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30년 전 미국을 뒤흔들고 한국 최초로 상륙했던 '전설의 뮤지컬', 드디어 지방행 나선다!

 화려한 브로드웨이의 불빛이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 전역을 환하게 밝힐 준비를 마쳤다. 꿈과 열정, 그리고 눈부신 성공 신화를 담은 뮤지컬의 대명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지난 14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의 뜨거웠던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이제 그 열기를 고스란히 안고 지방 관객들을 만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뮤지컬 팬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시대를 초월한 고전이다.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그래서 더 강력한 울림을 준다. 대공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뉴욕 브로드웨이, 최고의 쇼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무명의 코러스걸 '페기 소여'가 예기치 않은 기회를 통해 꿈에 그리던 스타로 발돋움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는 단순히 한 개인의 성공담을 넘어,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도전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찬가이자,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브로드웨이의 정신 그 자체를 상징한다.

 

이 작품이 갖는 의미는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도 각별하다. 1980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어 토니상 최우수작품상을 거머쥔 이 작품은, 1996년 대한민국에 최초로 정식 라이선스 뮤지컬로 소개되며 국내 뮤지컬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을 이끈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이후 약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변함없는 사랑을 받으며, '쇼stopper' 뮤지컬의 교과서로 자리매김했다. 경쾌한 탭댄스가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리듬, 수십 명의 댄서가 펼치는 화려한 군무, 그리고 귀를 사로잡는 스윙 재즈 풍의 음악은 '브로드웨이 42번가'만이 선사할 수 있는 최고의 볼거리다.

 


이번 시즌 역시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으로 무장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연출가 '줄리안 마쉬' 역에는 대한민국 대표 음악감독이자 배우로 무대에 서는 박칼린을 비롯해 박건형, 양준모가 트리플 캐스팅되어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한때 최고의 스타였지만 이제는 명성을 잃어가는 '도로시 브룩' 역은 정영주, 최현주, 윤공주가 맡아 깊이 있는 연기를 펼친다. 그리고 이 작품의 핵심, 신데렐라 '페기 소여' 역에는 유낙원과 함께 인기 아이돌 그룹 위키미키의 멤버 최유정이 당당히 이름을 올려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여기에 전수경, 백주희, 장지후, 기세중 등 실력파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그야말로 '믿고 보는' 무대를 완성했다.

 

서울에서의 여정을 마친 이 화려한 무대는 이제 안동, 울산, 부산으로 향한다. 오는 8월 19일부터 20일까지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26일부터 28일까지는 울산 HD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어 다음 달인 9월 17일부터 19일까지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릴 예정이다. 서울까지 오지 못해 아쉬워했던 지방 관객들에게는 브로드웨이의 심장부로 떠나는 특별한 여행이 될 것이다.

 

류현진 10승보다 허무했던 '1이닝 2피홈런'…한화, LG에 우승컵 떠먹여 주다

 정규시즌 1위 결정전이라는 마지막 희망을 향해 달려가던 한화 이글스의 꿈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시즌 마지막 맞대결로 펼쳐진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9회말까지 리드를 잡고도 충격적인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며 스스로 순위 경쟁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만약 이날 승리하고 남은 최종전까지 잡았다면 LG 트윈스와 1위 자리를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일 수 있었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컸다. 7회초 대거 4점을 뽑아내며 5-2로 경기를 뒤집었을 때만 해도 한화의 시나리오는 완벽해 보였다. 하지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9회말, 승리를 지키기 위해 올라온 마무리 김서현이 2아웃을 잘 잡아놓고 거짓말처럼 투런 홈런 두 방을 연달아 허용하며 5-6으로 무너졌다. 인천 하늘에 울려 퍼진 SSG 팬들의 함성은 한화의 꿈이 산산조각 나는 소리이기도 했다.이 패배로 모든 것이 결정됐다. 한화의 추격이 멈추자마자 LG 트윈스는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일찌감치 2위 자리를 확보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던 한화에게 이제 3일 남은 KT와의 최종전은 순위와 무관한, 그야말로 '소화 시합'이 되어버렸다. 시즌 막판까지 이어졌던 1위 싸움의 팽팽한 긴장감은 허무하게 사라졌고, 이제 한화는 2주 뒤에 시작될 가을야구의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보며 전력을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만을 남겨두게 됐다. 허탈한 패배의 상처를 씻고 포스트시즌을 위한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하는 시간이 온 것이다.팀의 운명이 결정되면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마지막 등판 여부도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만약 1위 경쟁이 최종전까지 이어졌다면, 팀의 에이스인 류현진이 선발로 나서는 것이 유력했다. 그에게는 개인 통산 10승과 규정이닝 달성이라는 기록이 걸려 있었고, 팀으로서도 폰세, 와이스, 문동주에 이어 구단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4명의 두 자릿수 승리 투수를 배출하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순위가 확정된 지금, 굳이 2주 앞으로 다가온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에이스를 무리하게 등판시킬 이유는 완전히 사라졌다.결국 류현진의 10승 도전은 다음을 기약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 자신도 "나의 10승은 전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며 개인 기록보다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더 중요함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에이스의 말처럼, 이제 한화에게 정규시즌의 작은 기록들은 의미가 없어졌다. 더 큰 목표를 위해 잠시 숨을 고를 때다. 류현진이 빠진 최종전 마운드는 이제껏 기회를 얻지 못했던 젊은 투수들에게 자신을 증명할 소중한 기회의 장이 될 전망이다. 한화의 아쉬운 정규시즌 마지막 페이지는 그렇게 새로운 희망을 준비하며 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