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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패싱' 논란…AFC, 기준이 대체 뭐길래 이런 결과가

 아시아 축구계에 때아닌 논란이 불거졌다. 아시아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현재 진행형인 아이콘, 손흥민이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선정하는 올해의 국제선수상 후보 명단에서 제외되는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그의 프로 커리어 사상 첫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였으며, 아시아 선수로서 유럽 클럽 대항전 우승을 주장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성과로 평가받았다. 부상 등으로 인해 이전 시즌만큼의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팀의 구심점이자 리더로서 일궈낸 값진 성과를 고려하면 이번 후보 제외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아시아 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AFC 올해의 선수' 부문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의구심은 더욱 커진다. 말레이시아 리그의 아리프 아이만이 자국 선수 최초로 후보에 오른 것은 주목할 만하지만, 그의 소속팀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했고 말레이시아 대표팀 역시 월드컵 3차 예선 진출에 실패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가 과연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 최상위 3인에 들 만한 활약을 펼쳤는지는 물음표가 붙는다.

 


손흥민이 빠진 국제선수상 후보 자리는 공교롭게도 '차세대 에이스' 이강인이 채웠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파리 생제르맹(PSG) 소속으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포함한 트레블(3관왕)을 달성하는 화려한 이력을 쌓았다. 하지만 시즌 내내 확고한 주전으로 활약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팀의 압도적인 전력 덕을 본 측면이 크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이강인과 함께 후보에 오른 이란의 메흐디 타레미나 일본의 구보 다케후사 역시 각자의 리그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팀의 주장으로서 유럽 대항전 우승이라는 명백한 결과물을 만들어낸 손흥민의 공헌도를 넘어섰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결국 AFC의 이번 결정은 개인의 상징적인 성과나 팀 내에서의 리더십과 영향력보다는, 소속팀의 최종 성적이나 표면적인 타이틀 개수에 더 큰 비중을 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 축구는 2012년 이근호 이후 아시아 내 올해의 선수 맥이 끊겼고, 국제선수상은 손흥민과 김민재가 명맥을 이어왔다. 이제 팬들의 시선은 생애 첫 후보에 오른 이강인이 과연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선배들의 길을 이을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지만, 그와 별개로 아시아 최고의 별이 펼친 역사를 외면한 듯한 AFC의 선택은 두고두고 아쉬움과 논란을 남길 전망이다.

 

배지 붙이니 친절 업! 타이완 여행자들의 한국 체감 후기 줄줄이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지난달부터 한시적으로 허용된 가운데, 한국을 찾은 타이완 관광객들 사이에서 ‘국적 배지’가 조용한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타이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국에서 중국인에 대한 반감이 있다는데 이런 배지를 달아야 할까”라는 글과 함께 ‘대만 사람’이라는 한글 문구와 타이완 국기를 든 캐릭터가 인쇄된 배지 사진이 올라왔다. 게시물은 짧은 시간 안에 확산됐고,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타이완 누리꾼들은 “배지를 달자 상점 점원의 태도가 부드러워졌다”, “한국어로 국적을 표시하니 오해가 줄었다”는 후기를 공유했다.현지 네티즌들은 한국인이 중국인과 타이완인을 언어와 외모만으로 즉각 구분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맥락을 지적하며, 여행 동선에서 마찰을 예방하기 위한 ‘자기표시’ 수단으로 배지를 거론했다. 특히 단체 관광객이 늘면서 인기 상권과 관광지에 인파가 몰리는 상황에서, 국적 오인으로 인한 불편을 줄이려는 심리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최근 한국 내 일부 집회에서 나타난 반중 정서 보도가 타이완 커뮤니티에 과장되거나 단편적으로 전해지며 불안감을 키웠다는 분석도 제기된다.이에 한국 누리꾼들도 반응했다. 국내 온라인 게시판과 SNS에는 “극단적 소수를 제외한 대다수 한국인은 혐오에 반대한다”,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길 바란다”는 응원 메시지가 잇따랐다. 상인 커뮤니티에서는 “국적과 관계없이 예의를 지키는 손님이라면 환영한다”, “언어 장벽을 줄이기 위한 배지라면 긍정적”이라는 현실적인 반응도 나왔다. 다만 일부에서는 “국적 표시가 또 다른 선입견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친절한 안내와 다국어 표지 확충 등 근본적 서비스 개선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전문가들은 관광객과 서비스 종사자 간 오해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기본적인 언어 안내와 표준화된 응대 매뉴얼을 제시한다. 공항·역사·주요 상권에 다국어 표지와 QR 기반 안내를 확대하고, 혼잡 시간대 질서 유지와 대기 동선을 명확히 하면 불필요한 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온라인에서 확산되는 과장된 정보에 대한 팩트 체크와 공공기관의 신속한 안내가 불안 심리를 낮출 수 있다고 조언한다.관광업계는 이번 배지 이슈를 ‘방문객 경험’의 신호로 해석한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관광객이 스스로 배지를 택한다는 건 친밀한 소통 욕구의 표현”이라며 “상점의 간단한 인사 다국어 표기, 모바일 메뉴 번역, 결제 안내 개선만으로도 만족도가 크게 오른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한국관광공사는 성수기 외래객 증가에 맞춰 안내 인력을 보강하고, 주요 관광지 질서 캠페인을 병행할 계획이다.국적 배지가 일시적 유행으로 그칠지, 새로운 여행 에티켓으로 자리 잡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상호 존중과 명확한 정보 제공이야말로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재방문으로 이어지는 신뢰를 쌓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