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롯데카드 다음은 당신?…연이은 금융 범죄, 간편결제마저 '안전지대' 아니었다

 최근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같은 대규모 금융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편리함을 무기로 빠르게 성장한 간편결제 서비스마저 범죄의 표적이 되면서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만 집계된 간편결제 부정 결제 사고 금액이 이미 2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는 사실은 더 이상 간편결제 서비스가 안전지대가 아님을 명백히 보여준다. 이는 지난해 전체 피해액을 이미 넘어선 수치로, 비대면 금융 거래의 확산과 함께 보안의 허점을 노리는 범죄 수법 또한 날로 교묘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피해 사례의 대부분이 명확한 수법조차 파악되지 않는 '불상의 방법'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간편결제 부정 결제는 총 50건이 발생했으며, 그 피해액은 2억 2천76만 원에 달한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국내 최대 오픈마켓 중 하나인 지마켓에서 발생한 피해가 22건, 1억 6천74만 원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전체 피해액의 약 73%에 해당하는 충격적인 수치다. 그 뒤를 이어 쿠팡페이가 7건(3천8만 원), 비즈플레이가 6건(1천987만 원)으로 나타나, 대형 플랫폼을 중심으로 피해가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부정 결제 사고는 한때 감소하는 듯 보였으나, 올해 다시 고개를 들며 소비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이는 간편결제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이나 보안 강화 조치가 범죄의 진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피해액 상위 사례들의 범죄 수법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올해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피해 사건은 범인이 불상의 방법으로 탈취한 이용자 정보를 이용해 지마켓에서 해외 놀이공원 입장권을 대량으로 구매한 건으로, 단 한 명의 피해자가 무려 2,970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 2위와 3위 사건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각각 2,613만 원과 1,843만 원의 피해를 낳았다. 이처럼 범죄자들이 어떤 경로로 개인정보와 결제정보를 빼내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블랙박스' 범죄가 늘어난다는 것은, 기존의 보안 방식으로는 더 이상 완벽한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 기업들이 더욱 고도화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구축하고, 소비자들에게는 다중 인증 설정과 같은 적극적인 보안 조치를 생활화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보여준다.

 

간편결제는 이제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 편리함의 이면에 도사린 위험은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연이어 발생하는 금융 범죄와 속수무책으로 뚫리는 간편결제 시스템은 단순한 금전적 피해를 넘어, 사회 전반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 당국과 관련 기업들은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사후 대응에서 벗어나, 선제적이고 다각적인 보안 강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또한, 소비자 스스로도 자신의 정보가 언제든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비밀번호의 주기적인 변경, 의심스러운 링크나 앱 설치 자제 등 정보보호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성과 없으면 공천도 없다…자리만 지키던 지방의원들 '발등에 불' 떨어진 이유

 2026년 지방선거를 2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현역 선출직 공직자들의 옥석을 가릴 새로운 평가 기준을 확정하며 공천 혁신의 칼을 빼 들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사회적으로 높아진 유권자의 눈높이에 맞춰 ‘도덕성’과 ‘혁신’, 그리고 ‘성과’라는 세 가지 잣대를 더욱 엄격하게 들이대는 데 있다. 기존 평가의 큰 틀은 유지하되, 공직자의 책임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었는지를 집중적으로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유능한 인재를 공천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 현역 의원들에게는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도덕성’ 검증의 강화다. 기존에는 직계 가족의 비위 행위가 주된 검증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그 범위가 공직자를 둘러싼 친인척과 측근까지로 넓어졌다. 사실상 공직자의 사회적 관계 전반을 촘촘한 그물망으로 훑어보겠다는 의미로, 사소한 흠결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단체장 평가 기준 역시 대대적으로 손질됐다. 각종 재난·재해에 대한 위기 대응 능력과 사전 예방 노력이 새로운 평가 항목으로 추가됐으며, 실패한 정책이라도 그로부터 교훈을 얻어 개선하는 과정까지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특히 인구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귀촌·기업 유치 노력, 극성 민원에 시달리는 공무원의 인권을 보호하려는 노력, 당과의 정책 소통 강화 등 현실적인 지방 행정 과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중점적으로 살필 방침이다.지방의원들에 대한 평가는 ‘일하는 의회’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름만 걸어놓고 의정활동에 소홀한 의원들을 걸러내기 위해, 지방의회의 핵심 기능인 입법 활동, 재정 기여, 행정사무감사 관련 항목의 배점을 대폭 상향했다. 얼마나 많은 조례를 대표 발의하고 통과시켰는지, 예산 심의 과정에서 불필요한 예산을 삭감하거나 지역에 필요한 예산을 얼마나 확보했는지, 그리고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얼마나 충실히 수행했는지를 구체적인 성과로 입증해야만 한다. 또한, 주민들과 얼마나 자주 소통하고 지역의 해묵은 현안을 공론화하여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 노력했는지도 주요 평가 지표로 삼아, 생활 정치와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평가 기준 개편이 시대적 변화와 국민의 기대를 충실히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자평했다. 당 관계자는 “선출직 공직자의 책임성과 도덕성, 혁신 행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새로운 공직 문화를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개편안은 현역 의원들에게는 더 높은 수준의 자기 검증과 성과 창출을 요구하는 ‘압박 카드’로, 당에게는 차기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인적 쇄신의 명분을 확보하는 ‘전략적 포석’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새로운 평가 잣대가 얼마나 엄정하고 공정하게 적용되느냐에 따라 민주당의 혁신 의지와 차기 지방선거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