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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에도 든든! 고용부가 찾은 '돈 되는' 자격증은?

 은퇴 후에도 활기찬 '인생 2막'을 꿈꾸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재취업의 문은 쉽지 않다. 이런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고용노동부가 한국직업능력연구원과 손잡고 중장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유망 국가기술자격' 목록을 발표했다. 취업률, 월평균 보수, 고용 안정성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 분석하여 엄선된 이번 정보는 중장년 구직자들에게 든든한 길잡이가 될 전망이다.

 

이번 분석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만 50세 이상 65세 미만 국가기술자격 취득자 약 51만 명 중, 자격 취득 당시 실업 상태였던 24만 명의 데이터를 면밀히 들여다본 결과이다. 단순히 자격증을 따는 것을 넘어,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고 안정적인 직업 생활을 영위하는 데 어떤 자격증이 효과적인지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자격 취득 후 6개월 이내 취업률이 가장 높은 자격은 공조냉동기계기능사(54.3%)였다. 냉난방 및 공조 설비 관련 기술은 건물 유지 보수에 필수적이기에 꾸준한 수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뒤이어 에너지관리기능사(53.8%), 산림기능사(52.6%), 승강기기능사(51.9%), 전기기능사(49.8%) 등이 높은 취업 성공률을 보이며 중장년층의 재취업 활로를 열어주었다. 이들 자격증은 대부분 시설 관리, 건설 현장, 환경 분야 등 현장 기술직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경력과 숙련도를 중요시하는 중장년층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첫 일자리에서 월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자격은 단연 타워크레인운전기능사(369만원)였다. 대형 건설 현장에서 핵심 장비를 다루는 전문 기술직인 만큼 높은 대우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천공기운전기능사(326만원), 불도저운전기능사(295만원), 기중기운전기능사(284만원), 철근기능사(284만원) 등 중장비 운전 및 건설 분야의 숙련 기술직 자격증들이 높은 임금을 자랑하며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자격증은 비교적 높은 초기 투자와 숙련 기간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높은 보상으로 이어지는 특징을 보였다.

 

고용 안정성(고용보험 가입 기간 비중) 측면에서는 공조냉동기계기능사(46.7%)가 으뜸이었다. 한 번 취득하면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직무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에너지관리기능사(45.2%), 승강기기능사(42.7%), 산림기능사(42.0%), 전기기능사(41.4%) 역시 장기 근속에 유리한 자격으로 꼽히며 은퇴 후에도 꾸준히 일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이들 자격증은 시설물 관리, 안전 점검 등 주기적인 유지 보수가 필요한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며, 숙련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취업률, 임금 수준, 고용 안정성 및 실제 채용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고용노동부는 에너지관리기능사를 중장년층에게 가장 유망한 자격으로 선정한다. 이 자격은 취업률과 고용 안정성 모두에서 상위권을 기록했으며, 2024년부터 2025년 5월까지 1922명에 달하는 상당한 채용 수요를 나타낸다. 이는 건물 및 산업 현장에서 에너지 효율 관리의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관련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외에도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전기기능사, 승강기기능사, 피복아크용접기능사, 지게차운전기능사 등 역시 중장년층의 성공적인 재취업을 위한 유망 자격으로 제시된다.

 

정부는 중장년층의 성공적인 재취업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특히 폴리텍 중장년 특화훈련 규모를 2026년까지 7700명으로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2025년 목표 인원인 2800명보다 무려 5000명 이상 늘어난 규모이다. 또한, '고용24' 누리집을 통해 각 자격증별 훈련 과정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지원하여, 중장년층이 자신에게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권진호 고용노동부 통합고용정책국장은 "이번에 공개된 유망 자격 정보가 '인생 2막'을 새롭게 시작하려는 중장년층에게 든든한 나침반이 되기를 바란다"며, "자격 취득이 단순한 스펙 쌓기를 넘어 실제 취업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중장년층이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성공적으로 재취업하여 활기찬 노년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기대된다.

 

환자인 줄 알았더니…간호사 가장 괴롭히는 건 '선배'와 '의사'였다

 의료 현장의 최전선에서 국민 건강을 수호하는 간호사들이 정작 자신들의 인권은 보호받지 못하는 심각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사실이 통계로 드러났다. 폭언과 폭행, 그리고 위계질서를 앞세운 '직장 내 괴롭힘'이 일상처럼 벌어지는 현실 속에서, 대한간호협회가 마침내 간호사들의 무너진 마음을 치유하고 인권을 바로 세우기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간호협회는 21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간호인력지원센터에서 '간호사 심리상담 전문가단' 발대식을 열고, 인권침해 피해를 본 간호사들을 위한 전문적인 심리상담 지원 체계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는 더 이상 간호사 개인의 희생과 인내에만 의존하지 않고, 협회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보호망을 구축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이번 전문가단 출범의 배경에는 충격적인 실태조사 결과가 자리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간 보건의료인력을 대상으로 접수한 인권침해 상담 건수는 무려 6,000건을 넘어섰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인 57.9%(3,487건)가 간호사의 피해 사례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상황의 심각성은 간호협회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간호사 인권침해 실태조사'에서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조사에 참여한 간호사 중 절반에 가까운 50.8%가 최근 1년 사이에 인권침해를 직접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피해를 경험한 간호사 10명 중 7명 이상(71.8%)은 신고나 항의 등 아무런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여야만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간호사들이 인권침해를 당해도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의료 현장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그렇다면 '백의의 천사'로 불리는 간호사들을 가장 괴롭히는 가해자는 누구일까. 놀랍게도 환자나 보호자가 아닌, 함께 일하는 동료 의료인이 가장 큰 가해자로 지목됐다. 인권침해 가해자를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선임 간호사'가 53.3%로 가장 높았고, '의사'가 52.8%로 바로 뒤를 이었다. '환자 및 보호자'는 43.0%로 그 다음이었다. 간호사들은 주로 '폭언'(81.0%)과 '직장 내 괴롭힘 및 갑질'(69.3%)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이는 의료 현장의 고질적인 위계 문화와 일부 의료인의 왜곡된 특권 의식이 간호사들의 인권을 얼마나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지를 방증한다. 환자를 돌봐야 할 동료가 오히려 가장 큰 고통의 근원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이에 간호협회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 심리상담 전문가단 운영과 함께 정부를 향한 제도 개선 요구에도 나섰다. 협회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인권침해 신고부터 조치까지 전 과정을 표준화하고 ▲신고자에 대한 철저한 보호와 2차 가해 금지 조항을 마련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정부에 공식 제안했다. 신경림 간호협회장은 "간호사가 존중받는 환경에서 일할 때 비로소 국민의 생명과 건강도 지켜질 수 있다"고 강조하며, "간호사의 마음이 건강해야 환자의 생명이 안전하다는 신념으로, 이번 전문가단 출범이 간호사의 존엄과 회복을 상징하는 희망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