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산관에 왜 왔니?"…청주의 한 종갓집에서 벌어질 '수상한' 전통 체험

 역사와 문화의 도시 청주가 2026년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문화적 부흥을 예고하며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청주시는 최근 국가유산청이 주관한 '2026년 우리 고장 국가 유산 활용사업 공모'에서 무려 10개 사업이 동시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며, 국비 11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예산을 확보한 것을 넘어, 청주가 품고 있는 풍부한 유·무형의 국가유산을 잠재적 가치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역동적인 문화관광자원으로 재창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국가로부터 인정받은 결과다. 이번 공모 선정은 청주가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문화를 향유하는 선도 도시로 발돋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2026년 한 해 동안 청주 전역에서 펼쳐질 10개의 사업들은 과거와 현재, 기술과 전통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구성되어 기대를 모은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것은 청주의 대표적인 야간 문화 행사로 자리매김할 '국가유산 야행'이다. 이 프로그램은 고즈넉한 밤의 장막이 내린 원도심의 국가유산을 배경으로, 은은한 조명과 다채로운 공연, 체험 활동이 어우러져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최첨단 디지털 기술과 잠들어 있던 국가유산이 만나는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사업은 낡은 담장과 건축물이 거대한 캔버스가 되어 빛과 소리의 예술로 재탄생하는 장관을 연출한다. 이는 젊은 세대에게는 우리 유산의 새로운 매력을, 기성세대에게는 익숙한 공간의 경이로운 변신을 보여주며 세대를 초월한 감동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들은 관람 위주의 정적인 프로그램을 넘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소통하는 동적인 체험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문산관에 왜 왔니, 왜 왔니?"라는 흥미로운 이름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청주의 유서 깊은 종갓집을 활용하는 이 사업은, 방문객들이 마치 그 시대의 구성원이 된 것처럼 전통문화를 직접 겪어보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엄숙하게 보존된 공간이 아니라, 사람의 온기가 가득한 살아있는 역사 교육의 장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이처럼 청주시는 확보된 11억 원의 국비를 마중물 삼아, 2026년 시민들이 연중 내내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문화의 도시'를 구현할 계획이다. 단순한 일회성 행사를 넘어, 청주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문화가 지역 경제를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트럼프의 3500억 달러 요구에… 원화가치 ‘와르르’, 1450원대 공포 현실로

 추석 연휴 동안 국내 금융시장이 휴장한 사이, 원화 가치가 해외 시장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연휴 직전 1400원대 초반에서 거래되던 원·달러 환율은 연휴 기간 내내 뉴욕, 싱가포르 등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한때 1423원선을 넘어서는 등 1420원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연휴 직전 종가와 비교하면 무려 14원 이상 급등한 수치다. 국내 외환시장이 다시 문을 여는 연휴 직후, 역외 시장의 환율 상승분이 일시에 반영되면서 환율이 폭등할 수 있다는 ‘블랙 먼데이’의 공포가 시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환율 상승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미국과의 관세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불확실성이 지목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500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대미 투자를 ‘선불’ 개념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이 원화 가치에 치명타를 안겼다. 여기에 비상 상황에 대비한 안전판 역할을 할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마저 난항을 겪으면서 원화 약세 우려는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다른 통화에 비해 유독 원화 가치의 하락 폭이 두드러지는 현상의 핵심에 바로 이 관세협상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역외 시장의 불안한 흐름이 연휴 이후 국내 시장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최근 일본의 정치 지형 변화에 따라 급격히 가치가 떨어진 엔화 역시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또 다른 복병으로 떠올랐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원화와 엔화는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동조화 현상이 뚜렷한데, 대규모 양적완화를 공언한 다카이치 사나에가 차기 총리로 유력해지면서 엔·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최고치인 152엔대까지 치솟았다. 이는 고스란히 원화 가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6일간의 긴 연휴를 마치고 외환시장이 다시 열렸던 지난 설 직후의 아찔한 기억을 소환한다. 당시에도 연휴 기간 누적된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되며 환율이 개장과 동시에 15원 가까이 폭등해 장중 1450원선을 위협하는 패닉 장세가 연출된 바 있다.설상가상으로 과거 환율 급등의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국민연금 환헤지’라는 비상 카드마저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그동안 외환당국은 환율이 과도하게 오를 때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자산의 환헤지 비율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며 환율을 방어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 6월 환율보고서에서 이를 직접 언급하고, 최근 한미 환율 합의문에도 ‘정부투자기관의 해외투자는 경쟁적 목적의 환율을 목표로 해선 안 된다’는 문구가 포함되는 등 미국의 감시망이 한층 촘촘해졌다. 사실상 환율 방어를 위한 당국의 손발이 묶인 셈이어서, 연휴 이후 닥쳐올 환율 급등 파고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