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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마포·관악, 쥐와의 동거 시작? 서울시, '쥐 비상'에 골머리

 서울시에서 쥐 출몰 및 목격 관련 시민 민원이 최근 3년 사이 두 배 가까이 급증하며 도시 위생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쥐 관련 민원은 총 928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 불편을 넘어 공중 보건 문제로 인식되며 서울시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연도별 민원 현황은 2020년 1279건, 2021년 1043건, 2022년 1336건으로 등락을 보이다가 2023년에는 1886건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올해는 7월까지 이미 1555건이 접수되어 작년 전체 민원의 71% 수준을 기록,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2021년(1043건) 대비 지난해(1886건) 민원 건수는 약 1.8배 증가,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 마포구, 관악구에서 쥐 출몰 민원이 특히 많았다.

 


김위상 의원은 이러한 쥐 출몰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지목했다. 기후 변화로 쥐의 번식 환경이 개선되거나 서식지가 확장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쥐는 렙토스피라증, 유행성 출혈열 등 다양한 감염병의 매개체가 될 수 있어 시민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김 의원은 "쥐는 감염병의 매개체이므로 선제적으로 대응할 도시환경 관리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서울시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급증하는 쥐 민원은 서울시가 직면한 새로운 도시 관리 과제로 떠올랐다. 단순히 쥐 박멸을 넘어 쓰레기 관리, 하수도 정비, 노후 건물 개선 등 근본적인 도시 환경 개선을 통해 쥐가 서식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는 장기적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시민 위생 의식 제고와 함께 서울시의 체계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이루어진다면, 쾌적하고 안전한 서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분간의 사이렌이 서울을 삼켰다…광화문 뒤덮은 흐느낌의 정체

 29일 오전 10시 29분, 서울 전역에 울려 퍼진 1분간의 사이렌 소리는 3년 전 그날의 비극을 다시금 일깨웠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소리는 광화문광장의 소음을 집어삼킬 만큼 거대했고, 묵념하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끝내 참지 못한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정부와 유가족이 함께 마련한 기억식 ‘별들과 함께, 진실과 정의로’에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와 국내외 유가족, 그리고 비극을 함께 기억하려는 시민들이 모여 슬픔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애국가를 부르며 눈물을 닦아내거나, 가슴에 단 추모 배지를 매만지며 떠나간 이들을 기렸다. 그날의 충격과 슬픔은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었다.기억식에 모인 이들의 가슴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아픔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3년 전 참사로 조카의 아들을 잃은 A씨는 코로나19로 마음껏 놀지 못했던 아이가 친구들과 이태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며, 이 말도 안 되는 사고의 진실을 밝히는 것만이 아이에게 미안함을 더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었다. 참사 전날 바로 그 골목에서 식사를 했다는 원서연 씨는 “이태원 참사는 인재이며, 얼마든지 우리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단언하며,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자녀가 희생자들과 비슷한 또래라 남 일 같지 않아 참석했다는 정영희 씨의 이야기처럼, 광장은 직접적인 관계를 떠나 사회적 아픔에 공감하는 이들의 눈물로 채워졌다.같은 시각, 비극의 현장이었던 용산구 이태원동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역시 추모의 발길로 가득 찼다. 사이렌이 울리기 전부터 스님들의 추모 법회가 이어졌고, 벽면에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노란 메모지가 빼곡하게 붙어 3년 전의 아픔을 증언했다. 인근 편의점은 ‘추모의 마음을 담아 준비했다’는 문구와 함께 헌화용 국화가 담긴 사탕통을 가게 앞에 내놓아 오가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편의점 직원은 유가족보다 힘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이태원 상인회 역시 최선을 다해 돕고 있다고 전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이곳을 찾아 헌화하고 묵념하며, 비극의 기억이 세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참사의 기억은 3년이 지난 지금도 생존자와 목격자들의 삶을 송두리째 붙들고 있었다. 참사 당일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했던 엘리자베스 브락씨는 트라우마 치료에도 호전이 없다며 인터뷰 내내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경찰 4명이 전부였던 현장은 혼돈 그 자체였다”고 회상하며, 45분간 필사적으로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끝내 그를 살리지 못했던 절망의 순간을 증언했다. 그의 생생한 증언은 이태원 참사가 단순한 사고가 아닌, 막을 수 있었던 사회적 재난이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진실과 정의’를 향한 외침이 왜 멈출 수 없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