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오아시스 재결합 투어 상륙…팬들 ‘들썩’, 팝업 매진·신간 출간

 영국 브릿팝의 전설 오아시스가 16년 만의 내한 공연을 앞두고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역 인근에 공식 팝업 팬 스토어를 열었다. 2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릴 공연을 기념해 운영되는 이번 ‘오아시스 라이브 ’25 팬 스토어’는 16일부터 11일간 문을 연다. 개관 전부터 팬들은 ‘ㄱ’자 대기 줄을 이루며 열기를 증명했다.

 

매장 외관에는 오아시스 로고가 크게 배치됐고, 내부에는 앨범 재킷을 활용한 포토존과 라이브 영상 상영 공간이 마련됐다. ‘SEOUL’ 레터링이 들어간 서울 한정 투어 티셔츠를 비롯해 후드티, 맨투맨, 한정판 LP·CD, 텀블러, 마우스패드 등 다양한 굿즈가 판매된다. 아디다스와 협업한 컬래버 제품도 눈에 띈다. 운영은 회당 30분, 60명 정원으로 하루 18회 사전 예약제로 진행되며, 예약은 조기 마감됐다. 주최 측은 11일간 1만1천800명 이상 방문을 예상한다.

 

현장에는 세대와 지역을 아우른 팬들이 찾았다. 2000년대 학창 시절 오아시스를 접했다는 직장인 김도명(32) 씨는 “희망적인 노래가 귀에 꽂혔다. 이번 공연에서 ‘Acquiesce’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생 백승우(21) 씨는 “요즘 음악에선 드문 감성을 준다. 기타 사운드와 멤버들의 스토리가 특별하다”고 했다.

 


오아시스는 ‘Don’t Look Back in Anger’, ‘Live Forever’ 등 히트곡으로 누적 음반 9천만 장 이상을 기록한 브릿팝의 대표 밴드다. 2009년 해체 이후 15년 만에 재결합을 발표했고, 올해 7월 웨일스를 시작으로 아일랜드, 미국, 멕시코, 일본, 호주, 브라질, 한국 등 월드투어에 나섰다.

 

출간 소식도 팬심에 불을 지핀다. 공식 인터뷰집 ‘슈퍼소닉’(다산책방)은 동명 다큐 제작 과정에서 진행된 30시간 분량의 미공개 인터뷰를 담아, 노엘·리암 갤러거와 주변 인물의 증언으로 1996년 넵워스 공연까지의 질주를 복원한다. 사진집 ‘오아시스’(서해문집)는 사진가 질 퍼마노브스키의 렌즈로 포착한 무대와 백스테이지, 스튜디오 기록 500여 장을 통해 1994년 데뷔부터 2025년 재결합 투어까지 30여 년의 궤적을 압축했다.

 

공연을 앞둔 서울은 벌써 오아시스의 시간으로 물들고 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순간을 붙잡으려는 팬들의 행렬이, 전설의 귀환을 증명한다.

 

정청래 리더십 '적신호'…민주당, 당원 뜻 거스르고 개혁에 제동 걸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원 민주주의 강화를 내걸고 추진했던 핵심 공약,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도입이 당 중앙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끝내 좌초됐다. 당 대표의 역점 사업이 당내 핵심 기구에서 부결되면서, 정 대표의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중앙위원회 회의를 열고, 전당대회 표의 등가성을 맞추는 것을 골자로 한 당헌 개정안을 상정했으나, 투표 결과 통과에 필요한 의결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했다.이날 투표는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기초자치단체장, 지역위원장 등 총 596명의 중앙위원을 대상으로 4시간 30분 동안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명(72.65%), 반대 102명(27.35%)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투표 참여자만 놓고 보면 4명 중 3명 가까이가 찬성 의사를 밝힌 압도적인 결과였지만, 당헌 개정안 통과 요건인 '재적 위원 과반수(299명) 찬성'에는 22표가 모자랐다. 결국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223명의 중앙위원이 사실상 '소극적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과 같은 결과를 낳으며, 당 지도부의 개혁안에 제동을 건 셈이 됐다.'1인 1표제'는 그동안 당내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대의원 1표가 권리당원 수십 명의 표 가치를 가지는 현재의 제도가 민심을 왜곡하고 있다며, 당의 진정한 주인인 당원들의 의사를 직접 반영하기 위해 반드시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자칫 강성 당원의 목소리만 과도하게 반영시켜 당의 의사결정이 한쪽으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다양한 계층을 대변하는 대의원 제도의 순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이번 부결 사태는 당 지도부의 개혁 드라이브에 대한 당내 기득권의 보이지 않는 저항이 표면 위로 드러난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중앙위원이 투표 불참이라는 방식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은, 당내 권력 구조 재편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음을 시사한다. 한편, 이날 중앙위에서는 '1인 1표제'와 함께 상정된 내년 6·3 지방선거 공천 룰 관련 안건은 통과되어 일단 선거 준비 체제에는 돌입하게 됐지만, 당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둘러싼 내부 갈등의 불씨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