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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거룩한 밤' 극장서는 '쓰레기' OTT에선 '명작'... 도대체 무슨 일이?

 마동석 주연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가 극장가에서 참담한 실패를 맛본 후 넷플릭스에서 1위에 오르는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된 이 작품은 공개 하루 만에 국내 넷플릭스 영화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범죄도시' 시리즈로 세 차례나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마동석의 기대작이었던 '거룩한 밤'은 극장에서는 혹평에 시달렸다. "이건 너무 심했다", "뭐 하나 건질 게 없는 영화", "2025 최악의 영화 후보" 등의 악평 속에 관객 수는 고작 77만 명에 그쳤다. 손익분기점으로 예상된 200만 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참담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넷플릭스 공개 이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 한국 영화 순위에서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까지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악을 숭배하는 집단을 특별한 능력을 지닌 해결사 팀이 처단한다는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가 OTT 플랫폼에서는 전혀 다른 평가를 받게 된 셈이다.

 

이러한 '극장 실패, OTT 역주행' 현상은 '넷플릭스 알고리즘의 승리'로 볼 수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OTT 플랫폼은 관람 진입 장벽이 낮다는 특성이 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알고리즘을 통해 범죄물, 스릴러 장르를 선호하는 사용자에게 해당 영화를 집중적으로 노출시키며, 이는 자연스럽게 순위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극장에서 비용과 시간을 들여 볼 만한 가치가 있는지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도, 집에서는 클릭 한 번으로 가볍게 볼 수 있는 콘텐츠로 전환되면서 새롭게 조명받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OTT의 매력은 분명하다. OTT 월 구독료가 영화 한 편 티켓값과 비슷한 수준인 반면, 영화관을 한 번 방문하면 영화표와 간식 비용을 합쳐 1인당 평균 3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넷플릭스를 마음껏 보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흥행에 실패한 영화들이 줄줄이 넷플릭스에 입성하고 있다. 제작사들이 손익분기점이라도 맞춰보려는 고육책으로 보인다.

 

한편, 극장 산업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올해 1~6월 극장 전체 관객 수는 4250만 명, 매출액은 4079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관객 수는 32.5%(2043만 명), 매출액은 33.2%(2024억원)나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는 '파묘'(1191만명), '범죄도시4'(1150만명) 등 두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하며 상반기 극장가를 살렸지만, 올해는 한국 영화 흥행 1위 '야당'조차 338만명, 매출액 320억원에 그치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OTT 플랫폼의 성장과 함께 극장 산업의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이롭다” 빌 게이츠가 홀린 한국의 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빌앤멜린다 게이츠재단 이사장인 빌 게이츠가 21일 하루 동안 한국 정치·경제·보건 주요 인사들을 연달아 만나며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3년 만에 이뤄진 이번 방한에서 그는 이재명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를 차례로 예방하고, 국내 언론과 간담회를 갖는 등 광범위한 ‘광폭 행보’를 펼쳤다. 방한의 핵심 목적은 한국과의 글로벌 보건 협력 확대였지만,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AI), 소형모듈원자로(SMR) 같은 첨단 기술과 미래 에너지 분야에 대한 논의도 병행됐다. 특히 게이츠 이사장은 저소득 국가 백신 보급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국과의 협업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구체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대감을 높였다.이날 오전 게이츠 이사장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해 이재명 대통령을 접견했다. 그는 한국의 백신, 진단기기, 솔루션 분야 기술을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 20년 안에 전 세계 아동 사망자 수를 연간 200만명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이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한국의 혁신적인 바이오 제품들이 경이로운 수준이며, 이를 통해 전 세계적 공공 보건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함께 에스디바이오센서, SK, LG, 유바이오로직스 등 구체적인 국내 기업들을 직접 거론하며 성과를 칭찬하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과 진단기기의 성과를 언급하며 “저는 이 기업들의 제품을 직접 접할 기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인류 전체를 위한 공공 활동에 경의를 표한다”며 “대한민국 정부도 협력할 방안을 최대한 모색하겠다”고 화답했다.오찬 자리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회동이 이어졌다. 양측은 글로벌 보건 협력 확대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으며, 김 총리는 오는 가을 한국에서 열릴 세계 바이오 서밋 행사에 게이츠 이사장의 참석을 요청했다. 또한 게이츠재단 한국사무소 개소를 통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협력 채널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게이츠 이사장 역시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일정에서는 국회를 방문해 우원식 국회의장과 회담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수준을 국내총생산(GDP)의 0.7%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며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글로벌 보건 개선을 위해서는 한국 같은 국가의 적극적인 재정적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이에 대해 “대한민국 역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국회도 초당적으로 ODA 확대를 지지하며 보건 협력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을 이어가겠다”고 답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같은 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메시지를 거듭 강조하며, 한국이 글로벌 보건 향상을 위한 예산 배정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그는 또 최근 재단이 진행 중인 아프리카 언어 기반 AI 파일럿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현지 주민들과 인공지능이 대화하며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개선하는 데 활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신약 개발과 보급 과정에서도 큰 혁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I 기술을 국제 보건 분야에 접목하는 것이 앞으로 재단의 주요 사업 축 중 하나임을 밝힌 것이다.이번 방한을 계기로 국내 바이오 업계와 게이츠재단 간 협력 논의도 활발히 진행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재단과 단독 미팅을 열고 차세대 예방 의약품 개발 및 글로벌 보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 트레버 먼델 게이츠재단 글로벌 헬스 부문 대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참석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다. 또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라이트재단) 역시 같은 날 게이츠재단과 간담회를 갖고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간담회에는 바이오니아, 유바이오로직스, LG화학, 노을, 에스디바이오센서, SK바이오사이언스, 쿼드메디슨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7곳이 참여해 백신·치료제·진단기기 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재단의 국제 보건 투자 방향과 접점을 찾았다.게이츠 이사장의 이번 행보는 한국의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세계 보건 증진에 적극 활용하려는 전략적 구상과 맞닿아 있다. 그는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재정적 기여 확대를 촉구하는 한편, 업계를 상대로는 실질적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AI와 SMR 같은 미래 기술 분야까지 논의의 범위를 확장한 점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한이 단발적 만남에 그치지 않고 향후 구체적 프로젝트로 이어질 경우, 한국이 글로벌 보건과 에너지 혁신에서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