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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아이 낳으면 집 걱정 덜어줄게"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했지만, 동시에 심각한 저출산 문제와 살인적인 주거비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아이를 낳아 기를 공간'은 경제적 부담을 넘어선 절망감으로 다가오곤 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서울시가 자녀를 출산한 무주택 가구에 최대 720만원의 주거비를 지원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통해 '아이 낳아도 살 수 있는 서울'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저출산 문제 해결에 정면으로 나섰다.

 

서울시의 '자녀 출산 무주택가구 주거비 지원사업'은 단순한 현금 지원을 넘어, 출산율 반등을 위한 핵심 엔진으로서 주거 안정이라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이를 낳아도 서울을 떠나지 않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 사업은 월 30만원씩 2년간, 총 720만원을 지원한다. 이는 서울과 수도권의 주거비 차이를 고려해 책정된 금액으로, 신생아 가구의 초기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다자녀 가구에 대한 배려'이다. 지원 기간 중 자녀를 추가로 출산할 경우, 기존 2년에 1~2년이 연장되어 최장 4년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쌍태아는 1년, 삼태아 이상은 2년 추가 연장 혜택이 주어져 다자녀 가구의 양육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하고, 지속적인 출산을 장려하는 효과를 노린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의 2차 지원 대상 선정을 시작했으며,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31일 사이 출산한 무주택 가구가 신청 대상이다. 신청은 10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앞서 상반기에 진행된 1차 신청에서는 500명 이상이 몰리며 정책에 대한 높은 관심과 수요를 증명했다.

 

지원 대상은 기준 중위소득 180% 이하의 무주택 가구로, 서울에 소재한 전세가 3억원 이하 또는 월세(환산액) 130만원 이하의 임차 주택에 거주해야 한다. SH나 LH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는 제외되는데, 이는 이미 공공의 주거 지원을 받고 있는 가구보다는 사각지대에 놓인 무주택 출산 가구에 집중하겠다는 서울시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원 기간 중 주택을 구입하거나 다른 시·도로 이주할 경우 지원이 중단되어, 정책의 목표인 '서울 내 무주택 출산 가구의 주거 안정'에 충실하도록 설계되었다.

 


서울시의 이러한 적극적인 노력은 이미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서울시의 출생아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1% 증가하여 전국 평균(6.9%)을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물론 단일 정책의 효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주거비 지원사업을 비롯한 서울시의 다양한 출산 친화 정책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서울시가 단순히 저출산 문제를 표면적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주거 안정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하여 장기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려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마채숙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보다 많은 무주택 가구가 주거비 부담을 덜고 자녀를 출산할 수 있도록 출산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양육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번 주거비 지원사업 외에도 장기전세주택 '미리내집',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이자지원 사업 등 주거와 양육을 연계한 다양한 정책들을 선보이며 저출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의 '자녀 출산 무주택가구 주거비 지원사업'은 저출산이라는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자체의 선도적인 시도이자, 미래 세대에 대한 중요한 투자이다. 주거 불안정이 출산을 가로막는 현실에서, 서울시의 이번 정책은 경제적 지원을 통해 출산의 문턱을 낮추고, 나아가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서울시가 이러한 정책들을 꾸준히 확대하고 발전시켜, '아이 낳아 기르기 좋은 서울'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 메신저 카톡, '인스타 복붙' 논란! 15년 아성 무너지나?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다음 달부터 초기 화면인 '친구' 탭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15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다. 기존의 전화번호부 형식에서 벗어나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피드형'으로 탈바꿈하는 이번 시도는 카카오톡의 본질적인 변화를 예고하며, 이용자들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사고 있다.정신아 카카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의 첫 번째 탭인 친구 탭은 단순한 친구 목록에서 일상을 공유하는 서비스로 변화할 예정"이라며, 개편 이후 친구들이 공유한 콘텐츠를 피드 형태로 모아 보여주는 지면을 만들 계획임을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를 "카카오톡의 초기 화면이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형태로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을 인스타그램처럼 활용하게 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다음 달 열리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다.현재 카카오톡의 친구 탭은 전화번호부에 저장된 친구들이 가나다순으로 나열되는 '나열식' 형태다. 그러나 개편 후에는 친구들이 올린 사진, 영상, 글 등의 게시물이 마치 소셜 미디어 피드처럼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히 친구 목록을 확인하는 공간을 넘어, 친구들의 '일상'을 소비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기능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이번 파격적인 변화의 배경에는 카카오톡의 이용자 체류 시간 감소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절박한 목표가 자리 잡고 있다. 앱 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2021년 5월 822.68분에서 지난해 5월 731.85분으로 약 11% 감소했다. 이는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다른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강세 속에서 카카오톡이 '채팅'이라는 본연의 기능만으로는 이용자들의 이목을 붙잡기 어렵다는 위기감의 발로로 해석된다.카카오는 친구 탭 개편을 통해 인스타그램처럼 카톡에도 게시물이 본격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하면, 이용자들이 친구들의 콘텐츠를 보기 위해 카톡에 머무는 시간이 자연스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인스타그램의 성공적인 광고 모델처럼 게시물 사이사이에 광고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카카오가 단순 메신저를 넘어, 강력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그러나 카카오 안팎에서는 이번 개편 작업으로 인한 이용자들의 불편과 혼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카카오톡이 출시 직후 '국민 메신저'로 빠르게 등극할 수 있었던 비결은 기존 휴대전화의 전화번호부 형식과 문자 메시지 사용 방식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직관적인 UI였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인스타그램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도 카카오톡을 이용하고 있는데, 갑작스러운 '카톡의 인스타그램화'로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생길 수 있다"며,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가장 큰 목적은 채팅이지 일상을 공유하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앞서 2023년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와 유사한 서비스인 '펑'을 출시했으나,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하며 조용히 사라진 전례가 있다.더욱이 카카오톡이 소셜 미디어로 자리 잡기에는 운영 방식에서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스타그램은 '팔로우'를 통해 자신의 게시물을 공유할 대상을 명확히 선택할 수 있으며, 여러 계정을 만들어 용도에 따라 다른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반면 카카오톡은 휴대전화에 전화번호만 저장해도 자동으로 친구로 등록되는 방식이다. 이는 거래처, 직장 동료, 또는 심지어 연락처만 아는 지인 등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자신의 사적인 일상을 공유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소셜 미디어 활동을 할 때 심리적인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생활 노출에 대한 부담감은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카카오 관계자는 "개편 이후에도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서비스를 가다듬을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15년간 굳건히 지켜온 카카오톡의 정체성이 이번 대변혁을 통해 어떻게 재정립될지, 그리고 이용자들의 반응은 어떠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