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서울은 이미 불장"…133.4 찍은 매수 심리, 수도권 집값 폭등 전조되나

 얼어붙었던 전국 주택 매매 시장에 다시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국토연구원이 17일 발표한 '9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7.5를 기록하며 한 달 전보다 6.1포인트 상승했다. 이로써 시장의 심리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가 기존의 '보합 국면'에서 '상승 국면'으로 공식 전환되었다. 부동산 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5를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상승, 95에서 115 사이는 보합, 95 미만은 하강 국면으로 해석하는데, 정부의 연이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여자들의 매수 의지가 다시금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뚜렷한 신호다.

 

이번 상승 국면 진입은 최근 몇 달간 냉온탕을 오가던 시장 심리가 방향을 굳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시장은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을 앞두고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렸던 지난 6월, 지수가 124.3까지 치솟으며 뜨거운 상승 국면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곧이어 발표된 6·27 대책의 영향으로 7월에는 110.5까지 지수가 급락하며 곧바로 보합 국면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처럼 강력한 규제책에 잠시 주춤했던 시장이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반등에 성공하며 상승 국면으로 복귀한 것은, 그만큼 시장 내에 잠재된 매수 대기 수요가 탄탄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상승세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이른바 '양극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주택 매매소비심리지수는 114.7에서 121.7로 7포인트나 급등하며 확실한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 서울이 122.7에서 133.4로 폭등하며 시장을 이끌었고, 경기(113.0→119.2)와 인천(100.9→102.3)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비수도권은 107.3에서 112.0으로 소폭 오르는 데 그치며 여전히 보합 국면에 머물러, 수도권과의 뚜렷한 온도 차를 보였다. 다만 지방에서도 전북(99.5→122.7)과 세종(108.3→119.0) 등 일부 지역은 수도권 못지않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지역별 편차를 키웠다.

 

다만 주택 매매 시장의 열기가 부동산 시장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 매매 시장과 달리 전국 주택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3.4에서 106.2로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보합 국면을 유지했다. 주택과 토지를 모두 포함한 전국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 역시 109.1로 전월 대비 4.0포인트 오르는 데 그치며 보합권에 머물렀다. 이는 현재 시장의 상승세가 매매, 그중에서도 수도권에 집중된 국지적인 현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뜨거워지는 매매 심리와 아직은 차분한 전세 및 토지 시장 사이의 간극이 앞으로 전체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법안도 안 읽고"...의원 호통에 현직 고등법원장 '진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열린 21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안을 두고 여야의 격렬한 공방이 펼쳐졌다. 민주당은 12·3 계엄 사태와 같은 사건을 전담할 내란전담재판부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국민의힘은 이러한 시도가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발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양측의 팽팽한 대립 속에서 고위 법관들은 헌법적 원칙을 내세우며 신중하면서도 우려 섞인 입장을 내비쳐 국감장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질의의 포문을 열며 대전과 대구 고등법원장에게 내란전담재판부와 재판소원 도입이 위헌이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법원장들이 '위헌에 대한 의문 제기가 가능하다'거나 '내용에 따라 위헌 가능성이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자, 이 의원은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진성철 대구고법원장이 재판소원 내용을 언론 보도로만 접했다고 답하자, 그는 "정확히 알고 말해야 한다"며 법안의 취지는 헌법과 법률을 명백히 위반한 판결로 기본권이 침해됐을 때로 한정하는 것인데 무엇이 위헌이냐고 강하게 따져 물었다.반격에 나선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 역시 두 고등법원장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며 민주당의 개혁안이 가진 문제점을 부각했다. 법원장들은 특정 사건을 위해 재판부가 미리 정해지는 것은 재판부 구성의 헌법적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으며,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지위를 규정한 헌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박 의원은 이를 근거로 민주당의 구상이 사법부를 자신들의 의지대로 재편하려는 '사법파괴 선언'이자 '베네수엘라 모델'이라고 맹비난하며, 이재명 정부가 들어설 경우 대법원이 특정 성향의 법관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까지 제기했다.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법관 개인의 비위 문제도 함께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오창훈 제주지법 판사의 근무 중 음주 행위와 고압적 태도, 회식비 스폰 요구 의혹 등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이흥권 제주지법원장이 '주의 촉구 의견으로 엄히 훈계했다'고 해명하자,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그것이 징계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근무 시간에 술을 마셔도 되느냐, 법적 근거가 없다면 관련 법을 강화해 주겠다"고 꼬집었다. 결국 이 법원장은 "소속 법관의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