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자외선 차단제만 믿다간 '폭삭' 늙는다…피부 속 태우는 진짜 주범의 정체

 우리는 피부 노화의 주범을 이야기할 때 습관적으로 '자외선'을 지목한다. 햇빛에 그을린 피부 위에 나타나는 주근깨, 기미, 잡티와 같은 '광노화(Photoaging)' 현상은 이미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자외선 A(UVA)와 B(UVB)에 의해 피부 표피층이 손상되는 이 과정은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 사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과연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것만으로 모든 피부 노화로부터 완벽하게 해방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정답은 '아니오'다. 우리 피부를 늙게 만드는, 빛보다 교활하고 자외선보다 깊숙이 침투하는 또 다른 주범, 바로 '열(Heat)'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열노화(Thermal Aging)'는 광노화와는 전혀 다른 메커니즘으로 피부를 공격한다. 열에 의해 피부 온도가 상승하면서 시작되는 이 과정은 자외선이 닿지 못하는 피부 깊은 곳, 진피층에서 은밀하게 진행된다. 그 결과는 광노화보다 훨씬 치명적이다. 피부의 구조적 지지대가 무너지면서 탄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피부가 힘없이 처지며, 굵고 깊은 주름이 자리 잡는다. 심지어 피부 전체의 두께가 얇아지는 현상까지 발생한다.

 

더 큰 문제는 열노화를 유발하는 환경이 우리의 일상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뜨거운 여름철의 열기뿐만이 아니다. 중년 여성들이 피로를 풀기 위해 즐겨 찾는 사우나와 찜질방의 고온, 매일 아침 머리를 말리는 드라이기의 뜨거운 바람, 심지어 주방에서 요리할 때 피어오르는 열기까지 모두 피부 온도를 높여 열노화를 가속하는 주범이다. 다가올 겨울철, 실내를 데우는 히터 바람 역시 피할 수 없는 열 자극이다. 사실상 우리는 자외선으로부터는 숨을 수 있어도, 열로부터는 1년 365일 자유로울 수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열의 위험성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하다. 광노화는 비교적 단기간에 피부 겉으로 드러나 경각심을 주지만, 열노화는 수년에 걸쳐 반복적인 열 자극이 축적되어 서서히, 그리고 깊숙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마치 '느린 화상'처럼, 우리가 그 위험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피부 속 구조가 상당 부분 손상된 후일 가능성이 높다.

 

수많은 화상 환자들의 사례는 '피부 역시 열에 의해 파괴될 수 있는 생체 조직'이라는 명백한 사실을 증명한다. 과학적으로 열 자극은 피부의 표피와 진피를 단단히 연결하는 핵심 단백질 '니도겐(Nidogen)'과 진피층의 주요 구성 요소인 '콜라겐 VI'의 생성을 억제한다. 이는 피부 구조의 뼈대를 약화시키고, 나아가 피부 지지대의 핵심인 '콜라겐 I'의 대규모 손실로 이어진다. 결국 표피와 진피가 분리되는 끔찍한 '해리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번 시작된 이 현상은 추가적인 열 노출이 없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스로 악화되는 무서운 특징을 가진다. 열 자극이 피부 세포의 유전자 발현에 깊은 흉터를 남겨, 피부의 겉과 속 모두를 돌이킬 수 없는 노화의 길로 밀어 넣는 것이다.

 

여름철이면 쏟아져 나오는 '쿨링' 제품들은 어떨까? 피부 표면의 온도를 일시적으로 낮춰주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이미 열로 인해 손상된 피부 속 깊은 곳의 조직을 회복시키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노화 방지는 화상 회복 치료와 같이 손상된 피부 구조를 근본적으로 복구하는 과정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류현진 10승보다 허무했던 '1이닝 2피홈런'…한화, LG에 우승컵 떠먹여 주다

 정규시즌 1위 결정전이라는 마지막 희망을 향해 달려가던 한화 이글스의 꿈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시즌 마지막 맞대결로 펼쳐진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9회말까지 리드를 잡고도 충격적인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며 스스로 순위 경쟁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만약 이날 승리하고 남은 최종전까지 잡았다면 LG 트윈스와 1위 자리를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일 수 있었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컸다. 7회초 대거 4점을 뽑아내며 5-2로 경기를 뒤집었을 때만 해도 한화의 시나리오는 완벽해 보였다. 하지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9회말, 승리를 지키기 위해 올라온 마무리 김서현이 2아웃을 잘 잡아놓고 거짓말처럼 투런 홈런 두 방을 연달아 허용하며 5-6으로 무너졌다. 인천 하늘에 울려 퍼진 SSG 팬들의 함성은 한화의 꿈이 산산조각 나는 소리이기도 했다.이 패배로 모든 것이 결정됐다. 한화의 추격이 멈추자마자 LG 트윈스는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일찌감치 2위 자리를 확보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던 한화에게 이제 3일 남은 KT와의 최종전은 순위와 무관한, 그야말로 '소화 시합'이 되어버렸다. 시즌 막판까지 이어졌던 1위 싸움의 팽팽한 긴장감은 허무하게 사라졌고, 이제 한화는 2주 뒤에 시작될 가을야구의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보며 전력을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만을 남겨두게 됐다. 허탈한 패배의 상처를 씻고 포스트시즌을 위한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하는 시간이 온 것이다.팀의 운명이 결정되면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마지막 등판 여부도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만약 1위 경쟁이 최종전까지 이어졌다면, 팀의 에이스인 류현진이 선발로 나서는 것이 유력했다. 그에게는 개인 통산 10승과 규정이닝 달성이라는 기록이 걸려 있었고, 팀으로서도 폰세, 와이스, 문동주에 이어 구단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4명의 두 자릿수 승리 투수를 배출하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순위가 확정된 지금, 굳이 2주 앞으로 다가온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에이스를 무리하게 등판시킬 이유는 완전히 사라졌다.결국 류현진의 10승 도전은 다음을 기약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 자신도 "나의 10승은 전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며 개인 기록보다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더 중요함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에이스의 말처럼, 이제 한화에게 정규시즌의 작은 기록들은 의미가 없어졌다. 더 큰 목표를 위해 잠시 숨을 고를 때다. 류현진이 빠진 최종전 마운드는 이제껏 기회를 얻지 못했던 젊은 투수들에게 자신을 증명할 소중한 기회의 장이 될 전망이다. 한화의 아쉬운 정규시즌 마지막 페이지는 그렇게 새로운 희망을 준비하며 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