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짜 휴일'의 민낯…내수 진작 효과는 '0', 정부의 민망한 성적표

 정부가 경기 부양과 국민 휴식권 보장을 명분으로 종종 지정했던 '임시공휴일'이 실제로는 내수 소비 증진에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10월 10일 임시공휴일 지정이 최종 무산된 가운데,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는 임시공휴일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임시공휴일이 포함된 긴 연휴는 소비의 총량을 늘리기보다는, 연휴 직전에 소비를 집중시키고 연휴 이후에는 오히려 소비를 위축시키는 '기간 간 대체 효과'를 유발하는 데 그쳤다. 

 

실제로 임시공휴일이 있었던 과거 명절 기간의 카드 사용액을 분석한 결과, 연휴 직전에는 소비가 평소보다 10% 이상 급증했지만 연휴가 끝난 뒤에는 되레 5~8% 감소하는 패턴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결국 연휴 전후 약 4주간의 전체 카드 사용액을 합산해보면 임시공휴일이 없던 명절과 비교해 총소비 규모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이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하루의 영업일이 줄어드는 효과와 연휴 기간 대면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가 서로 상쇄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임시공휴일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해외여행의 급증이 지목됐다. 연휴가 길어질수록 국내에 머물며 소비하기보다는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내수 진작 효과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소비로 상쇄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임시공휴일이 포함됐던 2025년 설 연휴 기간에는 역대 최고 수준의 출국자 수를 기록하며, 외식 등 국내 대면 서비스 소비는 오히려 평소 명절보다 감소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물론 이번 연구는 분석 대상이 된 임시공휴일 사례가 많지 않고, 당시의 경제 여건이나 날씨 등 다른 변수들을 완벽하게 통제하지 못했다는 명백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연구를 진행한 조병수 차장 역시 "임시공휴일 지정의 효과에 대해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임시공휴일=내수 활성화'라는 단순한 공식을 재고하고, 보다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의미가 작지 않다.

 

수하물 미탑재, 지연 미고지… 항공사들의 '불친절 갑질'에 과태료 폭탄

 국토교통부가 승객들의 위탁 수하물을 싣지 않고 이륙한 아시아나항공에 1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또한 항공편 지연 사실을 제때 알리지 않은 에어로케이에도 18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리며, 항공사의 승객 고지 의무 위반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 이번 조치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도 승객의 알 권리와 편의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는 사례로 평가된다.아시아나항공이 부과받은 과태료는 지난 8월, 인천에서 뉴욕으로 향하는 항공편 3편에서 발생한 수하물 미탑재 사태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당시 러시아 캄차카반도에서 여러 화산이 동시에 분화하면서 광범위한 화산재가 퍼졌고, 이로 인해 해당 항공편들은 안전을 위해 항로를 변경해야만 했다. 예상치 못한 항로 우회는 연료 소모를 증가시켰고, 안전 운항을 확보하기 위해 수하물 탑재량을 제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이러한 수하물 미탑재 상황을 출발 예정 시간보다 3~4시간이나 먼저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294명에 달하는 승객들에게 이 사실을 항공기가 이륙한 후에야 문자 메시지로 뒤늦게 알렸다.국토교통부는 아시아나항공이 항공사업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며, 특히 승객 안내 방식의 미흡함을 지적했다. 해당 문자 메시지에는 단순히 '도착공항에 문의하라'는 내용만 담겨 있었을 뿐, 수하물 미탑재로 인한 불편에 대한 보상 계획이나 구체적인 조치 방안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항공교통이용자 보호 기준에 따르면 항공사는 위탁수하물의 일부를 싣지 못한 경우 승객들에게 이를 명확하고 신속하게 안내해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