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정책 소외됐던 4050, 918억 받고 '핵심 인재'로…부산의 역발상 통할까?

 부산시가 35세 이상 55세 미만, 이른바 '끼인세대'를 위한 대규모 지원책을 발표하며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이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14일 발표된 '제1차 부산시 끼인세대 지원 종합계획'은 2028년까지 총 91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이들을 단순한 '낀 세대'가 아닌 사회의 핵심 동력인 '키(Key) 세대'로 발돋움시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담고 있다. '생애주기 지원 실현으로 다함께 행복한 부산'이라는 비전 아래, 일자리부터 역량 개발, 주거 안정, 문화생활, 출산 및 양육, 그리고 노후 준비와 건강에 이르기까지 삶의 전반을 아우르는 6대 분야 32개 맞춤형 지원사업이 촘촘하게 설계되었다. 이는 청년과 노년층에 집중되었던 기존의 복지 정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의 허리 역할을 하면서도 정작 정책적 배려에서는 소외되었던 중장년층을 본격적으로 끌어안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종합계획의 핵심은 단연 '일자리'와 '역량 개발'에 맞춰져 있다. 급변하는 노동 시장 속에서 중장년층이 겪는 고용 불안과 재취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4050 채용촉진 지원사업'을 필두로 이·전직 지원, 디지털 기술 활용 교육, 맞춤형 일자리 창출 등 6개 사업이 추진된다. 이는 단순히 일자리를 알선하는 수준을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직무 능력을 갖추도록 돕겠다는 의지다. 또한, 2026년부터는 '직장인 직업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신설하여 재직자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고, 평생교육의 기회를 확대하는 등 4개 지원사업을 통해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러한 지원은 끼인세대가 경제적 안정을 도모하고, 나아가 부산 경제의 활력을 제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적 안정과 더불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지원책도 눈에 띈다. 주거 불안 해소와 금융 지원을 위해 '폐업소상공인 희망두배통장 지원사업' 등 5개 사업이 마련되었으며, 이는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놓인 소상공인들에게 재기의 발판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바쁜 일상에 지친 끼인세대가 문화와 여가를 즐기며 재충전할 수 있도록 '부산형 어린이 패스트트랙'을 포함한 7개의 지원사업이 새롭게 추진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부산 40+ 산모 행복 패키지 지원사업'이다. 최근 40대 임신과 출산이 증가하는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여, 고령 산모의 안전하고 건강한 출산을 지원하는 3개 사업을 별도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부산시의 세심한 정책적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이는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의 이번 종합계획은 '끼인세대'라는 용어가 상징하는 사회적 소외감을 해소하고, 이들을 우리 사회의 핵심 구성원으로 재조명하려는 중요한 시도라 할 수 있다. 이준승 부산시 행정부시장이 "지속적인 신규사업 발굴을 통해 사회통합과 경제활력 제고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계획이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보완되고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918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이번 종합계획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부산의 '끼인세대'가 진정한 '키(Key) 세대'로 거듭나고, '다함께 행복한 부산'을 만들어가는 주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알고 보니 새빨간 거짓말…안세영 '인사 패싱' 논란, 1년 만에 밝혀진 전말

 지난해 9월, 파리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이 채 가시기도 전에 대한민국 배드민턴계는 큰 홍역을 치렀다. 대표팀 운영의 난맥상을 용기 있게 고발했던 안세영을 향해 대한배드민턴협회 고위 관계자가 국정감사장에서 "선배와 코치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폭탄 발언을 던진 것이다. 올림픽 이후 부상 치료를 마치고 복귀한 덴마크 오픈에서의 일을 콕 집어 제기된 이 주장은 내부 고발자에 대한 '괘씸죄'가 적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기에 충분했다. 세계 챔피언을 한순간에 예의 없고 교만한 선수로 낙인찍으려는 듯한 발언에 국정감사장은 술렁였고, 이는 곧장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섰다.협회 관계자의 공격은 집요했다. 그는 안세영이 장재근 당시 선수촌장에게도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덧붙이며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는 장 전 촌장이 직접 "그런 사실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하면서 곧바로 새빨간 거짓말로 탄로 났다. 국회의원들은 "세계적인 스타를 인격적으로 저격하고 왕따시키는 것"이냐며 강하게 질타했지만, 해당 관계자는 "인사를 안 한다고 말한 것과 인격 모독은 다르다"며 끝까지 자신의 발언을 정당화하려 했다. 실력으로 국위를 선양한 선수에게 '인사'라는 지극히 주관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려 했던 협회의 구태의연한 행태는 많은 이들에게 실망과 분노를 안겼다.그로부터 1년이 흐른 지금, 안세영은 코트 안팎에서 완벽하게 다른 서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지난 26일 막을 내린 프랑스 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은 물론, 경기장 곳곳에서 보여준 그의 행동은 1년 전의 모함이 얼마나 터무니없었는지를 증명한다. 1라운드에서 완패한 인도의 하위 랭커 안몰 카르는 "안세영이 경기 전 따뜻한 말을 많이 건네줘 좋았다"며 세계 1위의 격려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그는 4강과 결승에서 만난 숙명의 라이벌 천위페이와 왕즈이를 향해서도 SNS를 통해 진심 어린 존중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최근에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선수위원으로 선출되어 전 세계 동료 선수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중책까지 맡게 됐다. 이는 그의 리더십과 인품을 동료 선수들이 얼마나 깊이 신뢰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실력과 인성 모든 면에서 세계적인 귀감이 되는 선수를, 불과 1년 전 같은 나라의 어른들은 '싸가지 없는 선수'라는 낙인을 찍고 사실상 집단 린치를 가하려 했다. 1년의 시간을 두고 극명하게 엇갈린 평가는, 과연 누가 진정으로 한국 배드민턴의 명예를 실추시켰는지 우리에게 되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