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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공백 깨고..김건모, 부산서 눈물의 '다시 1일' 선언

 성폭행 의혹으로 6년간 활동을 중단했던 가수 김건모(57)가 마침내 대중 앞에 섰다. 지난 27일 부산 KBS홀에서 열린 ‘KIM GUN MO. 라이브 투어’ 첫 공연을 통해 그는 긴 침묵을 깨고 가요계 복귀를 알렸다. 이번 콘서트는 단순한 복귀를 넘어, 김건모에게는 지난 세월의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눈물겨운 재시작의 무대였다.

 

2019년 12월, 김건모는 한 유흥업소 여성으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피소되며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그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장지연 씨와 혼인신고를 마치고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었기에, 이 의혹은 그에게 더욱 가혹한 시련으로 다가왔다. 이후 2021년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법적 굴레에서는 벗어났지만, 그 과정에서 2022년 결혼 3년 만에 파경을 맞으며 개인적인 아픔까지 겪어야 했다. 대중의 시선과 싸워야 했던 지난 6년은 김건모에게 깊은 상처와 고통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에 대한 그의 열정은 결코 식지 않았다. 공연 제작사 아이스타미디어컴퍼니의 전언에 따르면, 김건모는 이번 복귀 무대를 위해 수개월 전부터 개인 작업실을 실제 공연장과 흡사한 음향 시스템으로 개조하며 맹렬한 연습에 매진했다. 데뷔 33년 차의 관록 있는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공연 직전까지 세 차례에 걸친 리허설을 감행할 정도로 남다른 긴장감과 설렘을 드러냈다고 한다. 이러한 모습은 그가 이 무대를 얼마나 간절히 염원했으며, 오랜만에 마주할 대중과의 재회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겼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공연의 막이 오르고, 김건모는 오프닝 영상을 통해 관객들에게 진심을 전했다. "잘 지냈니? 보고 싶었어. 하얀 여백이었을까, 깊은 어둠이었을까"라는 그의 나지막한 목소리는 지난 6년의 공백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주었다. 이어 "준비됐어? 우린 오늘부터 다시 1일"이라는 말과 함께 무대에 등장한 그는 "결혼도 하고, 이혼도 하고 그렇게 지냈다"며 그간의 개인사를 담담하게 언급해 관객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날 김건모는 '서울의 달',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핑계', '스피드' 등 자신의 히트곡 27곡을 열창하며 예정된 러닝타임을 훌쩍 넘겼다.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고, 앵콜에 이어 리앵콜까지 이어지는 등 그의 음악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주었다. 공연 말미, 김건모는 그동안 참아왔던 감정이 북받친 듯 펑펑 눈물을 쏟아내며 관객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는 그의 모습에서 지난 세월의 무게와 대중에게 전하는 미안함, 그리고 다시 노래할 수 있게 된 감사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김건모는 중단되었던 지난 투어를 꼭 완성하고 싶었다며, "이번에는 쉼표가 아닌 마침표를 찍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그가 과거의 아픔을 완전히 정리하고 새로운 음악 인생을 시작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부산 콘서트를 시작으로 김건모는 전국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의 복귀가 대중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미지수이나, 오랜 시간 기다려온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었을 것이다. 이번 콘서트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한 가수의 인생 역정과 그를 둘러싼 논란, 그리고 다시 음악으로 소통하려는 그의 용기를 보여준 의미 있는 자리로 기억될 것이다.

 

"고마워요 루마니아!"…유럽의 대이변이 살려낸 홍명보호의 2포트 희망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5라는 충격적인 대패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본선 조 추첨 2포트 진입 가능성은 오히려 높아지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됐다. 월드컵 본선에서 소위 '죽음의 조'를 피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조 추첨 포트 배정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 FIFA 랭킹을 기준으로 포트를 배정함에 따라, 한국은 사상 첫 2포트 진입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10월 A매치 2연전을 준비했다. 현재 FIFA 랭킹 23위를 유지한다면 2포트 진입이 확정적인 상황이었기에, 브라질전 대패는 뼈아픈 결과였다.브라질전 패배로 한국의 FIFA 랭킹 포인트는 1593.19점에서 1589.75점으로 3.44점 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랭킹 경쟁을 벌이던 국가들이 약진하며 한국의 턱밑까지 추격해왔다. 24위 에콰도르는 16위 미국과 무승부를 거두며 랭킹 포인트를 1588.82점으로 끌어올렸고, 25위 호주 역시 26위 캐나다를 꺾고 1588.25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23위 한국과 25위 호주의 격차는 단 1.5점 차이로 좁혀지며, 파라과이전 결과에 따라 2포트 진입의 꿈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다.암울한 전망이 드리워진 가운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바로 유럽에서 대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한국보다 한 계단 높은 22위였던 오스트리아가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FIFA 랭킹 51위의 복병 루마니아에 0-1로 덜미를 잡히며 랭킹 포인트가 대폭락했다. A매치는 경기 중요도에 따라 포인트 배점이 다른데, 친선전 패배보다 월드컵 예선과 같은 주요 대회에서의 패배는 훨씬 큰 폭의 랭킹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 패배로 오스트리아는 무려 14.88점의 포인트를 잃으며 예상 점수가 1586.98점까지 추락했다.결과적으로 오스트리아가 25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23위였던 한국은 오히려 22위로 한 계단 올라설 발판이 마련됐다. 브라질에 당한 굴욕적인 대패에도 불구하고, 루마니아의 의도치 않은 도움으로 2포트 진입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 기회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파라과이전에서 반드시 승점 3점을 챙겨야만 한다. 바짝 추격해온 에콰도르와 호주, 그리고 약체 키프로스와의 경기에서 승리가 유력한 오스트리아의 반격을 뿌리치고 2포트를 사수하기 위해서는 이제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