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노벨상 안 주면 관세 폭탄?… 트럼프의 ‘예측불가 보복’ 시나리오에 갇힌 노르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여부를 둘러싸고 노르웨이 전체가 전례 없는 긴장감에 휩싸였다. 현지시간으로 10일 발표될 수상자 명단에 트럼프 대통령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그가 보일 예측 불가능한 반응과 그로 인한 외교적 후폭풍을 우려하며 노르웨이 당국이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노르웨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상 불발에 대한 불만을 품고 노골적인 정치·외교적 보복 조치에 나설 가능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외교적 마찰을 넘어 실질적인 국가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노르웨이 현지에서 거론되는 보복 시나리오는 구체적이고 위협적이다. 노르웨이의 저명한 언론인 하랄드 스탕알레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에 나설 경우, 노르웨이산 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분담금의 대폭 인상 요구, 심지어 노르웨이를 ‘적대국’으로 규정하는 극단적인 조치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워낙 예측하기 어려운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두렵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매우 난처하고 곤란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노벨상이라는 상징적인 이슈가 한 국가의 안보와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위원회의 독립적인 운영 방식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노르웨이 사회주의좌파당의 키르스티 베르그퇴 대표는 “노벨위원회는 정부로부터 완벽하게 독립된 기관이며, 정부는 수상자 결정에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도, “문제는 트럼프가 과연 그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일지 모르겠다는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 성과로 내세우는 ‘가자지구 휴전 합의’가 발표되기 이틀 전인 지난 6일, 이미 올해의 수상자 선정을 모두 마쳤다고 공표했다. 이러한 결정 시점과 위원회의 독립성을 고려할 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 가능성을 매우 희박하게 보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에 대한 집착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그는 1기 집권 시절부터 꾸준히 노벨상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내 왔으며, 최근에는 “9개월 만에 8개의 전쟁을 끝냈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역사상 그 누구보다 수상 자격이 충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일각에서는 최근 극적으로 타결된 가자지구 1단계 휴전 합의 역시 노벨상 수상을 염두에 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압박이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이처럼 수상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수상에 대한 당사자의 기대와 집착은 최고조에 달한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노르웨이는 그저 폭풍이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바라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실격은 당연, 그런데 '본성'이 왜 나와?… 황대헌 향한 中 도 넘은 막말

 대한민국 쇼트트랙의 간판 황대헌이 또다시 중국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경기 중 발생한 반칙과 그에 따른 실격 처분은 빙판 위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지만, 이번에는 그 후폭풍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번졌다. 지난 19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2차 대회 남자 500m 결승전. 한국 대표팀은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중국은 리우 샤오앙과 쑨룽이 나란히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중국의 관심은 시상대가 아닌, 준준결승에서 실격당한 황대헌에게 온통 쏠려 있었다. 황대헌이 레이스 도중 중국의 쑨룽을 밀었다는 이유로 반칙 판정을 받고 탈락하자, 중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중국 매체의 분노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했다. 중국의 유력 매체 '넷이즈'는 "본성은 바뀌기 어렵다!"라는 원색적인 제목의 기사를 통해 황대헌을 맹비난했다. 이 매체는 "선두를 달리던 황대헌이 무리하게 라인을 변경해 쑨룽을 트랙 밖으로 밀어냈다"고 상황을 전하며, 심판진이 비디오 판독 끝에 황대헌에게 실격 판정을 내리자 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관중들도 그의 행동에 혐오감을 느꼈다"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마치 황대헌이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행동을 상습적으로 저지르는 선수인 것처럼 낙인찍었다. 이는 경기 중 발생한 하나의 반칙을 넘어, 선수 개인의 인격과 본성을 문제 삼는 명백한 인신공격성 보도였다.중국 매체뿐만이 아니었다. 자국의 전 챔피언까지 공개적으로 비난에 가세하며 기름을 부었다. 2024년 중국 쇼트트랙 선수권 남자 500m 챔피언이었던 류관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가 이미 네 뺨을 때렸는데 아직도 그렇게 라인을 바꾸고 있구나"라는 살벌한 경고를 날렸다. 이는 과거의 충돌을 암시하며 황대헌의 플레이 스타일 자체를 문제 삼는 발언으로, 단순한 비판을 넘어선 위협에 가까웠다. 그는 "속도도 안 붙었고, 자세도 못 잡았는데 억지로 라인을 바꾸려 한다"며 전문가적 견해를 덧붙이는 듯했지만, 그 안에 담긴 적나라한 분노와 적개심은 숨겨지지 않았다. 한 명의 선수를 향해 경쟁국의 언론과 전 동료 선수까지 나서 집단적인 공격을 퍼붓는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물론 황대헌의 무리한 플레이가 충돌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로 그는 국내 대회에서도 잦은 충돌로 인해 여러 차례 비판의 중심에 선 바 있다. 하지만 스포츠 경기에서 나온 반칙은 그에 상응하는 페널티로 평가받아야 한다. 황대헌은 이미 '실격'이라는 공식적인 페널티를 통해 자신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성'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며 인격 자체를 모독하고, '뺨을 때렸다'는 식의 폭력적인 언어로 위협하는 것은 명백히 도를 넘은 감정적인 화풀이에 가깝다. 정당한 규칙에 따라 판정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범죄자를 대하듯 쏟아내는 중국의 맹비난은 스포츠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태이자, 특정 선수에 대한 과도한 마녀사냥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