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순 라면인 줄 알았더니…소스·스낵까지 ‘불닭 맛’으로 100개국 정복한 삼양의 소름 돋는 전략

 'K-스파이시'의 대명사가 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2012년 첫선을 보인 이래, 불닭 시리즈의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이 80억 개를 돌파한 것이다. 이는 지구촌 전체 인구인 82억 명에 육박하는 엄청난 수치로, 사실상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불닭볶음면을 한 번씩 맛본 것과 다름없는 규모다. 단순한 식품을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은 불닭의 위상을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의 중심에는 해외 시장에서의 뜨거운 반응이 있었다. 국내 출시 초기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던 불닭볶음면은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파이어 누들 챌린지(Fire Noodle Challenge)'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처럼 번지면서 인지도와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 2023년 누적 판매량 50억 개를 달성한 데 이어 불과 1년 만인 2024년 70억 개, 그리고 다시 반년 만에 80억 개라는 기념비적인 판매고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 동남아시아는 물론,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유럽 시장까지 뚫으며 전 세계 100여 개국에 'K-매운맛'의 위력을 떨치고 있다.

 


이러한 성공 뒤에는 철저한 '현지화(Localization)' 전략이 있었다. 삼양식품은 각 국가의 문화와 소비자 입맛을 면밀히 분석하여 제품, 유통,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이르는 모든 영역에서 현지 맞춤형 전략을 구사했다. 단순히 매운맛을 수출하는 것을 넘어, 현지인들이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맛을 개발하고 현지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글로벌 확장성의 단단한 기반을 다졌다. 또한, 라면에만 국한하지 않고 불닭의 상징적인 매운맛을 소스, 스낵, 간편식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장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힌 것도 주효했다. 특히 '불닭 소스'는 그 자체로 하나의 독립된 상품으로 인정받아 전 세계 50여 개국에 수출되며, 국내외 외식 브랜드 및 리테일 상품과의 협업을 통해 '불닭'이라는 브랜드를 하나의 강력한 맛의 플랫폼으로 격상시켰다. 삼양식품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급증하는 글로벌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밀양 1, 2공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생산 역량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불닭볶음면이 써 내려가는 'K-푸드'의 신화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고마워요 루마니아!"…유럽의 대이변이 살려낸 홍명보호의 2포트 희망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5라는 충격적인 대패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본선 조 추첨 2포트 진입 가능성은 오히려 높아지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됐다. 월드컵 본선에서 소위 '죽음의 조'를 피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조 추첨 포트 배정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 FIFA 랭킹을 기준으로 포트를 배정함에 따라, 한국은 사상 첫 2포트 진입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10월 A매치 2연전을 준비했다. 현재 FIFA 랭킹 23위를 유지한다면 2포트 진입이 확정적인 상황이었기에, 브라질전 대패는 뼈아픈 결과였다.브라질전 패배로 한국의 FIFA 랭킹 포인트는 1593.19점에서 1589.75점으로 3.44점 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랭킹 경쟁을 벌이던 국가들이 약진하며 한국의 턱밑까지 추격해왔다. 24위 에콰도르는 16위 미국과 무승부를 거두며 랭킹 포인트를 1588.82점으로 끌어올렸고, 25위 호주 역시 26위 캐나다를 꺾고 1588.25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23위 한국과 25위 호주의 격차는 단 1.5점 차이로 좁혀지며, 파라과이전 결과에 따라 2포트 진입의 꿈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다.암울한 전망이 드리워진 가운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바로 유럽에서 대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한국보다 한 계단 높은 22위였던 오스트리아가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FIFA 랭킹 51위의 복병 루마니아에 0-1로 덜미를 잡히며 랭킹 포인트가 대폭락했다. A매치는 경기 중요도에 따라 포인트 배점이 다른데, 친선전 패배보다 월드컵 예선과 같은 주요 대회에서의 패배는 훨씬 큰 폭의 랭킹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 패배로 오스트리아는 무려 14.88점의 포인트를 잃으며 예상 점수가 1586.98점까지 추락했다.결과적으로 오스트리아가 25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23위였던 한국은 오히려 22위로 한 계단 올라설 발판이 마련됐다. 브라질에 당한 굴욕적인 대패에도 불구하고, 루마니아의 의도치 않은 도움으로 2포트 진입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 기회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파라과이전에서 반드시 승점 3점을 챙겨야만 한다. 바짝 추격해온 에콰도르와 호주, 그리고 약체 키프로스와의 경기에서 승리가 유력한 오스트리아의 반격을 뿌리치고 2포트를 사수하기 위해서는 이제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