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성과 없으면 공천도 없다…자리만 지키던 지방의원들 '발등에 불' 떨어진 이유

 2026년 지방선거를 2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현역 선출직 공직자들의 옥석을 가릴 새로운 평가 기준을 확정하며 공천 혁신의 칼을 빼 들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사회적으로 높아진 유권자의 눈높이에 맞춰 ‘도덕성’과 ‘혁신’, 그리고 ‘성과’라는 세 가지 잣대를 더욱 엄격하게 들이대는 데 있다. 기존 평가의 큰 틀은 유지하되, 공직자의 책임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었는지를 집중적으로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유능한 인재를 공천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 현역 의원들에게는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도덕성’ 검증의 강화다. 기존에는 직계 가족의 비위 행위가 주된 검증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그 범위가 공직자를 둘러싼 친인척과 측근까지로 넓어졌다. 사실상 공직자의 사회적 관계 전반을 촘촘한 그물망으로 훑어보겠다는 의미로, 사소한 흠결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단체장 평가 기준 역시 대대적으로 손질됐다. 각종 재난·재해에 대한 위기 대응 능력과 사전 예방 노력이 새로운 평가 항목으로 추가됐으며, 실패한 정책이라도 그로부터 교훈을 얻어 개선하는 과정까지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특히 인구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귀촌·기업 유치 노력, 극성 민원에 시달리는 공무원의 인권을 보호하려는 노력, 당과의 정책 소통 강화 등 현실적인 지방 행정 과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중점적으로 살필 방침이다.

 


지방의원들에 대한 평가는 ‘일하는 의회’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름만 걸어놓고 의정활동에 소홀한 의원들을 걸러내기 위해, 지방의회의 핵심 기능인 입법 활동, 재정 기여, 행정사무감사 관련 항목의 배점을 대폭 상향했다. 얼마나 많은 조례를 대표 발의하고 통과시켰는지, 예산 심의 과정에서 불필요한 예산을 삭감하거나 지역에 필요한 예산을 얼마나 확보했는지, 그리고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얼마나 충실히 수행했는지를 구체적인 성과로 입증해야만 한다. 또한, 주민들과 얼마나 자주 소통하고 지역의 해묵은 현안을 공론화하여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 노력했는지도 주요 평가 지표로 삼아, 생활 정치와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평가 기준 개편이 시대적 변화와 국민의 기대를 충실히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자평했다. 당 관계자는 “선출직 공직자의 책임성과 도덕성, 혁신 행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새로운 공직 문화를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개편안은 현역 의원들에게는 더 높은 수준의 자기 검증과 성과 창출을 요구하는 ‘압박 카드’로, 당에게는 차기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인적 쇄신의 명분을 확보하는 ‘전략적 포석’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새로운 평가 잣대가 얼마나 엄정하고 공정하게 적용되느냐에 따라 민주당의 혁신 의지와 차기 지방선거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군 헬기까지 총동원…'산불과의 전쟁' 선포, 공주에서 무슨 일이?

 김민석 국무총리가 22일 충남 공주에서 열린 '산불진화 통합훈련' 현장을 찾아, 갈수록 대형화되고 빨라지는 산불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총력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김 총리는 산불 진화 작업으로 검게 그을린 헬기 동체를 직접 확인한 뒤 "산림청 진화 대원들이 얼마나 험한 현장에서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애썼는지 절감했다"며 현장 관계자들의 노고를 위로했다. 이어 "정부는 산불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한 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며,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닌 정부의 확고한 실천 약속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훈련은 산림청, 소방 등 유관기관 인력 250여 명이 참여해 실전을 방불케 하는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특히 김 총리는 기존의 산불 대응 방식으로는 더 이상 국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냉철한 현실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올봄 산불에서 볼 수 있듯이 그 양상이 '초고속', '초대형'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더는 한두 부처나 지자체가 이전의 방식으로 대응해서는 산불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켜낼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는 사실상 기존 대응 체계의 한계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산불 재난 대응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김 총리는 이러한 문제의식이야말로 "대통령께서 취임 직후부터 군 헬기 조기 투입 등 즉각적인 범부처 산불 진화 시스템 구축을 강조한 이유"라고 설명하며, 새로운 대응 체계 구축이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 사항임을 강조했다.이러한 정부의 새로운 대응 기조는 이날 30분간 진행된 통합 훈련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김 총리는 훈련에 앞서 산불진화차량, 기상관측차, 드론 등 첨단 장비들의 운용 현황을 꼼꼼히 점검하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진화 시스템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이어 시작된 훈련에서는 헬기에서 진화 대원들이 로프를 타고 하강(레펠)해 지상으로 신속하게 투입되는 초기 대응 장면이 연출됐다. 곧이어 소방헬기가 상공에서 정확하게 물을 투하하며 입체적인 진화 작전을 펼쳤고, 동시에 지상에서는 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불길이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방화선을 구축하는 등 일사불란한 통합 대응이 숨 가쁘게 이어졌다.김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특별한 당부 메시지를 전하며 범정부적 총력 대응 의지를 재차 확인시켰다. 그는 이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 직후 '군 헬기의 물 투하 등에 훈련이 필요하다'며 이번 훈련을 잘 챙겨봐 달라고 당부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는 산불 대응에 군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실전적인 훈련을 통해 그 효율성을 극대화하라는 최고 통수권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김 총리는 이를 바탕으로 ▲철저한 산불 예방 ▲가용 자원을 총동원한 초동 대응 ▲철저한 주민 대피체계 준비 ▲실전과 같은 훈련의 반복 등 4가지 원칙을 거듭 강조하며, 산불과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비전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