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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생선, 잘못 먹으면 독? 당신의 식탁을 위협하는 '히스타민'의 공포

 가을은 맛있는 제철 생선을 즐기기 좋은 계절이지만, 붉은 생선 섭취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고등어, 참치, 꽁치와 같은 붉은 생선은 '히스타민'이라는 독소에 의해 식중독을 일으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히스타민은 생선이 부패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로, 한 번 만들어지면 가열해도 사라지지 않아 더욱 위험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신선해 보여도, 이미 히스타민이 축적되었을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특히 가을철 붉은 생선 섭취 시 히스타민 식중독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히스타민은 생선 속 '히스티딘'이라는 아미노산이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생성된다. 주로 고등어, 참치, 꽁치, 정어리 등 등푸른 생선에서 많이 발생하며, 이들 생선을 가공한 제품에서도 검출될 수 있다. 히스타민을 소량 섭취했을 때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일정량 이상 섭취하면 두드러기, 발진, 가려움증과 같은 피부 증상부터 복통, 구토, 설사와 같은 소화기 증상까지 다양한 알레르기 유사 반응을 일으킨다. 심한 경우 호흡 곤란이나 혈압 저하와 같은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히스타민 식중독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생선을 신선하게 보관하고 유통하는 것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의 발표에 따르면, 히스타민은 일반적인 식중독균과 달리 열에 강해 조리 과정에서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 따라서 생선을 구입하거나 잡은 후에는 최대한 빨리 내장을 제거하고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하여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가을철 낚시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잡은 생선을 즉시 얼음에 채워 보관하고 집으로 돌아온 후 바로 손질하여 냉동실에 넣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상온에 방치된 생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부터 부패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만약 생선을 먹다가 입술이나 혀끝에서 짜릿하거나 톡 쏘는 듯한 이상한 맛이 느껴진다면, 즉시 섭취를 중단하고 버려야 한다. 이는 히스타민이 다량 축적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일 수 있다. 신선도가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생선은 아깝다는 생각에 섭취해서는 안 되며, 과감히 폐기하는 것이 안전하다. 맛있는 제철 생선을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신선도 확인과 철저한 보관이라는 기본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잠깐의 부주의가 자칫 큰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올 가을 맛과 건강을 모두 챙기는 현명한 식탁을 꾸려나가야 할 것이다.

 

트럼프의 3500억 달러 요구에… 원화가치 ‘와르르’, 1450원대 공포 현실로

 추석 연휴 동안 국내 금융시장이 휴장한 사이, 원화 가치가 해외 시장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연휴 직전 1400원대 초반에서 거래되던 원·달러 환율은 연휴 기간 내내 뉴욕, 싱가포르 등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한때 1423원선을 넘어서는 등 1420원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연휴 직전 종가와 비교하면 무려 14원 이상 급등한 수치다. 국내 외환시장이 다시 문을 여는 연휴 직후, 역외 시장의 환율 상승분이 일시에 반영되면서 환율이 폭등할 수 있다는 ‘블랙 먼데이’의 공포가 시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환율 상승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미국과의 관세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불확실성이 지목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500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대미 투자를 ‘선불’ 개념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이 원화 가치에 치명타를 안겼다. 여기에 비상 상황에 대비한 안전판 역할을 할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마저 난항을 겪으면서 원화 약세 우려는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다른 통화에 비해 유독 원화 가치의 하락 폭이 두드러지는 현상의 핵심에 바로 이 관세협상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역외 시장의 불안한 흐름이 연휴 이후 국내 시장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최근 일본의 정치 지형 변화에 따라 급격히 가치가 떨어진 엔화 역시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또 다른 복병으로 떠올랐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원화와 엔화는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동조화 현상이 뚜렷한데, 대규모 양적완화를 공언한 다카이치 사나에가 차기 총리로 유력해지면서 엔·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최고치인 152엔대까지 치솟았다. 이는 고스란히 원화 가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6일간의 긴 연휴를 마치고 외환시장이 다시 열렸던 지난 설 직후의 아찔한 기억을 소환한다. 당시에도 연휴 기간 누적된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되며 환율이 개장과 동시에 15원 가까이 폭등해 장중 1450원선을 위협하는 패닉 장세가 연출된 바 있다.설상가상으로 과거 환율 급등의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국민연금 환헤지’라는 비상 카드마저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그동안 외환당국은 환율이 과도하게 오를 때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자산의 환헤지 비율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며 환율을 방어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 6월 환율보고서에서 이를 직접 언급하고, 최근 한미 환율 합의문에도 ‘정부투자기관의 해외투자는 경쟁적 목적의 환율을 목표로 해선 안 된다’는 문구가 포함되는 등 미국의 감시망이 한층 촘촘해졌다. 사실상 환율 방어를 위한 당국의 손발이 묶인 셈이어서, 연휴 이후 닥쳐올 환율 급등 파고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