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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 주식 의혹 이춘석, 하루 만에 입장 번복..민주당 '즉각 제명'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4선·전북 익산갑)이 보좌관 명의의 주식 계좌를 사용해 차명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5일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을 사임했다. 사건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 의원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화면을 확인하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시작됐다. 해당 계좌는 이 의원 본인이 아닌 보좌관 명의였고, 계좌에는 약 1억 원 상당의 카카오페이, 네이버, LG CNS 등의 주식이 포함돼 있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변명의 여지 없이 제 잘못”이라며 국민과 당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또한 "당에 부담을 줄 수 없어 자진 탈당하고 법사위원장직도 내려놓겠다"며 책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차명 거래 의혹에 대해서는 "실제로 보좌관의 휴대전화를 잠시 들고 있었을 뿐 차명 거래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보좌관 역시 언론에 “이 의원이 실수로 제 휴대전화를 들고 갔다”고 설명했으나, 여론은 싸늘한 분위기다.

 

이 의원은 지난 3월 재산 신고에서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했다. 따라서 차명으로 주식을 거래했다면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으며, 경찰은 이를 근거로 이 의원을 입건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 의원의 보좌관도 방조 혐의로 함께 입건된 상태다.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한 고발장에는 비자금 조성 목적까지 의심된다는 내용도 담겨 있어, 경찰 수사는 단순 거래 여부를 넘어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안은 여권에 적잖은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주가지수 하락과 대주주 과세 기준 강화 등으로 민심이 흔들리는 가운데 중진 의원의 주식 거래 의혹은 당 전체에 부담이 되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당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즉시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다음날인 6일에는 이 의원을 당규 제19조에 따라 제명 조치했다. 정 대표는 "재발 방지를 위해 당 소속 의원들의 기강을 확실히 잡겠다"고 강조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더욱 강하게 반발하며 이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고 형사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법사위원장이 현행법을 위반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차명 주식 거래는 명백한 국기문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인공지능(AI) 산업 정책에 있어 이 의원이 직접 관련된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거래가 정책 정보 이용과 맞물린 ‘이해충돌’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 의원이 거래한 LG CNS와 네이버는 정부가 같은 날 발표한 AI 국가대표 기업으로 선정된 상태였다.

 

정의당과 진보당 등 진보정당 역시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진보당은 “작년 국정감사 때도 비슷한 의혹이 있었는데 반복된 정황”이라며, 이 의원이 보좌관 휴대전화를 반복적으로 사용한 것인지 여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정의당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국회 윤리 차원의 대응뿐만 아니라 사법적 책임도 요구하고 있다.

 

사태가 빠르게 확산되자 민주당은 이 의원의 빈자리에 6선의 추미애 의원을 국회 법사위원장으로 지명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검찰개혁과 관련해 가장 노련하게 이끌 수 있는 인물”이라며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추 의원은 과거 법무부 장관과 법사위, 사법개혁특위 활동 경험을 갖춘 인물로 당내 대표적인 사법개혁 주자 중 한 명이다.

 

한편 이 의원은 이번 의혹에 대해 검찰과 경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으며, 모든 책임을 본인이 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사건의 성격상 단순한 개인 일탈로 끝날지, 여당 내 정치 도덕성과 공직자 이해충돌 문제로 번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여론은 차명 거래 의혹과 정책 수혜 기업 투자 간의 연관성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사안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강도 높은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국토부 장관의 고백 "내년, 내후년 수도권 주택 공급은 '절벽' 상태"

 이재명 정부가 수도권 주택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2030년까지 5년간 수도권에 무려 135만 채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파격적인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이는 연평균 27만 호, 즉 매년 1기 신도시 하나가 새로 생겨나는 것과 맞먹는 엄청난 물량이다.정부는 이번 계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과거와는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인허가만 받고 실제 착공은 미루는 '유령 공급'을 막기 위해 공급의 기준을 '착공'으로 명확히 했다. 또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택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대신 직접 시행에 나서도록 하여 사업 속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6만 채를 직접 공급한다. LH 아파트의 품질 저하 우려에 대해서는 민간 건설사의 브랜드와 기술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특히 주목할 점은 주택을 지을 땅을 확보하기 위해 그야말로 '영혼까지 끌어모으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서울 도심의 노후 공공청사는 물론, 폐교 부지, 장기간 사용되지 않은 국·공유지, 심지어 도봉구의 성대야구장까지 주택 용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실상 수도권 내에서 활용 가능한 모든 유휴부지를 주택 공급의 재원으로 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하지만 이처럼 장밋빛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정부의 솔직한 고백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직접 "현재 수도권에 집이 부족하며, 특히 내년과 내후년 2년간 주택 공급이 '절벽'에 가까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아무리 착공을 서둘러도 실제 입주까지는 최소 2~3년의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결국 정부는 공급이 현실화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수요를 강력하게 억제하는 '규제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들었다. 이는 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라는 모순적인 정책이 동시에 추진되는 배경이다. 우선 강남3구와 용산구 등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기존 50%에서 40%로 대폭 강화한다. 또한, 1주택자의 전세대출 한도를 2억 원으로 묶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의 길목을 차단했다.여기에 국세청까지 가세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강남4구와 마포·용산·성동구 등에서 발생한 30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 거래를 전수 검증하고, 대출 규제를 피해 자녀에게 자금을 편법 증여하는 '현금부자'들의 탈세 행위를 뿌리 뽑겠다고 엄포를 놨다.결론적으로 이번 대책은 '미래의 대규모 공급'을 약속하는 동시에 '현재의 강력한 규제'로 시장을 억누르겠다는 정부의 이중 전략을 명확히 보여준다. 실제 입주 물량이 쏟아지기 전까지,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강력한 규제와 세무조사의 압박 속에서 숨 막히는 시간을 보내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