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조용한 팬데믹' 경고…진단조차 못 받는 젊은층, 당신의 몸이 보내는 마지막 신호

 전 세계가 또 다른 '팬데믹'의 위협에 직면했다. 다만 이번엔 바이러스가 아닌, 침묵 속에서 서서히 우리 몸을 파괴하는 '당뇨병'이다. 최근 발표된 충격적인 연구 결과는, 당뇨병 유병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환자 절반 가까이가 자신이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끔찍한 현실을 고발한다. 이는 단순한 건강 문제를 넘어, 전 세계 공중 보건 시스템을 위협하는 ‘조용한 재앙’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무려 204개국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경악 그 자체였다. 당뇨병이나 그 전 단계인 혈당 조절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 중, 의료기관을 통해 정식으로 진단을 받은 비율은 고작 55.8%에 불과했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자신의 몸속에서 시한폭탄이 커가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진단을 받은 환자들조차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진단받은 환자의 91.4%가 약물 치료 등 어떤 형태로든 관리를 받고는 있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최적의 혈당 수치'를 유지하고 있는 환자는 전체 당뇨병 인구의 21.2%, 즉 5명 중 1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80%는 당뇨병이라는 진단을 받고도 심장마비, 뇌졸중, 신부전, 실명, 신경 손상으로 인한 족부 절단 등 끔찍한 합병증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연구를 이끈 로린 스태퍼드 연구원은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자신의 병의 심각성을 모른 채 살아간다면, 당뇨병은 조용한 팬데믹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력히 경고하며, "특히 활동량이 적고 식습관이 불규칙한 청년층에서 당뇨병이 과소 진단되는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이 재앙의 고리를 끊어낼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체중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꼽는다. 유럽심장학회에 따르면, 현재 체중의 단 5%만 감량해도 당뇨병 전 단계는 물론, 이미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까지도 혈당과 혈압 수치가 극적으로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대로 비만, 특히 복부 비만과 낮은 HDL(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혈당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을 방해하고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가속하는 가장 강력한 위험 인자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무작정 굶는 방식의 다이어트는 절대 해답이 될 수 없다. 미국 워싱턴대의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식이요법만으로 체중의 10%를 감량한 그룹보다,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며 동일하게 10%를 감량한 그룹에서 인슐린 저항성 관련 지표가 무려 '두 배' 이상 개선되었다. 이는 운동이 단순히 칼로리를 소모하는 것을 넘어, 우리 몸의 혈당 조절 시스템 자체를 근본적으로 개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걷기, 조깅 같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병행하고, 아침 식사를 챙기며 '덜 짜게, 덜 달게, 덜 기름지게' 먹는 균형 잡힌 식습관, 그리고 하루 7~8시간의 충분한 수면. 이 기본적인 생활 수칙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조용한 팬데믹'으로부터 당신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길이다.

 

트럼프의 3500억 달러 요구에… 원화가치 ‘와르르’, 1450원대 공포 현실로

 추석 연휴 동안 국내 금융시장이 휴장한 사이, 원화 가치가 해외 시장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연휴 직전 1400원대 초반에서 거래되던 원·달러 환율은 연휴 기간 내내 뉴욕, 싱가포르 등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한때 1423원선을 넘어서는 등 1420원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연휴 직전 종가와 비교하면 무려 14원 이상 급등한 수치다. 국내 외환시장이 다시 문을 여는 연휴 직후, 역외 시장의 환율 상승분이 일시에 반영되면서 환율이 폭등할 수 있다는 ‘블랙 먼데이’의 공포가 시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환율 상승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미국과의 관세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불확실성이 지목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500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대미 투자를 ‘선불’ 개념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이 원화 가치에 치명타를 안겼다. 여기에 비상 상황에 대비한 안전판 역할을 할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마저 난항을 겪으면서 원화 약세 우려는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다른 통화에 비해 유독 원화 가치의 하락 폭이 두드러지는 현상의 핵심에 바로 이 관세협상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역외 시장의 불안한 흐름이 연휴 이후 국내 시장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최근 일본의 정치 지형 변화에 따라 급격히 가치가 떨어진 엔화 역시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또 다른 복병으로 떠올랐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원화와 엔화는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동조화 현상이 뚜렷한데, 대규모 양적완화를 공언한 다카이치 사나에가 차기 총리로 유력해지면서 엔·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최고치인 152엔대까지 치솟았다. 이는 고스란히 원화 가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6일간의 긴 연휴를 마치고 외환시장이 다시 열렸던 지난 설 직후의 아찔한 기억을 소환한다. 당시에도 연휴 기간 누적된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되며 환율이 개장과 동시에 15원 가까이 폭등해 장중 1450원선을 위협하는 패닉 장세가 연출된 바 있다.설상가상으로 과거 환율 급등의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국민연금 환헤지’라는 비상 카드마저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그동안 외환당국은 환율이 과도하게 오를 때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자산의 환헤지 비율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며 환율을 방어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 6월 환율보고서에서 이를 직접 언급하고, 최근 한미 환율 합의문에도 ‘정부투자기관의 해외투자는 경쟁적 목적의 환율을 목표로 해선 안 된다’는 문구가 포함되는 등 미국의 감시망이 한층 촘촘해졌다. 사실상 환율 방어를 위한 당국의 손발이 묶인 셈이어서, 연휴 이후 닥쳐올 환율 급등 파고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