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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축구팀이야, 아니면 손흥민-부앙가 2인조 쇼야?… MLS 뒤흔드는 역대급 조합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입성한 손흥민이 그야말로 리그의 판도를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하며 연일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그의 발끝에서 시작된 공격 본능은 팀 동료 데니스 부앙가와의 폭발적인 시너지를 통해 LAFC를 MLS 역사상 전례 없는 기록을 세운 팀으로 만들었다. 손흥민의 합류가 단순한 전력 보강을 넘어, 팀의 체질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찬사가 쏟아진다.

 

그 정점은 22일(한국시간) 레알 솔트레이크와의 홈경기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LAFC는 전반 막판까지 0-1로 끌려가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해결사는 단연 '흥부 듀오'였다. 전반 45분, 손흥민이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감각적인 패스를 찔러주자 부앙가가 이를 놓치지 않고 동점 골로 마무리하며 역전의 서막을 열었다. 분위기를 가져온 LAFC는 곧바로 경기를 뒤집었다. 전반 추가시간, 이번에는 손흥민이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다비드 마르티네스의 패스를 받은 그는 지체 없이 강력한 슈팅을 날려 골망을 세차게 흔들며 순식간에 스코어를 2-1로 만들었다.

 

후반에도 '흥부 듀오'의 파괴력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28분, 손흥민의 패스에서 시작된 공격은 앤드류 모란을 거쳐 다시 부앙가에게 연결됐고, 부앙가는 침착하게 멀티골을 완성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후 손흥민이 교체로 물러났음에도 기세가 오른 부앙가는 경기 종료 직전 해트트릭까지 달성하며 팀의 4-1 대승을 자축했다.

 


이날 부앙가의 해트트릭은 LAFC와 MLS에 역사적인 이정표를 남겼다. LAFC 구단은 "MLS 역사상 최초로 한 팀이 3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기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14일 부앙가의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18일에는 손흥민이 자신의 MLS 데뷔 첫 해트트릭을 작렬했고, 이날 다시 부앙가가 바통을 이어받아 대기록을 완성한 것이다. 1996년 리그 출범 이후 29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그 중심에 손흥민이 있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손흥민과 부앙가의 지배력은 기록으로도 증명된다. 두 선수는 지난달 24일 FC 댈러스전 이후 팀이 기록한 14골을 전부 합작하는 경이로운 공격력을 선보였다. 이 기간 부앙가가 8골, 손흥민이 6골을 책임지며 사실상 두 선수가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손흥민은 지난달 9일 데뷔전 이후 치른 단 7경기에서 6골 3도움을 기록, 이 기간 팀이 터뜨린 18골의 절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메시아'와 같은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손흥민의 합류 이후 LAFC는 4승 1무 2패의 상승세를 타며 서부 콘퍼런스의 강자로 다시 자리매김했다.

 

류현진 10승보다 허무했던 '1이닝 2피홈런'…한화, LG에 우승컵 떠먹여 주다

 정규시즌 1위 결정전이라는 마지막 희망을 향해 달려가던 한화 이글스의 꿈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시즌 마지막 맞대결로 펼쳐진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9회말까지 리드를 잡고도 충격적인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며 스스로 순위 경쟁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만약 이날 승리하고 남은 최종전까지 잡았다면 LG 트윈스와 1위 자리를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일 수 있었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컸다. 7회초 대거 4점을 뽑아내며 5-2로 경기를 뒤집었을 때만 해도 한화의 시나리오는 완벽해 보였다. 하지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9회말, 승리를 지키기 위해 올라온 마무리 김서현이 2아웃을 잘 잡아놓고 거짓말처럼 투런 홈런 두 방을 연달아 허용하며 5-6으로 무너졌다. 인천 하늘에 울려 퍼진 SSG 팬들의 함성은 한화의 꿈이 산산조각 나는 소리이기도 했다.이 패배로 모든 것이 결정됐다. 한화의 추격이 멈추자마자 LG 트윈스는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일찌감치 2위 자리를 확보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던 한화에게 이제 3일 남은 KT와의 최종전은 순위와 무관한, 그야말로 '소화 시합'이 되어버렸다. 시즌 막판까지 이어졌던 1위 싸움의 팽팽한 긴장감은 허무하게 사라졌고, 이제 한화는 2주 뒤에 시작될 가을야구의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보며 전력을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만을 남겨두게 됐다. 허탈한 패배의 상처를 씻고 포스트시즌을 위한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하는 시간이 온 것이다.팀의 운명이 결정되면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마지막 등판 여부도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만약 1위 경쟁이 최종전까지 이어졌다면, 팀의 에이스인 류현진이 선발로 나서는 것이 유력했다. 그에게는 개인 통산 10승과 규정이닝 달성이라는 기록이 걸려 있었고, 팀으로서도 폰세, 와이스, 문동주에 이어 구단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4명의 두 자릿수 승리 투수를 배출하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순위가 확정된 지금, 굳이 2주 앞으로 다가온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에이스를 무리하게 등판시킬 이유는 완전히 사라졌다.결국 류현진의 10승 도전은 다음을 기약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 자신도 "나의 10승은 전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며 개인 기록보다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더 중요함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에이스의 말처럼, 이제 한화에게 정규시즌의 작은 기록들은 의미가 없어졌다. 더 큰 목표를 위해 잠시 숨을 고를 때다. 류현진이 빠진 최종전 마운드는 이제껏 기회를 얻지 못했던 젊은 투수들에게 자신을 증명할 소중한 기회의 장이 될 전망이다. 한화의 아쉬운 정규시즌 마지막 페이지는 그렇게 새로운 희망을 준비하며 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