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 힙합 거물과 K팝 아이돌이 한 무대에?…야마토를 뒤집어 놓을 '이 축제'의 정체

 한일 양국의 해묵은 갈등을 넘어, 문화의 힘으로 새로운 우정의 60년을 열기 위한 의미 있는 축제가 일본의 심장부에서 펼쳐진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산하 오사카민단본부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이정표를 기념하기 위해, 내달 12일 가나가와현 야마토 시에서 대규모 문화 축제 '더 마당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기념식을 넘어, 양국 시민들이 직접 만나고 어울리며 서로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진정한 '소통의 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축제의 이름인 '마당'은 한국의 전통 가옥에서 가족과 이웃이 모여 소통하고 잔치를 벌이던 열린 공간을 의미한다. 오사카민단은 이처럼 세대와 국적을 초월해 모두가 한데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일본 현지에 구현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축제가 열리는 야마토 아레나와 '숲과 함께 살아가는 광장'은 하루 동안 한국과 일본의 문화가 생동감 넘치게 교류하는 거대한 마당이 될 전망이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양국의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함께 꾸미는 화려한 무대다. 일본에서는 독보적인 스타일로 힙합 씬의 존경을 받는 AK-69와 실력파 래퍼 GADORO가 출연해 강렬한 무대를 선보인다. 또한, 밴드 XⅡ After Ours의 감성적인 록 사운드와 스트리트 댄스팀 ARTiSTREET의 역동적인 퍼포먼스가 축제의 열기를 더할 예정이다. 한국 측에서는 차세대 K팝 주자로 주목받는 아이돌 그룹 nSSign이 출격해, 세련된 음악과 퍼포먼스로 일본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힙합, 록, 댄스, K팝 등 다양한 장르가 한 무대에서 어우러지며 양국 대중문화의 현재를 생생하게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한복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특별한 패션쇼도 준비되어 있다. 세계문화예술진흥회(이사장 김춘엽)가 주관하는 이 한복 패션쇼는 위아패션과 백금자우리옷이 디자인을 맡아, 전통 한복의 우아함과 현대적인 감각이 조화를 이룬 작품들을 선보인다. 총 34명의 전문 모델들이 런웨이를 걸으며 선보이는 다채로운 한복의 향연은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시각적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이 밖에도 축제 현장은 오감을 만족시키는 풍성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가득 채워진다. 양국의 대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식 코너에서는 한국의 떡볶이와 일본의 야키소바가 나란히 방문객을 맞이하고, 한복과 일본의 전통 의상인 유카타를 직접 입어보는 체험존에서는 서로의 문화를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어린이들을 위한 전통 놀이 공간과 양국의 섬세한 손길이 담긴 공예품 전시 등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마련된다.

 

오사카민단은 이번 축제가 정치·외교적 관계를 넘어 문화 교류가 양국 관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믿음 아래, 모든 공연과 체험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페스티벌 총감독을 맡은 김춘엽 이사장은 "문화는 국경을 넘는 가장 따뜻하고 강력한 언어"라며, "'더 마당 페스티벌'이 양국 국민이 서로의 마음을 열고 진정한 친구가 되는, 화합과 우정의 상징적인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3500억 달러 요구에… 원화가치 ‘와르르’, 1450원대 공포 현실로

 추석 연휴 동안 국내 금융시장이 휴장한 사이, 원화 가치가 해외 시장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연휴 직전 1400원대 초반에서 거래되던 원·달러 환율은 연휴 기간 내내 뉴욕, 싱가포르 등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한때 1423원선을 넘어서는 등 1420원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연휴 직전 종가와 비교하면 무려 14원 이상 급등한 수치다. 국내 외환시장이 다시 문을 여는 연휴 직후, 역외 시장의 환율 상승분이 일시에 반영되면서 환율이 폭등할 수 있다는 ‘블랙 먼데이’의 공포가 시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환율 상승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미국과의 관세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불확실성이 지목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500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대미 투자를 ‘선불’ 개념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이 원화 가치에 치명타를 안겼다. 여기에 비상 상황에 대비한 안전판 역할을 할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마저 난항을 겪으면서 원화 약세 우려는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다른 통화에 비해 유독 원화 가치의 하락 폭이 두드러지는 현상의 핵심에 바로 이 관세협상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역외 시장의 불안한 흐름이 연휴 이후 국내 시장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최근 일본의 정치 지형 변화에 따라 급격히 가치가 떨어진 엔화 역시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또 다른 복병으로 떠올랐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원화와 엔화는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동조화 현상이 뚜렷한데, 대규모 양적완화를 공언한 다카이치 사나에가 차기 총리로 유력해지면서 엔·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최고치인 152엔대까지 치솟았다. 이는 고스란히 원화 가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6일간의 긴 연휴를 마치고 외환시장이 다시 열렸던 지난 설 직후의 아찔한 기억을 소환한다. 당시에도 연휴 기간 누적된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되며 환율이 개장과 동시에 15원 가까이 폭등해 장중 1450원선을 위협하는 패닉 장세가 연출된 바 있다.설상가상으로 과거 환율 급등의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국민연금 환헤지’라는 비상 카드마저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그동안 외환당국은 환율이 과도하게 오를 때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자산의 환헤지 비율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며 환율을 방어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 6월 환율보고서에서 이를 직접 언급하고, 최근 한미 환율 합의문에도 ‘정부투자기관의 해외투자는 경쟁적 목적의 환율을 목표로 해선 안 된다’는 문구가 포함되는 등 미국의 감시망이 한층 촘촘해졌다. 사실상 환율 방어를 위한 당국의 손발이 묶인 셈이어서, 연휴 이후 닥쳐올 환율 급등 파고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