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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경기 무승의 늪…결국 터졌다, '카스트로프의 족쇄' 세오아네 감독 전격 경질

 '홍명보호의 신성' 옌스 카스트로프(21)의 독일 분데스리가 도전기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았다. 그를 철저히 외면하던 소속팀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의 헤라르도 세오아네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결국 경질됐다. 이는 카스트로프에게 족쇄와도 같았던 힘든 시간을 끝내고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묀헨글라트바흐 구단은 16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세오아네 감독과 즉시 결별한다"고 발표하며 축구계에 충격을 안겼다. 롤란트 피르쿠스 스포츠 담당 이사는 "리그 10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면서 세오아네 감독과 함께 반등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었다"며 시즌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칼을 빼 든 이유를 명확히 밝혔다. 분데스리가의 유서 깊은 명문 구단이 리그 16위까지 추락하고,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자 수뇌부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감독 경질이라는 극약 처방은, 그라운드보다 벤치를 더 많이 지켜야 했던 카스트로프에게는 '변수'이자 '기회'다. 세오아네 감독 체제에서 카스트로프의 입지는 처참할 정도였다. 지난 시즌 후반기 무릎 인대 부분 파열이라는 큰 부상에서 회복했음에도 불구하고, 세오아네 감독은 그에게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았다. 올 시즌 컵대회와 리그를 포함해 팀이 치른 4경기에서 카스트로프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30분에 불과했다.

 


이는 이미 독일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재능임을 증명했고, 심지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발탁되어 선발로 출전하며 45분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임을 스스로 입증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큰 대목이었다. '국가대표 주전급 선수'를 벤치에만 앉혀두는 감독의 선택에 팬들의 의문과 불만은 커져만 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독일 매체 '스포르트 빌트'는 "카스트로프가 A매치 차출로 인해 팀 내 주전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식의 악담을 퍼부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그를 외면하던 사령탑이 팀을 떠나게 되면서, 이러한 억측과 비난은 하루아침에 의미를 잃게 되었다.

 

물론 사령탑의 교체가 무조건적인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새로 부임할 감독의 눈에 띄기만 한다면, 카스트로프의 출전 시간은 극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2003년생의 젊은 피인 그가 분데스리가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잠재력을 폭발시킨다면, 이는 선수 개인의 성장은 물론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도 엄청난 호재가 될 것이다. 굴욕의 시간을 보낸 카스트로프가 감독 교체라는 바람을 타고 비상할 수 있을지, 그의 험난했던 첫 시즌에 마침내 서광이 비치고 있다.

 

류현진 10승보다 허무했던 '1이닝 2피홈런'…한화, LG에 우승컵 떠먹여 주다

 정규시즌 1위 결정전이라는 마지막 희망을 향해 달려가던 한화 이글스의 꿈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시즌 마지막 맞대결로 펼쳐진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9회말까지 리드를 잡고도 충격적인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며 스스로 순위 경쟁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만약 이날 승리하고 남은 최종전까지 잡았다면 LG 트윈스와 1위 자리를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일 수 있었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컸다. 7회초 대거 4점을 뽑아내며 5-2로 경기를 뒤집었을 때만 해도 한화의 시나리오는 완벽해 보였다. 하지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9회말, 승리를 지키기 위해 올라온 마무리 김서현이 2아웃을 잘 잡아놓고 거짓말처럼 투런 홈런 두 방을 연달아 허용하며 5-6으로 무너졌다. 인천 하늘에 울려 퍼진 SSG 팬들의 함성은 한화의 꿈이 산산조각 나는 소리이기도 했다.이 패배로 모든 것이 결정됐다. 한화의 추격이 멈추자마자 LG 트윈스는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일찌감치 2위 자리를 확보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던 한화에게 이제 3일 남은 KT와의 최종전은 순위와 무관한, 그야말로 '소화 시합'이 되어버렸다. 시즌 막판까지 이어졌던 1위 싸움의 팽팽한 긴장감은 허무하게 사라졌고, 이제 한화는 2주 뒤에 시작될 가을야구의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보며 전력을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만을 남겨두게 됐다. 허탈한 패배의 상처를 씻고 포스트시즌을 위한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하는 시간이 온 것이다.팀의 운명이 결정되면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마지막 등판 여부도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만약 1위 경쟁이 최종전까지 이어졌다면, 팀의 에이스인 류현진이 선발로 나서는 것이 유력했다. 그에게는 개인 통산 10승과 규정이닝 달성이라는 기록이 걸려 있었고, 팀으로서도 폰세, 와이스, 문동주에 이어 구단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4명의 두 자릿수 승리 투수를 배출하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순위가 확정된 지금, 굳이 2주 앞으로 다가온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에이스를 무리하게 등판시킬 이유는 완전히 사라졌다.결국 류현진의 10승 도전은 다음을 기약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 자신도 "나의 10승은 전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며 개인 기록보다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더 중요함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에이스의 말처럼, 이제 한화에게 정규시즌의 작은 기록들은 의미가 없어졌다. 더 큰 목표를 위해 잠시 숨을 고를 때다. 류현진이 빠진 최종전 마운드는 이제껏 기회를 얻지 못했던 젊은 투수들에게 자신을 증명할 소중한 기회의 장이 될 전망이다. 한화의 아쉬운 정규시즌 마지막 페이지는 그렇게 새로운 희망을 준비하며 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