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5070 아재들은 옛말…K팝에 열광하는 '2040 젊은 유커'가 온다

 중국 단체 관광객(유커) 무비자 입국이 시작되면서 한국을 찾는 유커의 모습이 확 달라졌다. 과거 50~70대가 주를 이뤘던 단체 관광객은 이제 K팝과 K드라마에 열광하는 20~40대 젊은 층으로 빠르게 세대교체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관광·유통업계도 이들의 취향에 맞춘 'K콘텐츠' 중심의 상품을 내놓으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29일, 무비자 입국 첫날 인천항을 통해 들어온 크루즈 단체 관광객의 풍경은 이러한 변화를 명확히 보여줬다. 이들은 대부분 10대 자녀를 동반한 30~40대 부부나 20대 커플로, 과거 중장년층이 대다수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에버랜드 판다를 보러 온 관광객들 역시 어린아이를 둔 3040 가족 단위 방문객이 주류를 이뤘다. 이들은 K드라마, K팝, K뷰티 등 한류 문화에 관심이 높은 1980년대~2000년대생으로, 10년 전보다 훨씬 세련되고 스마트해진 스타일이 특징이다. 과거 일부 단체 관광객의 특징이었던 시끄러운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처럼 유커의 연령대가 낮아지자 관광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업계는 과거의 쇼핑 위주 패키지에서 벗어나 젊은 층의 감성을 자극할 '체험형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K팝 팬미팅과 같은 2040 맞춤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한국관광공사는 K드라마 촬영지 투어, 웰니스, K푸드 등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에 나섰다. 파라다이스 호텔 역시 음악 페스티벌 티켓을 포함한 패키지 상품을 출시하며 젊은 유커 공략에 합류했다.

 

전문가들은 무비자 정책의 이점을 활용해 개별 여행 대신 단체 관광으로 눈을 돌리는 젊은 중국인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짜인 일정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비자 없이 편리하게 입국해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이다.

 

국민 혈세로 받은 '424만원' 보너스…"마음 무겁고 송구하다"며 어려운 이웃에게 보낸 의원

 올해도 어김없이 국회의원들의 통장에는 두둑한 명절 휴가비가 입금됐다. 추석을 앞두고 의원 1인당 지급된 금액은 424만 7,940원.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는 이 '명절 상여금'에 한 국회의원이 무거운 마음을 드러내며 또다시 전액 기부를 약속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자신의 통장에 찍힌 숫자를 공개하며 "마음이 무겁고 송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그가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으로 받는 돈에 불편함을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추석과 올해 설에도 그는 명절 휴가비를 받으며 느낀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고 이를 이웃과 나누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 혈세로 지급되는 보너스를 마냥 기쁘게 받을 수만은 없는 그의 고백은, 반복되는 정치권의 특권 논란 속에서 다시 한번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김 의원의 이러한 불편함은 그가 국회에 입성한 초선 시절부터 시작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대한민국을 휩쓸던 참담한 시기, 수십 명의 자영업자들이 극심한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현실을 눈앞에서 목도하면서, 세금으로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는 일 자체가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그는 고백한다. 모두가 고통받는 현실 속에서 안정적인 세비를 받는 것에서 오는 미안함과 책임감은, 그로 하여금 의원이 된 첫해부터 세비 일부를 꾸준히 기부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국민의 혈세'를 외치며 예산을 심사하는 장본인으로서, 정작 자신의 특권에는 침묵할 수 없다는 양심의 목소리였던 셈이다.그의 비판은 단순히 개인적인 소회를 넘어 대한민국 정치권 전체의 부끄러운 민낯을 향한다. 국회의원들이 예산안을 심사하며 '국민 혈세'의 소중함을 부르짖지만, 정작 그 돈이 미래 세대의 주머니를 털어 만드는 '빚 폭탄'이라는 사실에는 눈감은 채 마구잡이로 퍼주기식 정책을 남발하는 현실에 그는 절망을 넘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사적인 이익을 위해 출판기념회를 열고, 자녀의 결혼 청첩장에 계좌번호는 물론 카드 결제 링크까지 버젓이 넣는 일부 정치인들의 뻔뻔한 행태를 꼬집으며, 이런 모습으로 어떻게 '민생'을 외치고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겠냐고 강하게 반문했다.결국 정치는 '책임'과 '염치'의 문제라고 그는 강조한다. 정치인 스스로가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는 일을 줄이고,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보일 때 비로소 국회도, 대한민국 정치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명절 휴가비 역시 전액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으며 "그래도 내 삶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덧붙인 그의 말은, 많은 정치인에게 울림을 준다. 국회의원 명절 휴가비는 일반 공무원 수당 규정에 따라 월 봉급액의 60%가 지급되며 지난 10년간 약 10%가 올랐다. 당연하게 여겨졌던 이러한 특권과 관행을 버리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만이 대한민국 정치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해법임을 그의 조용한 실천이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