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모아

실격은 당연, 그런데 '본성'이 왜 나와?… 황대헌 향한 中 도 넘은 막말

 대한민국 쇼트트랙의 간판 황대헌이 또다시 중국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경기 중 발생한 반칙과 그에 따른 실격 처분은 빙판 위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지만, 이번에는 그 후폭풍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번졌다. 지난 19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2차 대회 남자 500m 결승전. 한국 대표팀은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중국은 리우 샤오앙과 쑨룽이 나란히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중국의 관심은 시상대가 아닌, 준준결승에서 실격당한 황대헌에게 온통 쏠려 있었다. 황대헌이 레이스 도중 중국의 쑨룽을 밀었다는 이유로 반칙 판정을 받고 탈락하자, 중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

 

중국 매체의 분노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했다. 중국의 유력 매체 '넷이즈'는 "본성은 바뀌기 어렵다!"라는 원색적인 제목의 기사를 통해 황대헌을 맹비난했다. 이 매체는 "선두를 달리던 황대헌이 무리하게 라인을 변경해 쑨룽을 트랙 밖으로 밀어냈다"고 상황을 전하며, 심판진이 비디오 판독 끝에 황대헌에게 실격 판정을 내리자 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관중들도 그의 행동에 혐오감을 느꼈다"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마치 황대헌이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행동을 상습적으로 저지르는 선수인 것처럼 낙인찍었다. 이는 경기 중 발생한 하나의 반칙을 넘어, 선수 개인의 인격과 본성을 문제 삼는 명백한 인신공격성 보도였다.

 


중국 매체뿐만이 아니었다. 자국의 전 챔피언까지 공개적으로 비난에 가세하며 기름을 부었다. 2024년 중국 쇼트트랙 선수권 남자 500m 챔피언이었던 류관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가 이미 네 뺨을 때렸는데 아직도 그렇게 라인을 바꾸고 있구나"라는 살벌한 경고를 날렸다. 이는 과거의 충돌을 암시하며 황대헌의 플레이 스타일 자체를 문제 삼는 발언으로, 단순한 비판을 넘어선 위협에 가까웠다. 그는 "속도도 안 붙었고, 자세도 못 잡았는데 억지로 라인을 바꾸려 한다"며 전문가적 견해를 덧붙이는 듯했지만, 그 안에 담긴 적나라한 분노와 적개심은 숨겨지지 않았다. 한 명의 선수를 향해 경쟁국의 언론과 전 동료 선수까지 나서 집단적인 공격을 퍼붓는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물론 황대헌의 무리한 플레이가 충돌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로 그는 국내 대회에서도 잦은 충돌로 인해 여러 차례 비판의 중심에 선 바 있다. 하지만 스포츠 경기에서 나온 반칙은 그에 상응하는 페널티로 평가받아야 한다. 황대헌은 이미 '실격'이라는 공식적인 페널티를 통해 자신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성'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며 인격 자체를 모독하고, '뺨을 때렸다'는 식의 폭력적인 언어로 위협하는 것은 명백히 도를 넘은 감정적인 화풀이에 가깝다. 정당한 규칙에 따라 판정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범죄자를 대하듯 쏟아내는 중국의 맹비난은 스포츠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태이자, 특정 선수에 대한 과도한 마녀사냥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경주에 다 모였다…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AI 황제' 젠슨 황 만나나

 대한민국 재계를 움직이는 거물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서막을 여는 'CEO 서밋 2025' 참석을 위해 천년고도 경주로 총집결했다. 28일부터 나흘간 '연결과 성장, 그 너머(Bridge, Business, Beyond)'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그야말로 '역대급' 라인업이 성사됐다. 이는 단순한 연례 포럼 참석을 넘어,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지형 속에서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총수들의 치열한 비즈니스 외교전이 펼쳐질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특히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29일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통해 한국 재계의 위상을 알리고, 같은 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의 만찬을 통해 한미 경제 협력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서밋이 단순한 국내 기업인들의 잔치를 넘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바로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경주를 찾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시대의 문을 연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필두로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사이먼 칸 구글 아태지역 부사장, 제인 프레이저 시티그룹 CEO,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CATL의 쩡위췬 회장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글로벌 거물들이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 본 행사에 앞서 27일 막을 올린 '퓨처테크 포럼'에서는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조선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한화그룹이 K-방산의 기술력을 뽐내는 등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상태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추형욱 SK이노베이션 사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의 핵심 경영진들도 연단에 올라 각 사의 미래 전략과 기술력을 과시하며 글로벌 파트너십을 모색할 예정이다.그중에서도 재계의 시선이 가장 뜨겁게 향하는 곳은 단연 글로벌 AI 열풍의 진원지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와 국내 반도체 투톱인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의 만남 성사 여부다. AI 연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절대 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만약 세 사람의 회동이 성사된다면, 이는 단순한 HBM 공급 논의를 넘어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과 기술 협력 등 더 큰 차원의 'AI 동맹'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번 만남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 향방을 결정지을 중대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반도체만큼이나 뜨거운 또 다른 격전지는 바로 배터리 시장이다.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의 쩡위췬 회장의 방한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과의 미묘한 합종연횡이 점쳐진다. 특히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 확보가 절실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만남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는 협력이자 동시에 경쟁 관계에 있는 양사 간의 향후 관계를 설정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전망이다. 나아가 K-배터리의 주축인 SK그룹과 LG그룹 총수들과의 만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식적인 행사 외에도 삼성, 현대차, 포스코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은 경주 일대에서 별도의 만찬과 오찬을 주최하며 글로벌 핵심 인사들과의 네트워킹을 위한 치열한 물밑 외교전을 예고하고 있어, 경주의 밤은 비즈니스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