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비타민C, 감기 예방 넘어 전신 건강 지키는 '만능 영양소'의 재발견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영양소가 있다. 바로 감기 예방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비타민C이다. 하지만 이 필수 영양소는 단순한 감기 예방을 넘어 우리 몸의 다양한 생체 기능을 유지하고 건강을 지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전문가들은 비타민C를 '세포 손상 방지, 철분 흡수 촉진, 피부 및 관절 건강 유지 등 전신 건강에 관여하는 강력한 항산화 영양소'로 정의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비타민C는 우리 몸의 최전방 방어선인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피부 장벽을 튼튼하게 하여 외부 세균과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고, 백혈구와 같은 면역세포의 기능을 활성화하여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높인다. 비타민C가 부족하면 감염에 취약해질 뿐만 아니라 피로감, 상처 회복 지연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체내에서 발생하는 유해 활성산소를 중화하고 염증 반응을 효과적으로 조절하여, 심혈관 질환이나 암과 같은 만성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특히 비타민C는 식물성 식품에 풍부한 '비(非)헤므철'의 흡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시금치, 렌틸콩 등 철분이 많은 채소를 섭취할 때 오렌지, 키위와 같은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을 함께 먹으면 철분 결핍성 빈혈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흥미롭게도 일부 연구에서는 비타민C가 환경 오염 물질인 납(鉛)의 체내 흡수를 줄이고 배출을 돕는 등 중금속 해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피부, 관절, 혈관 등 우리 몸의 주요 조직을 구성하는 핵심 단백질인 콜라겐은 비타민C 없이는 합성될 수 없다. 비타민C는 콜라겐 생성 과정에 필수적인 조효소로 작용하여, 피부 탄력 유지, 상처 치유 촉진, 잇몸 건강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비타민C 결핍 시 잇몸 출혈, 피부 트러블, 관절 통증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 완화 및 연골 건강 유지에도 비타민C 보충이 유의미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은 산소를 소모하는 기관 중 하나로, 산화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비타민C는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하여 뇌세포를 유해 활성산소로부터 보호하고, 신경전달물질의 생성에도 관여하여 기억력 저하나 인지 기능 감소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미국 NHANES 연구에서는 하루 약 500mg 이상의 비타민C를 꾸준히 섭취한 고령층에서 인지 저하율이 유의미하게 낮게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다.

 

그렇다면 비타민C는 얼마나 섭취해야 할까? 성인 남성의 하루 권장 섭취량은 90mg, 여성은 75mg이다. 임신 중에는 85mg, 수유 중에는 120mg으로 필요량이 증가한다. 과다 섭취 시 설사, 복통, 구역감 등의 위장 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1일 상한 섭취량인 2,000mg을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건강한 성인은 오렌지, 자몽 등 감귤류 과일, 키위, 딸기, 파프리카, 브로콜리, 양배추 등 십자화과 채소와 같은 자연식품만으로도 충분한 비타민C를 섭취할 수 있다. 특히 반 컵 분량의 키위 하나만으로도 하루 필요량의 150% 이상을 채울 수 있을 정도로 함량이 높다. 영양학자들은 '균형 잡힌 식단만으로도 충분하며, 보충제를 무조건 복용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다만 흡수 장애가 있거나 흡연자, 임신부, 특정 질환으로 인해 필요량이 늘어난 경우에는 의사 또는 약사와 상담 후 보충제 섭취를 고려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철분 과다증(혈색소증)이 있는 사람은 비타민C가 철분 흡수를 촉진하므로 과잉 섭취가 오히려 해로울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비타민C는 감기 예방을 넘어 면역력 강화, 철분 흡수, 콜라겐 합성, 뇌 건강까지 우리 몸 전반의 건강을 지키는 데 필수적인 영양소이다. 다가오는 감기철, 맛있는 제철 과일과 채소를 통해 비타민C를 충분히 섭취하며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길 바란다.

 

줄 서서 먹는 '런던베이글', 그 뒤에선 20대 청년이 죽어갔다

'베이글 열풍'의 진원지로 불리는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일하던 26세 청년이 극심한 과로에 시달리다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다. 정의당과 진보당 등 야당은 지난 7월 발생한 이 비극적인 사건을 공론화하며, 회사가 청년 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만의 가게를 열겠다는 꿈을 안고 성실히 일해왔던 한 청년이 입사 14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화려한 '핫플레이스'의 이면에 가려진 열악한 노동 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고인이 겪었던 노동 강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발표에 따르면, 고인은 사망 직전 주당 58시간에서 최대 80시간에 달하는 살인적인 업무량에 시달렸다. 특히 사망 바로 전날에는 아침 9시에 출근해 자정이 다 되어서야 퇴근하며 15시간 넘게 일했고, 이 과정에서 끼니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심지어 사망 닷새 전에는 21시간 연속 근무라는 비상식적인 상황까지 내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직전 1주간의 노동시간은 이전 12주 평균보다 37%나 급증했는데, 이는 만성적인 과로 상태에 급성 과로가 겹치면서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추정에 힘을 싣는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과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노동 착취 시스템의 결과물일 수 있다는 점이다. 고인의 근로계약서는 이미 주 52시간 상한제를 위반하는 주 14시간 이상의 초과근로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실제 근무 시간은 계약서상의 시간을 훨씬 웃돌았다. 또한, 입사 후 14개월 동안 강남, 수원, 인천 등 4곳의 지점으로 계속해서 근무지를 옮겨 다녀야 했고, 그때마다 근로계약서를 세 번이나 새로 작성하는 등 불안정한 고용 상태에 놓여 있었다. 유족이 산업재해를 신청했지만, 회사 측은 과로사를 부인하며 근로시간 입증 자료 제출조차 거부하고 있어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정치권은 이번 사건을 '탐욕이 만들어낸 살인'으로 규정하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진보당은 "청년의 노동과 목숨을 브랜드의 원가로 삼은 명백한 기만이자 폭력"이라며 고용노동부의 전면적인 근로감독과 책임자 엄벌을 촉구했다. 2021년 안국동의 작은 가게로 시작해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고, 최근 수천억 원대에 매각되기까지 한 성공 신화의 그늘에서 한 청년이 스러져 갔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청년 노동 착취 문제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