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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루마니아!"…유럽의 대이변이 살려낸 홍명보호의 2포트 희망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5라는 충격적인 대패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본선 조 추첨 2포트 진입 가능성은 오히려 높아지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됐다. 월드컵 본선에서 소위 '죽음의 조'를 피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조 추첨 포트 배정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 FIFA 랭킹을 기준으로 포트를 배정함에 따라, 한국은 사상 첫 2포트 진입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10월 A매치 2연전을 준비했다. 현재 FIFA 랭킹 23위를 유지한다면 2포트 진입이 확정적인 상황이었기에, 브라질전 대패는 뼈아픈 결과였다.

 

브라질전 패배로 한국의 FIFA 랭킹 포인트는 1593.19점에서 1589.75점으로 3.44점 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랭킹 경쟁을 벌이던 국가들이 약진하며 한국의 턱밑까지 추격해왔다. 24위 에콰도르는 16위 미국과 무승부를 거두며 랭킹 포인트를 1588.82점으로 끌어올렸고, 25위 호주 역시 26위 캐나다를 꺾고 1588.25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23위 한국과 25위 호주의 격차는 단 1.5점 차이로 좁혀지며, 파라과이전 결과에 따라 2포트 진입의 꿈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다.

 


암울한 전망이 드리워진 가운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바로 유럽에서 대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한국보다 한 계단 높은 22위였던 오스트리아가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FIFA 랭킹 51위의 복병 루마니아에 0-1로 덜미를 잡히며 랭킹 포인트가 대폭락했다. A매치는 경기 중요도에 따라 포인트 배점이 다른데, 친선전 패배보다 월드컵 예선과 같은 주요 대회에서의 패배는 훨씬 큰 폭의 랭킹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 패배로 오스트리아는 무려 14.88점의 포인트를 잃으며 예상 점수가 1586.98점까지 추락했다.

 

결과적으로 오스트리아가 25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23위였던 한국은 오히려 22위로 한 계단 올라설 발판이 마련됐다. 브라질에 당한 굴욕적인 대패에도 불구하고, 루마니아의 의도치 않은 도움으로 2포트 진입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 기회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파라과이전에서 반드시 승점 3점을 챙겨야만 한다. 바짝 추격해온 에콰도르와 호주, 그리고 약체 키프로스와의 경기에서 승리가 유력한 오스트리아의 반격을 뿌리치고 2포트를 사수하기 위해서는 이제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해졌다.

 

박지성 넘어 UCL 우승! 이강인, 아시아 올해의 국제 선수 등극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이자 현재를 이끄는 미드필더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망) 선수가 202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남자 부문 아시아 올해의 국제 선수로 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는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이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결과다.AFC는 17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파하드 문화센터에서 성대하게 열린 'AFC 어워드 리야드 2025' 시상식에서 이강인의 2024-2025시즌 눈부신 활약을 높이 평가하며 이 영예로운 상을 수여했다고 발표했다. 이강인은 최종 후보에 함께 이름을 올렸던 이란의 메흐디 타레미(당시 인터밀란, 현 올림피아코스)와 일본의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아시아 최고의 국제 선수 자리에 올랐다.이번 수상으로 한국 선수들은 AFC 올해의 국제선수상을 4년 연속으로 차지하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다. 2019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2022년 김민재(나폴리), 2023년 손흥민(토트넘, 현 로스앤젤레스FC)에 이어 이강인까지, 한국 축구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연속 수상 행진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24세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은 2024-2025시즌 파리 생제르망(PSG)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소속팀 PSG는 프랑스 리그1 우승을 포함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트로페 데 샹피옹, 쿠프 드 프랑스 등 주요 대회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쿼드러플(4관왕)'이라는 경이로운 업적을 달성했다. 이강인은 이 모든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팀의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특히 이강인은 유럽 무대에서의 개인적인 기록도 빛났다. 2024-2025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그를 박지성 선수에 이어 UCL 우승을 경험한 두 번째 한국 선수로 만들었다. 또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득점을 기록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새기며, 아시아 축구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AFC는 이강인에 대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창의적인 플레이메이커로서 프랑스와 유럽 무대에서의 성공을 통해 아시아 축구의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고 극찬했다. 그의 뛰어난 기술과 경기 운영 능력은 이미 2019년 AFC 올해의 남자 청소년 선수상 수상과 2019년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 및 골든볼 수상으로 일찌감치 인정받은 바 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그의 재능과 노력이 이제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하는 결실을 맺은 것이다.한편, 이번 'AFC 어워드 리야드 2025'에서는 이강인 선수 외에도 다양한 부문에서 아시아 축구를 빛낸 스타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25년 AFC 올해의 남자 선수상은 2024-2025시즌 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10골로 득점왕에 오른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렘 알 도사리(알 힐랄)에게 돌아갔다. 일본의 하나 다카하시(우라와 레즈)는 2025년 AFC 올해의 여자 선수로 선정되었으며, 북한의 최일선이 올해의 청소년 선수 여자 부문을 차지했다. 여자 국제선수상은 하마노 마이카(첼시)가, 남자 청소년 부문에서는 호주의 알렉스 바돌라토(뉴캐슬 제츠)가 각각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이강인의 이번 수상은 그 개인의 영광을 넘어, 한국 축구가 세계 축구의 중심에서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다. 그의 활약은 앞으로도 한국 축구의 발전과 아시아 축구의 위상 강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