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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이 아니라 선수가 감독을 자른다?…K리그 챔피언 울산, 막장 드라마급 내부 폭로

 K리그1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하며 ‘울산 왕조’를 구축했던 울산HD가 창단 이래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한때 리그를 호령하던 디펜딩 챔피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현재 9승 10무 13패(승점 37)로 10위까지 추락하며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스플릿 시스템이 도입된 2012년 이후 전 시즌 우승팀이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며,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K리그2 팀과 생존을 건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러야 할 수도 있다. 불과 1년 만에 벌어진 왕조의 몰락은 단순한 성적 부진을 넘어선, 구단 내부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했음을 암시하고 있다.

 

이 충격적인 추락의 배경에는 감독의 권위를 송두리째 흔든 ‘선수 항명’ 사태가 있었다는 폭로가 나오며 파문이 일고 있다. 최근 경질된 신태용 전 감독은 한 인터뷰를 통해 일부 고참 선수들이 자신을 건너뛰고 구단 수뇌부와 직접 소통해 경질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발단은 지난 1일 상하이 선화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 후 신 감독이 “대대적인 물갈이”를 언급한 기자회견 발언이었다. 이 발언에 격분한 한 고참 선수가 선수단 회의를 소집해 “감독과 같이 못 갈 사람 손들어라”며 여론을 형성했고, 이 결과를 김광국 당시 대표이사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것이다.

 


신 전 감독의 주장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선수 측의 이야기만 듣고 사실관계 확인이나 면담 절차도 없이 그에게 곧바로 경질을 통보했다. 신 감독은 “감독을 만나도 인사조차 하지 않는 고참 선수들이 있다”며 “팀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이처럼 구체적인 정황이 폭로됐음에도 울산 구단 측은 “경질 사유는 성적 부진”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며 “지금은 1부 리그 생존이 먼저”라며 추가적인 해명을 거부하고 있다. 구단의 침묵 속에서 팬들은 감독 경질을 주도한 ‘그 고참’이 누구인지를 추적하며 논란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한 시즌에 감독이 두 번이나 경질되는 비정상적인 상황, 감독의 지휘권이 무너진 어수선한 선수단 분위기, 그리고 리더십 부재를 드러낸 구단 행정력까지, 울산HD는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이런 혼란 속에서 팀은 오는 18일 상위 스플릿 진출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는 광주FC와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쳐야 한다. 강등권 탈출을 위해 1승이 절실하지만, 내부부터 무너져 내린 팀이 과연 위기 상황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은 기대보다 우려가 가득한 채로 경기장으로 향하고 있다.

 

에어컨 껐더니 '요금 폭탄'…할인 끝나자 14.4% 폭등한 전기료의 역습

 지난 8월, 0.1% 하락하며 잠시 안정되는 듯했던 생산자물가가 한 달 만에 다시 고개를 들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상승하며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잠시나마 물가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이번 상승의 이면에는 우리 생활과 직결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특히 이번 상승세 전환은 특정 품목의 가격 급등이 지수 전체를 끌어올린 결과로 분석되어, 가계가 체감하는 물가 압박은 수치보다 더욱 클 것으로 우려된다.이번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단연 전기요금이었다. 주택용 전력 요금이 전월 대비 무려 14.4%나 급등하며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는 새로운 요금 인상이 아닌, 일종의 '기저효과'에 따른 결과다. 정부가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 7~8월, 서민들의 냉방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시적으로 적용했던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 구간 완화 조치가 지난달로 종료되었기 때문이다. 할인 혜택이 사라지자 정상화된 요금이 마치 큰 폭으로 인상된 것처럼 지수에 반영된 것이다. 여름 내내 에어컨 가동으로 늘어난 전기요금 고지서에 한숨 쉬었던 가정이, 이제는 할인 종료라는 또 다른 복병을 만난 셈이다.밥상 물가 역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0.4% 오르며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특히 서민들의 주식인 쌀 가격이 4.7%나 올랐고, 쌈 채소의 대표 격인 상추는 무려 38.9%나 폭등하며 가계에 큰 부담을 안겼다. 육류 가격도 심상치 않았다. 명절 수요가 몰리면서 쇠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이 각각 6.9%, 3.3%씩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쌀의 경우 지난해 생산량 감소 여파가 이어진 데다 햅쌀이 본격적으로 출하되기 전이라는 시기적 요인이 겹쳤고, 육류는 명절 특수가 가격을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매일 마주하는 식탁 위 먹거리들의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다.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 비용 부담도 커졌다. 서비스 부문 물가 역시 전월 대비 0.4% 상승했는데, 여기에는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이동통신 요금 등이 포함된 정보통신 및 방송 서비스 요금 상승(4%)이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생산 단계를 넘어 국내 시장에 공급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전반적인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국내공급물가지수 역시 0.1% 상승했다. 원자재를 가공한 중간재(0.2%)와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구매하는 최종재(0.3%) 가격이 모두 올랐다는 것은, 생산자 단계에서 시작된 가격 인상 압력이 시차를 두고 소비재와 서비스 가격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역시 상승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불길한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