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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없다, 핵도 없다" 김정은의 '두 국가론' 선언..한반도 새 판 짜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최고인민회의 연설을 통해 남한과의 관계, 비핵화 문제, 그리고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한 북한의 확고한 입장을 천명하여 국제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김 위원장은 우리 정부와는 더 이상 마주 앉을 일이 없으며, 통일할 생각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 또한 비핵화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핵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하였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3차 회의 연설에서 한국과 미국에 대한 입장을 차례로 설명하며, 특히 비핵화 문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한국과 미국 정부가 '단계적 비핵화'라는 개념으로 자신들과 마주 앉을 수 있는 명분과 기초를 스스로 허물어버렸다고 주장하며, 비핵화라는 개념은 이미 그 의미를 상실하였다고 선언하였다.

 

김 위원장은 "절대로 핵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미국과 서방이 달라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부질없는 제재와 압력을 가한다면 계속하라면서 시간은 자신들의 편이라고 역설하였다. 이는 북한이 핵무력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국제 사회의 제재와 압박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 나아가 김 위원장은 핵보유를 전쟁 억제력의 제1 사명으로 규정하며, 이 제1 사명이 상실되면 억제력의 제2 사명이 가동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그는 비핵화가 될 경우 한국과 주변 동맹국들의 군사조직과 하부구조가 곧 괴멸될 것이라고 위협하며, 이러한 위험한 사태 발전을 원치 않는다고 언급하였다. 이는 북한의 핵무력이 단순한 방어 수단을 넘어, 잠재적인 공격 능력을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진정한 평화공존을 바란다면 마주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는 북한이 비핵화라는 전제 조건 없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개인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향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대미 관계에 변화를 줄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이는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특정 인물과의 관계를 통해 외교적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우리 정부에 대해서는 훨씬 더 강경하고 적대적인 입장을 표명하였다. 김 위원장은 한국과는 마주 앉을 일이 없고 일절 상대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말하였다. 그는 정치와 국방을 외세에 맡긴 나라와 통일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선언하며, 철저히 이질화되고 완전히 상극인 두 실체의 통일은 결국 하나가 없어지지 않고서는 성립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이는 남북한이 더 이상 통일의 대상이 아닌 별개의 국가임을 명확히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이재명 정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강도 높게 비판하였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가 관계 개선이나 평화를 말하지만 본질상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흡수통일 야망은 오히려 이전 보수 정권들을 무색게 할 정도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핵 선제타격을 노린 군사연습 확대와 내년도 예산안의 군사비 8.2% 증액을 그 근거로 들며,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이 북한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또한 우리 정부가 밝힌 '3단계 비핵화론' 역시 무장해제를 꿈꾸던 전임자들의 숙제장에서 베껴온 복사판에 지나지 않는다고 깎아내리며, 우리 정부의 비핵화 구상에 대한 전면적인 불신을 드러냈다.

 

이러한 발언들의 정점은 "한국과는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두 개 국가임을 국법으로 고착시킬 것"이라는 예고였다. 이는 북한이 남북 관계를 '국가 대 국가' 관계로 재정립하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향후 남북 관계에 있어 매우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는 기존의 '민족 내부 관계'라는 틀을 완전히 벗어나, 상호 적대적인 두 개의 독립 국가임을 법적으로 명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내부선 '복귀 소동', 외부선 '尹 연관성' 추적…김건희 특검의 숨 가쁜 '투트랙'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내부에서 터져 나온 파견검사들의 '집단 원대 복귀 요청'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 박상진 특검보는 브리핑을 통해 "파견검사들이 수사가 끝나면 전원 복귀하겠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는 검사들이 제기한 문제가 수사를 거부하겠다는 의사가 아니라, 최근 개정된 정부조직법에 따라 수사검사와 공소유지 검사를 분리하는 원칙과, 수사·기소·공소유지가 결합된 특검법의 역할이 서로 충돌하는 데 대한 법리적 혼란을 호소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특검팀은 파견검사들이 공소유지까지 책임감 있게 수행할 의지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하며, 내부 균열 의혹을 서둘러 봉합하는 모습을 보였다.특검팀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수사한 검사가 직접 공판까지 책임지는 것이 특검법의 본래 취지이자 성공적인 수사를 위한 필수 조건임을 재확인했다. 박 특검보는 "수사검사가 공소유지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고, 파견검사들도 이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 개혁 방향과 정면으로 배치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수사의 연속성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결국 특검팀은 파견검사들의 혼란을 법리적으로 정리하고 설득함으로써, 외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수사 동력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이러한 내부 논란 속에서도 특검팀의 수사는 멈추지 않고 전방위로 뻗어나가고 있다. 특검팀은 통일교 현안과 관련해 정치권에 금품 로비를 벌인 혐의로 구속된 한학자 총재에게 소환을 통보하며 수사에 속도를 냈다. 한 총재가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불출석하자, 특검팀은 이례적으로 추석 연휴 기간인 4일에 다시 출석하라고 통보하며 강한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핵심 인물에 대한 조사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연휴 반납을 불사하고서라도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압박의 메시지로 읽힌다.특검팀 수사의 칼끝은 결국 김건희 여사를 넘어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할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 측에 고가의 그림을 건넨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구속기소된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죄명이 향후 '뇌물죄'로 변경될 수 있음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뇌물죄를 적용하기 위한 핵심 요건으로 '직무 관련성', '대가성', 그리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에 대한 수사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김 전 검사의 행위가 단순한 청탁을 넘어 윤 전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 뇌물이었음이 입증될 경우, 사건의 파장이 비교할 수 없이 커질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