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베컴도 겪는 잠자리 문제...치료 방법은?

부부의 침실에 찾아온 ‘소리 없는 전쟁’이 관계의 새로운 지형도를 그리고 있다. 밤마다 반복되는 배우자의 코골이는 단순한 소음을 넘어, 함께 잠드는 이의 수면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정서적 유대감마저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는 세계적인 스타 부부에게도 예외는 아니어서, 최근 빅토리아 베컴은 남편 데이비드 베컴의 코골이 문제로 인해 귀마개 없이는 잠들지 못한다고 고백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이처럼 코골이는 더 이상 개인의 습관이 아닌,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 속에서 ‘수면 이혼(Sleep Divorce)’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른다. 수면 이혼은 애정의 종말이 아닌, 각자의 숙면을 보장하여 낮 시간 동안의 관계를 더욱 건강하게 유지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물론 함께 잠드는 것이 정서적 안정감과 REM 수면 증진에 긍정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하지만 살인적인 코골이 소음이 모든 긍정적 효과를 상쇄하고 되려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시킨다면, 독립된 수면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관계와 개인의 건강 모두에 이로울 수 있다.

 

 

문제는 코골이를 단순한 소음으로 치부하는 데 있다. 극심한 코골이는 수면 중 호흡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의 강력한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체내 산소 공급을 방해하여 뇌와 혈관에 심각한 부담을 주며, 고혈압, 심장질환, 뇌졸중 등 치명적인 질병의 위험을 높이는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따라서 배우자의 수면을 방해할 정도의 코골이라면, 이는 관계의 문제를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건강 적신호로 인식하고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시급하다.

 

다행히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충분히 치료 가능한 영역에 있다. 가장 대표적인 치료법인 양압기는 수면 중 기도에 지속적인 공기 압력을 제공해 호흡을 원활하게 돕는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턱 구조를 조절하는 구강 내 장치를 사용하거나, 근본적인 원인 해결을 위해 기도 구조를 넓히는 수술적 방법을 고려할 수도 있다. 어떤 방법이든 중요한 것은 코골이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고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갖는 것이다. 이는 시끄러운 밤으로부터의 해방이자, 자신과 파트너의 건강한 삶을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다.

 

환자인 줄 알았더니…간호사 가장 괴롭히는 건 '선배'와 '의사'였다

 의료 현장의 최전선에서 국민 건강을 수호하는 간호사들이 정작 자신들의 인권은 보호받지 못하는 심각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사실이 통계로 드러났다. 폭언과 폭행, 그리고 위계질서를 앞세운 '직장 내 괴롭힘'이 일상처럼 벌어지는 현실 속에서, 대한간호협회가 마침내 간호사들의 무너진 마음을 치유하고 인권을 바로 세우기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간호협회는 21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간호인력지원센터에서 '간호사 심리상담 전문가단' 발대식을 열고, 인권침해 피해를 본 간호사들을 위한 전문적인 심리상담 지원 체계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는 더 이상 간호사 개인의 희생과 인내에만 의존하지 않고, 협회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보호망을 구축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이번 전문가단 출범의 배경에는 충격적인 실태조사 결과가 자리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간 보건의료인력을 대상으로 접수한 인권침해 상담 건수는 무려 6,000건을 넘어섰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인 57.9%(3,487건)가 간호사의 피해 사례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상황의 심각성은 간호협회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간호사 인권침해 실태조사'에서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조사에 참여한 간호사 중 절반에 가까운 50.8%가 최근 1년 사이에 인권침해를 직접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피해를 경험한 간호사 10명 중 7명 이상(71.8%)은 신고나 항의 등 아무런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여야만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간호사들이 인권침해를 당해도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의료 현장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그렇다면 '백의의 천사'로 불리는 간호사들을 가장 괴롭히는 가해자는 누구일까. 놀랍게도 환자나 보호자가 아닌, 함께 일하는 동료 의료인이 가장 큰 가해자로 지목됐다. 인권침해 가해자를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선임 간호사'가 53.3%로 가장 높았고, '의사'가 52.8%로 바로 뒤를 이었다. '환자 및 보호자'는 43.0%로 그 다음이었다. 간호사들은 주로 '폭언'(81.0%)과 '직장 내 괴롭힘 및 갑질'(69.3%)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이는 의료 현장의 고질적인 위계 문화와 일부 의료인의 왜곡된 특권 의식이 간호사들의 인권을 얼마나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지를 방증한다. 환자를 돌봐야 할 동료가 오히려 가장 큰 고통의 근원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이에 간호협회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 심리상담 전문가단 운영과 함께 정부를 향한 제도 개선 요구에도 나섰다. 협회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인권침해 신고부터 조치까지 전 과정을 표준화하고 ▲신고자에 대한 철저한 보호와 2차 가해 금지 조항을 마련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정부에 공식 제안했다. 신경림 간호협회장은 "간호사가 존중받는 환경에서 일할 때 비로소 국민의 생명과 건강도 지켜질 수 있다"고 강조하며, "간호사의 마음이 건강해야 환자의 생명이 안전하다는 신념으로, 이번 전문가단 출범이 간호사의 존엄과 회복을 상징하는 희망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