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내 아이 등굣길이…" 초등생 덮친 80대 차량, 스쿨존 안전 또 도마 위로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해야 할 평일 아침 등굣길이 순식간에 비명과 울음으로 뒤덮였다. 경기 연천의 한 초등학교 인근, 80대 고령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좁은 골목길에서 등교하던 초등학생들을 덮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주차 공간을 찾으려던 평범한 시도가 예기치 못한 참사로 이어진 이번 사고는, 고령 운전자 문제와 스쿨존 안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다시 한번 무겁게 울리고 있다.

 

사고는 11일 오전 8시 20분경, 연천군 전곡읍에 위치한 전곡초등학교 인근의 한 골목길에서 발생했다. 80대 운전자 A씨는 주차를 하기 위해 해당 골목길로 차량을 몰았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 달리 길의 폭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급격히 좁아졌고, A씨의 차량은 이내 앞으로 나아갈 수도, 뒤로 물러설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당황한 A씨는 꽉 막힌 골목을 빠져나가기 위해 차량을 전진시키는 과정에서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바로 그 순간, 아무것도 모른 채 재잘거리며 학교로 향하던 어린 학생들이 차량의 진행 방향에 있었던 것이다. A씨의 차량은 그대로 학생들을 들이받았고, 평화롭던 등굣길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 사고로 초등학생 4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고 즉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천만다행으로, 병원으로 이송된 학생들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하지만 등굣길에 날벼락 같은 사고를 당한 어린 학생들과 소식을 접한 학부모들이 겪었을 정신적 충격과 고통은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

 

사고 직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운전자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입건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에 나섰다. 경찰 확인 결과, A씨는 사고 당시 음주 상태가 아니었으며 무면허 운전도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이번 사고가 음주나 무면허 같은 명백한 불법 행위가 아닌, 좁은 길에서 운전자의 상황 판단 착오나 조작 미숙이 참사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운전자가 80대 고령이라는 점은, 신체적·인지적 능력이 저하될 수 있는 고령 운전자의 안전 문제와 운전 능력 검증 강화 등 제도적 보완책에 대한 논의에 다시 한번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국민 혈세로 받은 '424만원' 보너스…"마음 무겁고 송구하다"며 어려운 이웃에게 보낸 의원

 올해도 어김없이 국회의원들의 통장에는 두둑한 명절 휴가비가 입금됐다. 추석을 앞두고 의원 1인당 지급된 금액은 424만 7,940원.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는 이 '명절 상여금'에 한 국회의원이 무거운 마음을 드러내며 또다시 전액 기부를 약속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자신의 통장에 찍힌 숫자를 공개하며 "마음이 무겁고 송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그가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으로 받는 돈에 불편함을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추석과 올해 설에도 그는 명절 휴가비를 받으며 느낀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고 이를 이웃과 나누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 혈세로 지급되는 보너스를 마냥 기쁘게 받을 수만은 없는 그의 고백은, 반복되는 정치권의 특권 논란 속에서 다시 한번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김 의원의 이러한 불편함은 그가 국회에 입성한 초선 시절부터 시작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대한민국을 휩쓸던 참담한 시기, 수십 명의 자영업자들이 극심한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현실을 눈앞에서 목도하면서, 세금으로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는 일 자체가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그는 고백한다. 모두가 고통받는 현실 속에서 안정적인 세비를 받는 것에서 오는 미안함과 책임감은, 그로 하여금 의원이 된 첫해부터 세비 일부를 꾸준히 기부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국민의 혈세'를 외치며 예산을 심사하는 장본인으로서, 정작 자신의 특권에는 침묵할 수 없다는 양심의 목소리였던 셈이다.그의 비판은 단순히 개인적인 소회를 넘어 대한민국 정치권 전체의 부끄러운 민낯을 향한다. 국회의원들이 예산안을 심사하며 '국민 혈세'의 소중함을 부르짖지만, 정작 그 돈이 미래 세대의 주머니를 털어 만드는 '빚 폭탄'이라는 사실에는 눈감은 채 마구잡이로 퍼주기식 정책을 남발하는 현실에 그는 절망을 넘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사적인 이익을 위해 출판기념회를 열고, 자녀의 결혼 청첩장에 계좌번호는 물론 카드 결제 링크까지 버젓이 넣는 일부 정치인들의 뻔뻔한 행태를 꼬집으며, 이런 모습으로 어떻게 '민생'을 외치고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겠냐고 강하게 반문했다.결국 정치는 '책임'과 '염치'의 문제라고 그는 강조한다. 정치인 스스로가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는 일을 줄이고,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보일 때 비로소 국회도, 대한민국 정치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명절 휴가비 역시 전액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으며 "그래도 내 삶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덧붙인 그의 말은, 많은 정치인에게 울림을 준다. 국회의원 명절 휴가비는 일반 공무원 수당 규정에 따라 월 봉급액의 60%가 지급되며 지난 10년간 약 10%가 올랐다. 당연하게 여겨졌던 이러한 특권과 관행을 버리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만이 대한민국 정치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해법임을 그의 조용한 실천이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