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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노소영 '쩐의 전쟁' 마침표! 8년 싸움 끝, 누가 '돈벼락'?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상고심 판결이 오늘(16일) 내려지며, 8년 3개월간 이어진 법정 다툼이 최종 결론을 맞는다. 1심과 2심의 재산분할 규모 차이가 약 1조 3150억원에 달해, 대법원의 최종 판단에 재계와 법조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대법원 제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최 회장 이혼 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핵심 쟁점은 최 회장 소유 SK 주식의 '특유재산' 인정 여부와 SK그룹 성장에 대한 노 관장의 기여도 범위다.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원이 SK그룹 종잣돈이 됐다는 항소심 판단, 그리고 항소심 판결문 경정 과정의 주가 산정 오류에 대한 대법원 언급 여부도 주요 관심사다.

 

최 회장은 2017년 7월 이혼 조정을 신청했고, 노 관장은 2019년 2월 이혼에 응하며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 보유 SK 주식 절반 분할을 요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2022년 12월 6일, 1심 서울가정법원은 SK 주식을 '특유재산'으로 판단,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하며 최 회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655억원의 재산 분할만을 인정했다. 이에 노 관장은 항소하며 재산 분할 요구액을 2조원으로 상향했다.

 


그러나 2024년 5월 30일, 2심 서울고법은 1심 결론을 완전히 뒤집었다. 재판부는 노 관장이 SK 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인정, 최 회장이 위자료 20억원과 1조3808억원의 재산을 노 관장에게 분할하라고 판결했다. 특히 2심에서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원이 SK그룹 성장의 '종잣돈'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일부 받아들여졌다.

 

항소심 과정에서 주가 산정 오류 정정 논란도 있었다. 2심 재판부가 1998년 SK 주가를 100원에서 1000원으로 고쳤고, 이로 인해 선대 회장 기여도는 증가, 최 회장 기여도는 감소했다. 재판부는 "중간단계 계산 오류를 수정한 것"이며 "재산분할 비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늘 대법원 판결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오랜 이혼 소송에 종지부를 찍고, 재벌가 이혼 소송의 재산분할 기준에 중요한 선례를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1조원 넘는 재산 분할 규모, 특유재산 인정 여부, 전직 대통령 비자금의 기업 성장 기여도 인정 등 첨예한 쟁점들이 어떻게 결론 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1분간의 사이렌이 서울을 삼켰다…광화문 뒤덮은 흐느낌의 정체

 29일 오전 10시 29분, 서울 전역에 울려 퍼진 1분간의 사이렌 소리는 3년 전 그날의 비극을 다시금 일깨웠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소리는 광화문광장의 소음을 집어삼킬 만큼 거대했고, 묵념하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끝내 참지 못한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정부와 유가족이 함께 마련한 기억식 ‘별들과 함께, 진실과 정의로’에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와 국내외 유가족, 그리고 비극을 함께 기억하려는 시민들이 모여 슬픔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애국가를 부르며 눈물을 닦아내거나, 가슴에 단 추모 배지를 매만지며 떠나간 이들을 기렸다. 그날의 충격과 슬픔은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었다.기억식에 모인 이들의 가슴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아픔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3년 전 참사로 조카의 아들을 잃은 A씨는 코로나19로 마음껏 놀지 못했던 아이가 친구들과 이태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며, 이 말도 안 되는 사고의 진실을 밝히는 것만이 아이에게 미안함을 더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었다. 참사 전날 바로 그 골목에서 식사를 했다는 원서연 씨는 “이태원 참사는 인재이며, 얼마든지 우리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단언하며,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자녀가 희생자들과 비슷한 또래라 남 일 같지 않아 참석했다는 정영희 씨의 이야기처럼, 광장은 직접적인 관계를 떠나 사회적 아픔에 공감하는 이들의 눈물로 채워졌다.같은 시각, 비극의 현장이었던 용산구 이태원동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역시 추모의 발길로 가득 찼다. 사이렌이 울리기 전부터 스님들의 추모 법회가 이어졌고, 벽면에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노란 메모지가 빼곡하게 붙어 3년 전의 아픔을 증언했다. 인근 편의점은 ‘추모의 마음을 담아 준비했다’는 문구와 함께 헌화용 국화가 담긴 사탕통을 가게 앞에 내놓아 오가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편의점 직원은 유가족보다 힘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이태원 상인회 역시 최선을 다해 돕고 있다고 전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이곳을 찾아 헌화하고 묵념하며, 비극의 기억이 세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참사의 기억은 3년이 지난 지금도 생존자와 목격자들의 삶을 송두리째 붙들고 있었다. 참사 당일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했던 엘리자베스 브락씨는 트라우마 치료에도 호전이 없다며 인터뷰 내내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경찰 4명이 전부였던 현장은 혼돈 그 자체였다”고 회상하며, 45분간 필사적으로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끝내 그를 살리지 못했던 절망의 순간을 증언했다. 그의 생생한 증언은 이태원 참사가 단순한 사고가 아닌, 막을 수 있었던 사회적 재난이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진실과 정의’를 향한 외침이 왜 멈출 수 없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