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스타벅스, 2.6조원 고객 선불금으로 408억 '이자 장사' 발칵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 6년간 고객 선불충전금 2조6000억원을 운용해 408억원의 수익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금융당국 관리·감독의 '사각지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 막대한 자금이 전자금융거래법 적용을 받지 않아 소비자 보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스타벅스의 선불충전금 총액은 2조6249억원에 달한다. 연도별 신규 충전금은 2020년 1848억원에서 2024년 6603억원으로 급증했으며, 고객 미사용 충전금 또한 올해 8월 기준 4014억원으로 2020년 말 대비 123% 증가했다.

 

스타벅스 선불충전금이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이유는 '폐쇄형' 구조 때문이다. 스타벅스 카드는 자사 매장에서만 사용 가능해 범용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금융당국의 감독이나 검사를 받지 않고 있다.

 

스타벅스는 이 충전금을 예금과 신탁 등 현금성 자산으로 운용해 408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운용액의 약 60.5%(1조826억원)는 은행 예금에, 39.5%(773억원)는 단기자금신탁 등 비은행권 상품에 투자했다. 스타벅스 측은 "원리금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상품에 투자했다"고 해명했다.

 


강민국 의원은 "선불충전금을 자기 쌈짓돈처럼 굴려 수백억 원 수익을 올리면서도 금감원 감독을 받지 않는 것은 소비자 자산을 방치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운용상 문제점을 겸허히 받아들여 개선하겠다"며, 특히 "비은행권 투자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사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운용 방식 변화를 예고했다.

 

이번 사태는 스타벅스뿐 아니라 유사한 폐쇄형 선불충전금을 발행하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소비자 자산 보호와 투명한 운용을 위해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의 적용 범위를 재검토하고, 규제 공백을 메울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고 잠재적 위험을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 엄마도 이렇게는 안 믿어"…김경문, 17년 전 '이승엽 신화'에 팀을 태우다

 한화 이글스의 가을 야구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뒤지던 4차전, 9회초 3점의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이는 '믿음의 아이콘' 김서현이었다. 2승 2패, 시리즈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희망이 가득했던 순간, 야구장의 공기는 그러나 곧 절망으로 바뀌었다. 김서현은 박동원에게 통한의 투런 홈런을 얻어맞으며 마운드 위에서 고개를 숙였고, 팀은 믿을 수 없는 역전패를 당하며 1승 3패의 절대적인 위기에 봉착했다. 가을의 기적을 꿈꾸던 팬들의 기대는 한순간에 산산조각 났고, 이제 남은 것은 실낱같은 희망과 더 커져 버린 불신뿐이다.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시리즈 전체의 향방을 결정짓는 가장 뼈아픈 순간으로 기록되었다.경기 종료 후 팬심은 들끓다 못해 폭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는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을 향한 성토의 장으로 변했다. "우리 엄마도 나를 저렇게까지 믿지는 않는다", "김서현만 한화 선수인가"와 같은 조롱 섞인 비판은 물론, "이승엽 신화에 취해 팀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쏟아졌다. 특히 패배 후 "8회는 잘 막지 않았느냐"는 김 감독의 발언은 불타는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결과의 책임을 외면하고 과정의 일부만을 긍정하려는 듯한 태도는 팬들에게 더 큰 실망과 분노를 안겨주었다. 감독의 신뢰와 팬들의 인내심 사이의 괴리가 극명하게 드러난 순간이었다.김경문 감독의 야구 인생을 관통하는 '믿음의 야구'라는 철학이 최대의 시험대에 올랐다. 그의 신념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영광스러운 기억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이승엽을 끝까지 기용해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성공 신화는 그의 지도자 인생에 가장 빛나는 훈장이자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하지만 2025년의 포스트시즌은 17년 전의 올림픽 무대와는 다르다. 시즌 내내 제구 불안과 심리적 기복을 노출했던 젊은 투수 김서현은 해결사 이승엽이 아니며, 패배가 곧 탈락으로 이어지는 단기전 마운드는 믿음보다는 냉철한 결단이 요구되는 자리다. 한때 미덕으로 칭송받던 믿음은 이제 '고집'과 '집착'이라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이제 한화 이글스에게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5차전, 단 한 번의 패배로 한 시즌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외나무다리 승부만이 남았다. 야구 팬들의 모든 시선은 이제 김경문 감독의 더그아웃을 향한다. 그는 과연 자신의 야구 철학을 끝까지 밀어붙일 것인가, 아니면 비판을 수용하고 변화를 선택할 것인가. 이 결정에 따라 한화의 운명은 물론, '명장' 김경문 감독의 '믿음의 야구' 역시 재평가받게 될 것이다. 팀의 가을 야구 운명이 그의 마지막 선택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