, 시리즈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희망이 가득했던 순간, 야구장의 공기는 그러나 곧 절망으로 바뀌었다. 김서현은 박동원에게 통한의 투런 홈런을 얻어맞으며 마운드 위에서 고개를 숙였고, 팀은 믿을 수 없는 역전패를 당하며 1승 3패의 절대적인 위기에 봉착했다. 가을의 기적을 꿈꾸던 팬들의 기대는 한순간에 산산조각 났고, 이제 남은 것은 실낱같은 희망과 더 커져 버린 불신뿐이다.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시리즈 전체의 향방을 결정짓는 가장 뼈아픈 순간으로 기록되었다.경기 종료 후 팬심은 들끓다 못해 폭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는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을 향한 성토의 장으로 변했다. "우리 엄마도 나를 저렇게까지 믿지는 않는다", "김서현만 한화 선수인가"와 같은 조롱 섞인 비판은 물론, "이승엽 신화에 취해 팀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쏟아졌다. 특히 패배 후 "8회는 잘 막지 않았느냐"는 김 감독의 발언은 불타는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결과의 책임을 외면하고 과정의 일부만을 긍정하려는 듯한 태도는 팬들에게 더 큰 실망과 분노를 안겨주었다. 감독의 신뢰와 팬들의 인내심 사이의 괴리가 극명하게 드러난 순간이었다.김경문 감독의 야구 인생을 관통하는 '믿음의 야구'라는 철학이 최대의 시험대에 올랐다. 그의 신념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영광스러운 기억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이승엽을 끝까지 기용해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성공 신화는 그의 지도자 인생에 가장 빛나는 훈장이자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하지만 2025년의 포스트시즌은 17년 전의 올림픽 무대와는 다르다. 시즌 내내 제구 불안과 심리적 기복을 노출했던 젊은 투수 김서현은 해결사 이승엽이 아니며, 패배가 곧 탈락으로 이어지는 단기전 마운드는 믿음보다는 냉철한 결단이 요구되는 자리다. 한때 미덕으로 칭송받던 믿음은 이제 '고집'과 '집착'이라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이제 한화 이글스에게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5차전, 단 한 번의 패배로 한 시즌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외나무다리 승부만이 남았다. 야구 팬들의 모든 시선은 이제 김경문 감독의 더그아웃을 향한다. 그는 과연 자신의 야구 철학을 끝까지 밀어붙일 것인가, 아니면 비판을 수용하고 변화를 선택할 것인가. 이 결정에 따라 한화의 운명은 물론, '명장' 김경문 감독의 '믿음의 야구' 역시 재평가받게 될 것이다. 팀의 가을 야구 운명이 그의 마지막 선택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