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불의고리 비상! 해외여행 계획, 잠시 멈춤?

 2025년 10월 태평양을 둘러싼 거대한 지진대, 이른바 '불의 고리'가 잠에서 깨어난 듯 전례 없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필리핀,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규모 5를 넘어서는 강진이 속출했으며, 이러한 지각 변동의 여파는 한반도에까지 중규모 지진으로 전달되며 '지진 안전지대'라는 통념에 강력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이달 1일, 필리핀 세부 북북동쪽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6.9의 지진은 이번 지각 활동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뒤이어 러시아 캄차카반도(규모 6.1)와 파푸아뉴기니(규모 6.6)에서도 강력한 지진이 연이어 감지되면서, '불의 고리' 전역이 점차 활성화되는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특히 8일에는 일본 가고시마현 남남서쪽 해역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해 규슈 남부를 흔들었으며, 같은 날 대만 화롄 동부 해상에서도 규모 5.0의 지진이 이어져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지진 활동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0월 10일, 필리핀 민다나오 동부 연안에서 규모 7.4에 달하는 초강력 지진이 발생하여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었고, 광범위한 지역에서 도로와 통신망이 마비되는 등 심각한 피해가 속출했다. 이틀 뒤인 13일 새벽에도 세부 인근 해역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추가로 관측되며 지진에 대한 공포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근 지진이 집중된 이들 지역은 모두 태평양판을 따라 형성된 환태평양 조산대, 즉 '불의 고리'에 속한다. 이곳은 필리핀판, 태평양판, 인도-호주판 등 여러 지각판이 끊임없이 충돌하고 마찰하며 막대한 지각 응력을 축적하는 곳이다. 축적된 에너지는 주기적으로 강력한 지진의 형태로 분출되며, 전 세계 지진의 90% 이상이 이 지역에서 발생할 정도로 지질학적으로 매우 역동적인 특성을 지닌다.

 


전문가들은 이번 일련의 지진들을 특정 단일 단층의 연쇄 반응으로 해석하기보다는, '불의 고리' 전역에 걸쳐 쌓여 있던 지각 응력이 시기적으로 해소되는 과정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들은 서로 다른 판 경계에서 독립적으로 발생했지만, 최근 '불의 고리' 일대의 응력 분포 변화가 광범위하게 관측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는 전반적인 지각 활동의 증가를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전 지구적 지각 활동의 활성화는 '지진 안전지대'로 인식되던 한국에도 예외 없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10월 8일 오전, 충북 옥천군 동쪽 17km 지역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다. 직접적인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충북 지역에서는 계기 진도 4가 기록되어 실내에 있던 많은 사람이 진동을 명확히 느낄 정도였다. 특히 이 지역은 1978년에도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한반도 역시 지각 활동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아시아·태평양 전역의 지각 활동이 전반적으로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라며, "한국을 포함한 주변 지역에서도 지진에 대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비가 시급하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지진은 더 이상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가 직면해야 할 현실이 되었다. 철저한 대비와 국민적 인식 개선만이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로부터 우리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달력'이 아니라 '경험'을 선물…카카오가 시각장애인과 소통하는 법

 카카오가 11월 4일 점자의 날을 맞아 시각장애인을 위한 '2026 카카오 점자 달력'을 선보이며 기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지난해 처음 시작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던 점자 달력 프로젝트는 '더 가깝게, 카카오'라는 상생 슬로건 아래 올해 한층 더 규모를 키우고 세심함을 더했다. 이는 단순히 달력을 제작해 배포하는 것을 넘어, 정보 접근성이 취약한 시각장애인들에게 일상의 편의를 제공하고 문화적 경험의 격차를 줄이려는 카카오의 ESG 경영 철학이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올해 제작된 점자 달력은 총 8천 부로, 지난해보다 무려 167%나 늘어난 수량이다. 카카오는 늘어난 물량을 바탕으로 배포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전국 맹학교 등 시각장애 특수학교에 2,200부를 기증하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를 비롯한 관련 기관 및 단체에 5,200부를 전달해 더 많은 시각장애인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올해는 기존의 학생 중심 배포에서 나아가 성인 시각장애인까지 대상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비장애인도 점자 달력을 경험하며 시각장애인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카카오메이커스를 통해 600부를 유료로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점자 달력을 단순한 기부품이 아닌,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매개체로 활용하려는 시도다.이번 점자 달력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날짜 정보 제공을 넘어선 '촉각적 경험'의 확장에 있다. 국민 캐릭터로 사랑받는 라이언, 어피치 등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위에 촉각선을 넣어 시각장애인들이 손끝으로 캐릭터의 형태를 인지하고 상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각 캐릭터에 대한 설명 또한 점자로 상세히 기재하여, 시각 정보에 익숙한 비장애인들이 당연하게 누리는 캐릭터 문화를 시각장애인들도 함께 공유하고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는 정보의 동등한 접근뿐만 아니라, 감성적이고 문화적인 교감까지 고려한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기술이 어떻게 사회적 약자와 소통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결국 카카오의 점자 달력 제작은 단순한 사회 공헌 활동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서 온라인 세상의 연결을 넘어, 오프라인 현실 세계에서의 단절과 소외를 잇는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특히 점자의 날에 맞춰 이러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간다는 점은 기업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정된 수량이지만, 이 작은 달력 하나가 시각장애인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우리 사회 전체에는 장애에 대한 편견을 허물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파급 효과는 결코 작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