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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매매' 제재받은 캄보디아 범죄조직, 서울 한복판에 '유령 사무실' 차렸다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사기와 인신매매 등 각종 범죄를 일삼아 미국과 영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악명 높은 '프린스 그룹'이 대한민국 심장부인 서울에까지 손을 뻗친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17일 밝힌 바에 따르면, 프린스 그룹의 부동산 개발 계열사인 '프린스 리얼 이스테이트 그룹'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 중구 순화동에 한국 사무소를 운영 중이라고 버젓이 안내하고 있었다. 이들이 기재한 전화번호는 캄보디아 국가번호를 사용하고 있어 국내에서의 정상적인 영업 활동 여부에 대한 의구심을 키운다.

 

서 의원실이 직접 해당 주소지를 찾아 확인한 결과, 사무실은 여러 업체가 함께 입주해 있는 공유 오피스 형태로, 프린스 그룹의 실제 영업 여부를 현장에서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홈페이지에 기재된 전화번호 역시 연결되지 않아 실체가 불분명한 '유령 사무실'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들의 한국 내 활동 흔적은 곳곳에서 발견됐다. 프린스 리얼 이스테이트 그룹은 지난 5월 한국에서 전시장을 열었다고 스스로 홍보했으며, 8월에는 서울에서 갤러리 행사를 개최하는 등 국내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활동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2022년에는 캄보디아 한국상공회의소와 교류를 가졌던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이들의 국내 네트워크 구축 시도가 꾸준히 이어져 왔음을 짐작게 한다.

 


서범수 의원은 프린스 그룹, 특히 부동산 계열사가 해외에서 주로 자금 세탁의 창구로 활용된 정황이 짙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내에서도 유사한 불법 행위가 벌어졌을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제적인 범죄 조직이 한국을 자금 세탁의 경유지나 은신처로 삼으려 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단순한 부동산 투자 유치를 넘어, 국내에 유입된 이들의 자금이 범죄 수익과 연관되어 있는지, 또 다른 불법 행위를 위한 통로로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안은 최근 정부가 캄보디아 현지에서 도피 생활을 하던 한국인 범죄자 60여 명을 대거 송환한 사건과 맞물려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 서 의원은 "현지에서 우리 국민을 구조하고 범죄자를 송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과 연계된 국내 범죄 커넥션을 찾아내 뿌리 뽑는 일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해외 범죄 조직이 한국 땅에서 사업을 영위하며 활동 기반을 마련했다는 사실 자체가 국가 안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관계 당국이 프린스 그룹의 국내 활동 전반을 샅샅이 훑어보고 범죄 연루 의혹을 한 점도 남김없이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넌 내란범이야!"…장동혁, 광주 5·18 묘역서 16분 만에 쫓겨나듯 퇴장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았지만, 5·18민주묘지 입구에서부터 거센 항의에 부딪히며 사실상 참배가 무산됐다. 6일 오후, 장 대표와 양향자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5·18 민주묘지에 도착하자, '민주의 문' 앞에서 대기하던 시민단체 회원 20여 명은 "내란 공조 장동혁은 물러가라", "5·18 모욕 말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들의 앞을 막아섰다. 현장에는 장 대표의 방문을 규탄하는 플래카드와 피켓이 내걸렸고, 일부 시민은 장 대표의 얼굴에 X 표시를 한 사진을 들고 "바퀴벌레 왔다", "감옥에나 가라"와 같은 격한 언사를 쏟아내며 지도부를 둘러쌌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경찰이 "허가받지 않은 시위"라며 자제를 요청했지만, 분노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져만 갔다.결국 장동혁 대표 일행의 묘역 진입은 순탄치 않았다. 방명록 작성을 생략한 채 민주의 문을 통과하려는 순간, 한 여성이 "내란범"이라고 울부짖으며 달려들었고, 이를 제지하는 경호대와 시민들이 뒤엉키며 극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양향자 최고위원이 인파에 밀려 넘어지며 엉덩방아를 찧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시위대는 장 대표의 옷을 잡아당기거나 길에 드러누워 진입을 막았고, 일부는 장 대표 명의로 도착한 근조화환을 훼손하는 등 격렬하게 저항했다. 추모탑까지 채 200m가 되지 않는 거리를 이동하는 데 10분이 넘게 걸릴 정도로 현장은 한 치 앞을 나아가기 어려웠다. 당초 계획했던 헌화와 분향, 박관현·윤상원 열사 묘역 참배 등은 모두 불가능해졌다.극심한 혼란 속에서 추모탑 앞에 겨우 도착한 장 대표 일행은 묵념으로 예를 갖추는 데 만족해야 했다. 현장에 도착한 지 약 16분 만인 오후 1시 55분, 장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침묵을 지킨 채 서둘러 버스에 다시 올랐다. 시민단체는 "장 대표를 물리쳤다"고 외친 뒤 해산했다. 이후 장 대표는 인근 교회 앞에서 별도의 입장을 발표하며 "영령들에게 헌화와 묵념으로 예를 갖추려 했지만 현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안타깝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5·18 정신은 어느 누구의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진정성이 아직 다 전달되지 않은 것 같지만, 마음이 전달될 때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이번 방문은 장 대표가 취임사에서부터 약속했던 '호남 동행' 의지의 첫걸음이었지만, 광주의 싸늘한 민심을 재확인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장 대표는 "매달 호남을 방문해 민생 현안을 챙기겠다"고 약속하며, 논란이 되는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서도 "국민의힘도 동의하는 바이지만, 헌법 개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아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향후 개헌 논의 시 여야 이견 없이 반영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진정한 화합과 국민통합의 이정표'가 되기를 바랐던 그의 첫 광주 방문은 결국 16분간의 격렬한 대치와 짧은 묵념만을 남긴 채 미완의 과제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