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TOP 100… 현대차의 '나 홀로 질주', 무엇이 달랐나?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기업 평가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위상을 재확인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발표한 '2025 세계 최고 기업' 명단에서 현대차는 33위를 기록,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10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기록했던 192위에서 무려 159계단이나 수직 상승한 결과로,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오랜 경쟁 상대인 일본 토요타(48위)를 제치고 아시아 자동차 제조업체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달라진 입지를 증명했다. 이번 평가는 단순한 외형 성장을 넘어 기업의 내실과 지속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인정받은 쾌거로 평가된다.

 

타임의 이번 순위는 독일의 저명한 데이터 분석 기업 스태티스타와의 협업을 통해 산정되었으며, 전 세계 20만 명 이상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포함해 신뢰도를 높였다. 평가 지표는 크게 세 가지로, ▲임직원 만족도 ▲기업 성장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성과다. 각기 다른 영역의 지표를 동일한 비중으로 합산하여 기업의 다면적인 경쟁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현대차는 이 세 가지 핵심 분야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획득하며 가파른 순위 상승을 이뤄냈다. 이는 현대차가 단순히 자동차를 잘 만드는 회사를 넘어, 임직원이 만족하며 일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재무적으로도 탄탄하게 성장하는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구축했음을 시사한다.

 


현대차의 눈부신 도약 뒤에는 임직원의 높은 만족도와 견조한 실적 성장이 있었다. 2024년 현대차가 자체 시행한 업무 만족도 조사에서 역대 최고치인 79.4점을 기록했으며, 자발적 이직률은 0.39%로 국내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안정적인 고용 환경과 긍정적인 조직 문화가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내부 결속력은 곧바로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 전략과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은 175조 원, 영업이익은 14조 2000억 원을 돌파하며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웠다. 사람이 경쟁력이라는 말을 증명하듯, 내부 구성원의 만족이 곧 기업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ESG 경영 노력 역시 이번 평가에서 빛을 발했다. 현대차는 2045년까지 완전한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담대한 목표 아래, 전 세계 사업장의 사용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RE100'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또한, 주주가치를 높이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 주주추천 사외이사 선임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며 경영의 선진화를 꾀했다. 현대차는 이번 평가 결과를 통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하고,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자인 줄 알았더니…간호사 가장 괴롭히는 건 '선배'와 '의사'였다

 의료 현장의 최전선에서 국민 건강을 수호하는 간호사들이 정작 자신들의 인권은 보호받지 못하는 심각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사실이 통계로 드러났다. 폭언과 폭행, 그리고 위계질서를 앞세운 '직장 내 괴롭힘'이 일상처럼 벌어지는 현실 속에서, 대한간호협회가 마침내 간호사들의 무너진 마음을 치유하고 인권을 바로 세우기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간호협회는 21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간호인력지원센터에서 '간호사 심리상담 전문가단' 발대식을 열고, 인권침해 피해를 본 간호사들을 위한 전문적인 심리상담 지원 체계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는 더 이상 간호사 개인의 희생과 인내에만 의존하지 않고, 협회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보호망을 구축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이번 전문가단 출범의 배경에는 충격적인 실태조사 결과가 자리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간 보건의료인력을 대상으로 접수한 인권침해 상담 건수는 무려 6,000건을 넘어섰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인 57.9%(3,487건)가 간호사의 피해 사례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상황의 심각성은 간호협회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간호사 인권침해 실태조사'에서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조사에 참여한 간호사 중 절반에 가까운 50.8%가 최근 1년 사이에 인권침해를 직접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피해를 경험한 간호사 10명 중 7명 이상(71.8%)은 신고나 항의 등 아무런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여야만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간호사들이 인권침해를 당해도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의료 현장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그렇다면 '백의의 천사'로 불리는 간호사들을 가장 괴롭히는 가해자는 누구일까. 놀랍게도 환자나 보호자가 아닌, 함께 일하는 동료 의료인이 가장 큰 가해자로 지목됐다. 인권침해 가해자를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선임 간호사'가 53.3%로 가장 높았고, '의사'가 52.8%로 바로 뒤를 이었다. '환자 및 보호자'는 43.0%로 그 다음이었다. 간호사들은 주로 '폭언'(81.0%)과 '직장 내 괴롭힘 및 갑질'(69.3%)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이는 의료 현장의 고질적인 위계 문화와 일부 의료인의 왜곡된 특권 의식이 간호사들의 인권을 얼마나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지를 방증한다. 환자를 돌봐야 할 동료가 오히려 가장 큰 고통의 근원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이에 간호협회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 심리상담 전문가단 운영과 함께 정부를 향한 제도 개선 요구에도 나섰다. 협회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인권침해 신고부터 조치까지 전 과정을 표준화하고 ▲신고자에 대한 철저한 보호와 2차 가해 금지 조항을 마련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정부에 공식 제안했다. 신경림 간호협회장은 "간호사가 존중받는 환경에서 일할 때 비로소 국민의 생명과 건강도 지켜질 수 있다"고 강조하며, "간호사의 마음이 건강해야 환자의 생명이 안전하다는 신념으로, 이번 전문가단 출범이 간호사의 존엄과 회복을 상징하는 희망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