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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러 갔다가 '인생 여행' 하고 온다?…요즘 가장 핫하다는 안동 1박 2일 풀코스

 단순히 마시고 취하는 술 여행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한 잔의 술에 담긴 이야기와 그 술이 탄생한 지역의 문화를 오감으로 체험하는 미식의 시대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한국 전통문화의 심장부라 불리는 안동이 이제껏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의 여행을 제안하고 나섰다. 바로 안동 전통주를 하나의 완벽한 코스요리처럼 풀어낸 프리미엄 미식 투어, '안동 더 다이닝'이다. 이 여행은 단순히 여러 양조장을 방문해 시음하는 단계를 넘어, 술 한 잔으로 시작해 안동의 맛과 멋, 그리고 깊이 있는 주조 문화까지 1박 2일 동안 온전히 경험하도록 설계된 하나의 작품과 같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 코레일관광개발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2025 K-미식 전통주 벨트사업'의 핵심 프로젝트인 만큼, 그 구성부터가 남다르다.

 

여행은 마치 잘 짜인 연극처럼 다섯 개의 막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맞이의 잔'은 안동의 유서 깊은 종가에서 내어주는 정갈한 음식과 전통주로 여정의 문을 연다. 예를 갖춘 첫 잔을 통해 여행객은 비로소 안동의 귀한 손님이 되었음을 실감한다. 이어지는 '풍류의 잔'에서는 잔을 들고 안동의 고즈넉한 풍경 속을 거닐며 자연과 술이 어우러지는 신선놀음을 체험하게 된다.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깊이의 잔'이다. 수십 년간 외길을 걸어온 전통주 명인을 직접 만나 그의 철학을 듣고, 함께 술을 빚는 과정을 통해 안동 전통주에 담긴 장인의 숨결과 시간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밤이 깊어지면 '머무는 잔'이 기다린다. 안동의 식재료로 만든 특별한 안주와 직접 만든 막걸리를 곁들이는 가양주 페어링은 여행의 피로를 녹이고, 함께한 이들과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게 만든다. 마지막 '기억의 잔'은 지역 특산물로 만든 달콤한 디저트로, 혀끝에 남는 안동의 맛을 긴 여운으로 간직하게 하며 1박 2일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이 모든 프리미엄 경험이 포함된 비용은 1인당 25만 2,000원. 왕복 열차비부터 관광지 입장료, 전 일정 식사와 체험비가 모두 포함된 가격이다. 농식품부와 안동시의 지원 덕분에 가능한 파격적인 가격으로, 그야말로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까지 잡았다. 투어는 오는 10월 24일부터 11월 22일까지 단 네 차례만 한정적으로 운영되어 특별함을 더한다. 또한, 참가자 전원에게는 안동의 맛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디저트 박스와 오직 이 여행만을 위해 제작된 전용 굿즈까지 제공된다. 단체 여행이 부담스러운 개별 여행객이나 뚜벅이 여행자를 위해 '안동 전통주 칵테일 택시' 같은 맞춤형 프로그램도 마련하는 세심함도 돋보인다. 이번 '안동 더 다이닝'은 술을 좋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문화 체험과 깊이 있는 휴식을 원하는 모든 이에게 잊지 못할 선물이 될 것이다.

 

트럼프의 3500억 달러 요구에… 원화가치 ‘와르르’, 1450원대 공포 현실로

 추석 연휴 동안 국내 금융시장이 휴장한 사이, 원화 가치가 해외 시장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연휴 직전 1400원대 초반에서 거래되던 원·달러 환율은 연휴 기간 내내 뉴욕, 싱가포르 등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한때 1423원선을 넘어서는 등 1420원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연휴 직전 종가와 비교하면 무려 14원 이상 급등한 수치다. 국내 외환시장이 다시 문을 여는 연휴 직후, 역외 시장의 환율 상승분이 일시에 반영되면서 환율이 폭등할 수 있다는 ‘블랙 먼데이’의 공포가 시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환율 상승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미국과의 관세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불확실성이 지목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500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대미 투자를 ‘선불’ 개념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이 원화 가치에 치명타를 안겼다. 여기에 비상 상황에 대비한 안전판 역할을 할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마저 난항을 겪으면서 원화 약세 우려는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다른 통화에 비해 유독 원화 가치의 하락 폭이 두드러지는 현상의 핵심에 바로 이 관세협상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역외 시장의 불안한 흐름이 연휴 이후 국내 시장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최근 일본의 정치 지형 변화에 따라 급격히 가치가 떨어진 엔화 역시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또 다른 복병으로 떠올랐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원화와 엔화는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동조화 현상이 뚜렷한데, 대규모 양적완화를 공언한 다카이치 사나에가 차기 총리로 유력해지면서 엔·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최고치인 152엔대까지 치솟았다. 이는 고스란히 원화 가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6일간의 긴 연휴를 마치고 외환시장이 다시 열렸던 지난 설 직후의 아찔한 기억을 소환한다. 당시에도 연휴 기간 누적된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되며 환율이 개장과 동시에 15원 가까이 폭등해 장중 1450원선을 위협하는 패닉 장세가 연출된 바 있다.설상가상으로 과거 환율 급등의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국민연금 환헤지’라는 비상 카드마저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그동안 외환당국은 환율이 과도하게 오를 때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자산의 환헤지 비율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며 환율을 방어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 6월 환율보고서에서 이를 직접 언급하고, 최근 한미 환율 합의문에도 ‘정부투자기관의 해외투자는 경쟁적 목적의 환율을 목표로 해선 안 된다’는 문구가 포함되는 등 미국의 감시망이 한층 촘촘해졌다. 사실상 환율 방어를 위한 당국의 손발이 묶인 셈이어서, 연휴 이후 닥쳐올 환율 급등 파고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