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

10월에 여기 안 가면 평생 후회…전국 단풍·억새 명소 BEST 3

 뜨거웠던 여름의 열기가 한풀 꺾이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10월, 전국의 산야는 일제히 가을 채비에 나선다. 들녘은 황금빛으로 풍요로워지고, 산등성이를 따라 펼쳐지는 억새와 단풍의 향연은 등산화 끈을 조여 매고 길을 나서게 만드는 마법을 부린다. 이 계절의 절정을 만끽하고 싶다면, 저마다 다른 빛깔로 등산객을 유혹하는 전국의 명산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가을 산행의 대명사로 꼽히는 곳은 단연 강원 정선의 민둥산이다. 이름처럼 나무가 거의 없어 시야를 가리는 것 없이 광활한 풍경을 자랑하는 이곳은, 전국 최대 규모의 억새 군락지로 명성이 자자하다. 해발 1,100미터 고지를 향해 오르는 내내 발걸음마다 은빛 억새가 출렁이며 가을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특히 10월 초중순 절정의 시기가 되면, 산 전체가 마치 황금빛 융단을 깔아놓은 듯 장관을 연출한다. 정상에 서서 바람에 몸을 맡긴 채 넘실거리는 억새의 물결 너머로 아스라이 펼쳐지는 정선과 태백의 산 능선을 바라보는 순간은, 그 어떤 말로도 형용하기 힘든 벅찬 감동을 선사한다.

 

붉고 화려한 단풍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싶다면 10월 하순, 경남 합천과 경북 성주에 걸쳐 자리한 가야산을 찾아야 한다. 가야산 국립공원의 여러 탐방로 중에서도 만물상 코스는 가을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초입의 울창한 숲길을 지나 기묘한 형태의 바위들이 병풍처럼 펼쳐지는 만물상 구간에 들어서면, 마치 불이라도 붙은 듯 타오르는 단풍과 기암괴석의 조화가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비경을 만들어낸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국립공원 전체가 울긋불긋한 가을빛으로 물든 웅장한 파노라마는 산행의 고단함을 단번에 잊게 할 만큼 압도적이다.

 


산과 바다, 두 가지 매력을 동시에 즐기고 싶다면 전북 부안의 내변산이 정답이다. 서해의 푸른 바다를 곁에 두고 오르는 내변산의 단풍은 또 다른 감흥을 준다.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내는 직소폭포 주변과 고즈넉한 내소사로 이어지는 단풍길은 그 아름다움이 절정에 달한다. 길이 비교적 완만하여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부담이 없어 가족 단위 탐방객들에게 특히 사랑받는 힐링 코스다.

 

물론, 모두가 직접 산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파른 산행이 부담스럽거나 바쁜 일상에 쫓겨 시간을 내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안방 1열에서 편안하게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방법도 있다. 산 전문채널 마운틴TV는 추석 연휴를 포함해 가을 내내 다채로운 산행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을 전국의 명산으로 안내한다. 매주 금요일 오후 5시 15분에 방송되는 '주말여행 산이 좋다'는 이름난 명산들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토요일 오전 9시 30분에 방영되는 '김PD의 너만 산이냐 나도 산이다'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산의 매력을 조명한다. 또한, 일요일 오후 6시 30분에 시청자를 찾는 '딱이다 산악회'는 맞춤형 산악회 정보를 제공하며 산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IPTV, 위성방송, 지역 케이블 등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이 프로그램들은 직접 산을 찾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고 대리 만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트럼프의 3500억 달러 요구에… 원화가치 ‘와르르’, 1450원대 공포 현실로

 추석 연휴 동안 국내 금융시장이 휴장한 사이, 원화 가치가 해외 시장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연휴 직전 1400원대 초반에서 거래되던 원·달러 환율은 연휴 기간 내내 뉴욕, 싱가포르 등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한때 1423원선을 넘어서는 등 1420원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연휴 직전 종가와 비교하면 무려 14원 이상 급등한 수치다. 국내 외환시장이 다시 문을 여는 연휴 직후, 역외 시장의 환율 상승분이 일시에 반영되면서 환율이 폭등할 수 있다는 ‘블랙 먼데이’의 공포가 시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환율 상승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미국과의 관세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불확실성이 지목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500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대미 투자를 ‘선불’ 개념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이 원화 가치에 치명타를 안겼다. 여기에 비상 상황에 대비한 안전판 역할을 할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마저 난항을 겪으면서 원화 약세 우려는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다른 통화에 비해 유독 원화 가치의 하락 폭이 두드러지는 현상의 핵심에 바로 이 관세협상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역외 시장의 불안한 흐름이 연휴 이후 국내 시장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최근 일본의 정치 지형 변화에 따라 급격히 가치가 떨어진 엔화 역시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또 다른 복병으로 떠올랐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원화와 엔화는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동조화 현상이 뚜렷한데, 대규모 양적완화를 공언한 다카이치 사나에가 차기 총리로 유력해지면서 엔·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최고치인 152엔대까지 치솟았다. 이는 고스란히 원화 가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6일간의 긴 연휴를 마치고 외환시장이 다시 열렸던 지난 설 직후의 아찔한 기억을 소환한다. 당시에도 연휴 기간 누적된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되며 환율이 개장과 동시에 15원 가까이 폭등해 장중 1450원선을 위협하는 패닉 장세가 연출된 바 있다.설상가상으로 과거 환율 급등의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국민연금 환헤지’라는 비상 카드마저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그동안 외환당국은 환율이 과도하게 오를 때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자산의 환헤지 비율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며 환율을 방어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 6월 환율보고서에서 이를 직접 언급하고, 최근 한미 환율 합의문에도 ‘정부투자기관의 해외투자는 경쟁적 목적의 환율을 목표로 해선 안 된다’는 문구가 포함되는 등 미국의 감시망이 한층 촘촘해졌다. 사실상 환율 방어를 위한 당국의 손발이 묶인 셈이어서, 연휴 이후 닥쳐올 환율 급등 파고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