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 통로를 아시나요? 100년 만에 '최초 개방'되는 서울역 연결통로

 옛 서울역사가 준공 100주년을 맞아 현대 미술의 옷을 입고 시민들을 맞이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월 30일부터 11월 30일까지 문화역서울284와 서울역 일대에서 특별기획전 '백년과 하루: 기억에서 상상으로'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철도 건축물인 옛 서울역의 유구한 역사를 재조명하고, 김수자, 신미경, 이수경 등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1925년 '경성역'으로 처음 문을 연 후 100년 동안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함께해 온 이 공간은 이제 예술과 역사가 공존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며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전시는 옛 서울역이 걸어온 100년의 시간을 깊이 있게 돌아보고, 1925년 준공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된 공간을 현대적인 시선으로 해석하는 데 중점을 둔다. 관람객들은 옛 서울역이 간직한 역사적 의미를 담은 희귀한 사진 자료들과 함께, 김수자 작가의 설치미술, 신미경 작가의 조각, 이수경 작가의 도자 파편을 활용한 작업 등 각 작가들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이들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공간이 지닌 기억과 시간의 흐름을 탐색하며, 옛 서울역이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수많은 이들의 삶과 꿈이 교차했던 상징적인 장소임을 일깨운다. 전시는 과거의 흔적을 통해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상상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예술적 영감과 역사적 통찰을 동시에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그동안 일반에 개방되지 않았던 옛 서울역과 신 서울역사 간의 연결통로가 최초로 공개된다는 점이다. 서울역을 이용하는 수많은 승객들은 이제 이 연결통로를 통해 역사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문화역서울284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단순한 통로 개방을 넘어, 과거와 현재의 서울역이 물리적으로 연결됨으로써 시간의 단절을 허물고 공간적 연속성을 부여하는 의미를 갖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전시 기간 동안 이 연결통로의 이용 현황을 면밀히 분석한 후, 그 결과를 토대로 2026년부터는 구-신 서울역사 간 연결통로의 상시 개방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로써 옛 서울역은 더욱 많은 시민에게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1947년 '서울역'이라는 이름을 얻기 전까지 '경성역'으로 불렸던 이 건물은 2004년 신 서울역사가 들어서기 전까지 대한민국 교통과 물류의 핵심 거점 역할을 수행해 왔다. 수많은 이들이 이곳을 통해 희망과 이별, 만남과 헤어짐을 경험하며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진 순간들을 함께했다. 이번 '백년과 하루' 특별전은 이러한 옛 서울역의 깊은 역사적 맥락을 현대 예술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며,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상상력으로 확장하는 의미 있는 시도다. 100년이라는 시간을 기념하는 동시에, 미래 100년을 향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이번 전시는 시민들에게 단순한 관람을 넘어선 깊은 사유와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류현진 10승보다 허무했던 '1이닝 2피홈런'…한화, LG에 우승컵 떠먹여 주다

 정규시즌 1위 결정전이라는 마지막 희망을 향해 달려가던 한화 이글스의 꿈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시즌 마지막 맞대결로 펼쳐진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9회말까지 리드를 잡고도 충격적인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며 스스로 순위 경쟁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만약 이날 승리하고 남은 최종전까지 잡았다면 LG 트윈스와 1위 자리를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일 수 있었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컸다. 7회초 대거 4점을 뽑아내며 5-2로 경기를 뒤집었을 때만 해도 한화의 시나리오는 완벽해 보였다. 하지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9회말, 승리를 지키기 위해 올라온 마무리 김서현이 2아웃을 잘 잡아놓고 거짓말처럼 투런 홈런 두 방을 연달아 허용하며 5-6으로 무너졌다. 인천 하늘에 울려 퍼진 SSG 팬들의 함성은 한화의 꿈이 산산조각 나는 소리이기도 했다.이 패배로 모든 것이 결정됐다. 한화의 추격이 멈추자마자 LG 트윈스는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일찌감치 2위 자리를 확보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던 한화에게 이제 3일 남은 KT와의 최종전은 순위와 무관한, 그야말로 '소화 시합'이 되어버렸다. 시즌 막판까지 이어졌던 1위 싸움의 팽팽한 긴장감은 허무하게 사라졌고, 이제 한화는 2주 뒤에 시작될 가을야구의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보며 전력을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만을 남겨두게 됐다. 허탈한 패배의 상처를 씻고 포스트시즌을 위한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하는 시간이 온 것이다.팀의 운명이 결정되면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마지막 등판 여부도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만약 1위 경쟁이 최종전까지 이어졌다면, 팀의 에이스인 류현진이 선발로 나서는 것이 유력했다. 그에게는 개인 통산 10승과 규정이닝 달성이라는 기록이 걸려 있었고, 팀으로서도 폰세, 와이스, 문동주에 이어 구단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4명의 두 자릿수 승리 투수를 배출하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순위가 확정된 지금, 굳이 2주 앞으로 다가온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에이스를 무리하게 등판시킬 이유는 완전히 사라졌다.결국 류현진의 10승 도전은 다음을 기약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 자신도 "나의 10승은 전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며 개인 기록보다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더 중요함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에이스의 말처럼, 이제 한화에게 정규시즌의 작은 기록들은 의미가 없어졌다. 더 큰 목표를 위해 잠시 숨을 고를 때다. 류현진이 빠진 최종전 마운드는 이제껏 기회를 얻지 못했던 젊은 투수들에게 자신을 증명할 소중한 기회의 장이 될 전망이다. 한화의 아쉬운 정규시즌 마지막 페이지는 그렇게 새로운 희망을 준비하며 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