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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의 배신?… 감보아, 최종전 등판 직전 “아파서 못 던져요”

 롯데 자이언츠가 정규 시즌 최종전 선발 투수를 알렉 감보아에서 빈스 벨라스케즈로 긴급 교체했다. 당초 9월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리는 시즌 마지막 경기의 선발은 감보아로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29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김태형 감독은 취재진에게 벨라스케즈의 선발 등판을 예고하며 갑작스러운 변경 소식을 전했다. 이는 감보아가 29일 훈련 중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투구가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결국 9월부터 조짐을 보였던 감보아의 팔꿈치 문제가 시즌 마지막 등판을 앞두고 다시 한번 발목을 잡은 셈이다. 이미 한 차례 팔꿈치 불편함으로 로테이션을 거른 바 있는 감보아는 복귀 후에도 2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우려를 낳았었다.

 

이번 선발 교체는 롯데의 올 시즌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대체 외국인 투수로 8월에 합류한 벨라스케즈는 선발 등판한 6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없이 1승 4패로 부진하며 이미 한 차례 보직을 이동한 바 있다. 대량 실점이 반복되자 김태형 감독은 그를 불펜으로 돌리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고, 벨라스케즈는 9월 16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중간 계투로 등판해왔다. 가장 최근 등판은 28일 두산 베어스전으로, 8회말 2사 상황에 등판해 아웃카운트 단 1개만을 잡고 경기를 마쳤다. 이처럼 불펜으로만 나서던 그가 갑작스럽게 선발 등판을 준비하게 된 것은 팀의 계획에 없던 돌발 상황이었다. 의도치 않게 두산전 등판이 선발 등판 전 불펜 피칭이 된 셈이다.

 


시즌 중반까지 롯데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감보아의 갑작스러운 이탈은 아쉬움을 남긴다. 5월 대체 선수로 합류한 그는 7월까지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롯데의 상위권 순위 경쟁에 큰 힘을 보탰다. 하지만 9월 들어 급격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연타를 허용하며 대량 실점하는 경기가 잦아졌고, 이는 선발 경험이 많지 않은 그의 체력적인 한계로 분석되었다. 한 차례 휴식 후 "괜찮다"며 마운드에 복귀했지만, 결국 다시 통증을 호소하며 시즌을 조기에 마감하게 되었다. 롯데로서는 시즌 내내 외국인 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고, 마지막 경기까지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깔끔한 마무리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롯데는 한화와의 최종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했다. 하지만 시즌 내내 팀을 괴롭혔던 외국인 투수 문제가 마지막까지 발목을 잡으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김태형 감독은 "감보아가 나갈 수 없어 벨라스케즈가 준비한다"고 담담하게 밝혔지만, 그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5강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 치르는 최종전이지만,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롯데의 계획은 시작부터 꼬여버렸다. 올 시즌 롯데의 외국인 투수 농사는 결국 실패로 끝났고, 이는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롯데에게 무거운 과제를 남겼다.

 

"자녀 학자금까지 드립니다"… 세븐일레븐의 '눈물' 젖은 희망퇴직, 그 후폭풍은?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 들었다. 14일, 코리아세븐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희망퇴직 시행을 공지하며 경영 효율화와 구조 재편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밝혔다. 이번 희망퇴직은 사원급의 경우 만 40세 이상 또는 현 직급 8년 차 이상, 간부사원은 만 45세 이상 또는 현 직급 10년 차 이상을 대상으로 하며, 오는 27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이는 1988년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던 지난해 10월에 이은 두 번째 조치로, 유통업계의 지각변동 속에서 생존을 위한 코리아세븐의 절박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단순히 인력을 감축하는 것을 넘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조직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수익 중심의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코리아세븐은 희망퇴직자에게 파격적인 보상안을 제시하며 '아름다운 이별'을 꾀하는 모양새다. 사원급에게는 기본급의 20개월, 간부사원에게는 24개월 치를 지급하고, 공통적으로 취업지원금 1000만 원을 제공한다. 특히 대학생 자녀가 있는 직원에게는 최대 2명까지 1인당 1000만 원의 학자금을 지원하는 등 퇴직 후의 삶을 고려한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이는 단순히 인력을 줄이는 차원을 넘어, 그동안 회사에 헌신해 온 직원들에 대한 예우를 다하고, 퇴직 이후의 연착륙을 돕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러한 파격적인 조건에도 불구하고, 직원들 사이에서는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와 함께 회사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년 연속 이어진 희망퇴직은 코리아세븐이 처한 녹록지 않은 현실을 방증하는 동시에, 남은 직원들에게도 적지 않은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이번 희망퇴직은 '삶을 변화시키는 경험'이라는 새로운 슬로건 아래 진행 중인 코리아세븐의 고강도 경영 효율화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사업구조 재편에 착수한 코리아세븐은 부실 점포를 과감히 정리하고 우량 입지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쳐왔다. 그 결과, 전체 점포 수는 2023년 1만 3130개에서 지난해 1만 2152개로 978개나 줄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한 2조 3866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50억 원 개선된 427억 원으로 적자 폭을 줄이는 데는 성공했다. 즉,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경영의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으며, 이번 희망퇴직 역시 이러한 체질 개선 과정의 일환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 및 시스템 혁신과 더불어 전체적인 사업 규모와 인적 구조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히며, 이번 희망퇴직이 조직의 건전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임을 강조했다. 유통업계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소비 트렌드가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코리아세븐의 이번 결정이 과연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의 기회를 마련하는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코리아세븐이 과연 '수익 중심의 안정적 사업 기반'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치열한 편의점 시장에서 다시 한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