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기톱 들고 스쿠터로 돌진… 영화처럼 루브르 턴 강도들, 그들이 훔친 것은?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이 대담한 강도들의 습격에 속수무책으로 뚫렸다. 일요일인 19일 오전, 박물관 개장을 막 준비하던 9시 30분에서 40분 사이, 영화에서나 볼 법한 강도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해 박물관은 이례적으로 일요일 하루 전체 문을 닫아야 했고,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라시다 다티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SNS를 통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을 자랑하던 예술의 전당이 대낮에 무장 강도들에게 농락당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프랑스 사회는 물론 전 세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범행 수법은 놀라울 정도로 치밀하고 대담했다. 3~4명으로 추정되는 강도단은 소형 전기톱으로 무장한 채 스쿠터를 타고 나타나, 센강 인근의 공사 구역을 통해 감시망을 뚫고 박물관 내부로 잠입했다. 이들은 마치 내부 구조를 훤히 꿰뚫고 있다는 듯 화물용 리프트를 이용해 곧장 목표 지점인 '아폴론 갤러리'로 향했다. 로랑 누네즈 내무장관의 발표에 따르면, 이들이 프랑스 왕실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이곳에서 값을 매길 수 없는 보석들을 훔쳐 달아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7분에 불과했다. 철통 보안 시스템을 비웃기라도 하듯, 순식간에 벌어진 범행에 박물관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

 


강도들이 노린 아폴론 갤러리는 루브르 박물관에서도 가장 화려한 공간으로, 프랑스 왕실의 권위와 역사를 상징하는 보석들이 전시된 곳이다. 현지 언론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이번에 도난당한 보석은 나폴레옹과 그의 황후가 사용했던 왕관을 비롯해 목걸이, 브로치 등 총 9점에 달한다. 이 유물들은 단순한 금전적 가치를 넘어 프랑스의 영광과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국가적 보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의 심각성은 더욱 크다. 한 해 900만 명이 찾는 세계적인 명소에서, 국가의 자존심과도 같은 유물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것이다.

 

사실 루브르 박물관의 도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11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도난당했던 사건은 이미 전설처럼 회자된다. 당시 이탈리아인 범인에 의해 감쪽같이 사라졌던 모나리자는 2년여 만에 되찾았고, 이 사건은 역설적으로 모나리자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으로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100여 년이 지난 지금, 더욱 대담하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재현된 이번 왕실 보석 강도 사건은 루브르 박물관의 명성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프랑스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과연 사라진 보물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줄 서서 먹는 '런던베이글', 그 뒤에선 20대 청년이 죽어갔다

'베이글 열풍'의 진원지로 불리는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일하던 26세 청년이 극심한 과로에 시달리다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다. 정의당과 진보당 등 야당은 지난 7월 발생한 이 비극적인 사건을 공론화하며, 회사가 청년 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만의 가게를 열겠다는 꿈을 안고 성실히 일해왔던 한 청년이 입사 14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화려한 '핫플레이스'의 이면에 가려진 열악한 노동 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고인이 겪었던 노동 강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발표에 따르면, 고인은 사망 직전 주당 58시간에서 최대 80시간에 달하는 살인적인 업무량에 시달렸다. 특히 사망 바로 전날에는 아침 9시에 출근해 자정이 다 되어서야 퇴근하며 15시간 넘게 일했고, 이 과정에서 끼니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심지어 사망 닷새 전에는 21시간 연속 근무라는 비상식적인 상황까지 내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직전 1주간의 노동시간은 이전 12주 평균보다 37%나 급증했는데, 이는 만성적인 과로 상태에 급성 과로가 겹치면서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추정에 힘을 싣는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과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노동 착취 시스템의 결과물일 수 있다는 점이다. 고인의 근로계약서는 이미 주 52시간 상한제를 위반하는 주 14시간 이상의 초과근로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실제 근무 시간은 계약서상의 시간을 훨씬 웃돌았다. 또한, 입사 후 14개월 동안 강남, 수원, 인천 등 4곳의 지점으로 계속해서 근무지를 옮겨 다녀야 했고, 그때마다 근로계약서를 세 번이나 새로 작성하는 등 불안정한 고용 상태에 놓여 있었다. 유족이 산업재해를 신청했지만, 회사 측은 과로사를 부인하며 근로시간 입증 자료 제출조차 거부하고 있어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정치권은 이번 사건을 '탐욕이 만들어낸 살인'으로 규정하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진보당은 "청년의 노동과 목숨을 브랜드의 원가로 삼은 명백한 기만이자 폭력"이라며 고용노동부의 전면적인 근로감독과 책임자 엄벌을 촉구했다. 2021년 안국동의 작은 가게로 시작해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고, 최근 수천억 원대에 매각되기까지 한 성공 신화의 그늘에서 한 청년이 스러져 갔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청년 노동 착취 문제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